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on Air] 자칭 '막내' 최형우가 '동기' 박건우에게 건넨 조언

오키나와(일본)=김동영 기자 / 입력 : 2017.02.1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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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표팀에서 '막내'를 자처하는 최형우. /사진=김동영 기자





이번 '2017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표팀에는 처음 발탁된 선수들이 적지 않다. 최종 엔트리 28명 가운데 9명이나 된다. 최형우(34, KIA)와 박건우(27, 두산)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좌익수 경쟁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이전에 '대표팀 동료'였다.


WBC 대표팀은 13일 오키나와 우라마 시(市) 구시카와 구장에서 첫 훈련을 진행했다. 오는 3월 6일 열리는 WBC 1라운드 첫 경기 이스라엘전까지 딱 20일 남은 상태다. 선수단도 마지막 담금질을 시작했다.

분위기 자체는 '긴장'보다는 '설렘' 혹은 '즐거움' 쪽에 가까웠다. 물론 훈련 자체를 약하게 한 것은 아니다. 가볍게 하되, 할 것은 확실히 다 챙겼다. 투수들은 투수들대로, 야수들은 야수들대로 첫날을 알차게 보낸 모습이다.

특히 좌익수 자리에서 최형우와 박건우가 만났다. 원종현(NC), 임정우(LG), 장시환(kt), 김태군, 박석민(이상 NC), 서건창, 김하성(이상 넥센)과 함께 A대표팀에 처음 선발된 선수들이다.


기본적으로 경쟁자다. KBO 리그 성적만 놓고 보면 최형우가 앞서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형우는 2016년 시즌 리그를 지배한 타자였다. 물론 박건우도 만만치 않다. 추신수(35, 텍사스)를 대신해 선발됐지만, 충분히 뽑힐 만한 성적을 냈다.

이런 최형우와 박건우가 한 자리에 있었다. 그리고 자칭 '막내'라는 최형우가 대표팀 '동기'가 된 박건우에게 조언을 건넸다. 박건우가 그 내용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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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표팀 외야수 박건우.





박건우는 "좌익수 수비 훈련 때 (최)형우 형과 이야기를 나눴다. 확실히 잘 되는 사람은 다 이유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 하나부터 다르더라"며 시작했다.

이어 배트 이야기를 꺼냈다. 박건우는 "나는 34인치짜리 방망이를 들고 배팅을 치면 밀린다고 생각했다. 이를 (최)형우 형에게 말했다. 그랬더니 형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훈련하면, 33인치짜리 방망이를 들어도 밀릴 것이다'라고 했다. 확실히 생각이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최형우가 박건우에게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점을 강조하는 조언을 건넨 셈이다. 대표팀에서야 최형우가 '막내' 운운하고, 박건우와 같은 첫 발탁이지만, 사실 최형우는 리그 최고를 논하는 타자이며, 베테랑 타자다. 이런 최형우가 형으로서 동생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남긴 셈이다.

최형우는 자신의 첫 대표팀 생활을 즐기고 있다. 최형우는 "나는 대표팀에 처음 온 '막내'다. 다른 선수들이 훈련하는 것을 보니 확실히 다르다. 다른 선수들이 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수비 훈련하면서 실수 하나 없더라"고 말했다.

이어 "서로 배우고 즐겼으면 한다. 대표팀에 온 선수들끼리 훈련하고 경기하면서 느끼는 것이 많지 않겠나"라고 더했다.

결국 최형우 스스로도 대표팀 선수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이 있지만, 최형우 본인도 다른 대표팀 선수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모습이다. 리그가 시작되면 서로 적이 되어 만나지만, 대표팀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서로 주고받는 사이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WBC를 앞두고 선수단이 더 하나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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