좀비·터널 이어 원전..2016년 재난영화가 왜 주목 받을까②

[★리포트]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6.12.0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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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부산행', '터널', '판도라' 스틸컷


이번에는 원전폭발이다. 올해는 유난히 재난 영화가 사랑받고 있다. '부산행'의 좀비 바이러스, '터널'의 터널 붕괴에 이어 이번에는 원전폭발 사고가 찾아왔다.

2012년 재난영화 '연가시'를 선보였던 박정우 감독은 이번에는 지진, 원자력 발전소를 소재로 한 '판도라'로 관객을 만난다.


'판도라'는 준비부터 재난까지 4년이 걸린 영화다. "이렇게 영화를 개봉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격스럽다"던 박정우 감독의 말은, 이 영화를 내놓기 전까지 걸린 4년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길었을지 짐작할 수 있다. 재밌는 것은 4년 전에 기획한 영화가 2016년의 현실과 너무나 닮아있다는 점이다.

최근 경주의 지진으로 인해 온 국민이 불안에 빠졌다. 경주 근처의 동남권에는 울산 공단, 고리 원자력 발전소 등 중요 시설이 몰린 탓이다. 판도라' 역시 동남권 지진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렇다고 박정우 감독이 이런 지진 등을 미리 예상해서 영화를 만든 것은 아니다. 박 감독은 "나도 최근 경주 지진을 보고 놀랐다. 우리나라는 비교적 지진에 안전한 나라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구나 싶었다"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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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판도라' 스틸컷


지진이 났을 때 취약한 한국의 현실, 지진으로 균열이 간 원자로에 대한 후속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아 결국 폭발까지 이르게 하는 모습. 멀리서 탁상공론을 하고, 원자로가 폭발해도 정치싸움을 하는 무능한 정부까지 영화는 현실을 연상시킨다.

박정우 감독은 "이 영화는 90%가 우리 현실을 담았다"라며 "영화이기 때문에 드라마적인 스토리도 들어가야했지만 원전에 관한 것은 조사 등을 해서 90%이상 현실이다"라고 강조했다.

'부산행'부터 '판도라'까지 영화 속 재난의 이유는 다르지만 관객은 무능한 정부의 모습을 본다. '터널' 속 장관이 그랬고, '판도라'의 대통령이 그렇다. 그나마 '판도라'의 대통령은 무능하지만, 국민의 목숨을 소중하게는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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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판도라' 스틸컷


한국은 많은 재난을 겪어왔다. 삼풍백화점 붕괴,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붕괴 등 많은 사람들이 아파했다. 2014년 4월16일 일어난 세월호 사건은 아직도 큰 상처다. 세월호 이후 한국 재난영화들은 그 트라우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부산행' '터널'에 이어 '판도라'까지 세월호의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2016년 재난 영화들이 관객들의 마음을 건드리는 건, 그 상처와 영화의 위로가 필요했기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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