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 첫 선발 NC 윤수강 "공이라도 맞으려고..."

창원=한동훈 기자 / 입력 : 2018.05.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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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윤수강이 공에 맞았던 부위를 쓰다듬고 있다. /사진=스타뉴스


"제가 잘못했죠. 공이라도 맞으려고 한건데..."

NC 다이노스 포수 윤수강(28)은 5월 15일에 사연이 많다. 올해 5월 15일에도 특별한 추억이 쌓였다. 프로 데뷔 첫 선발 출장에 헤드샷까지 파란만장한 하루였다. 특히 헤드샷 장면을 돌아보던 윤수강의 말에는 하루하루가 결승전이나 다름없는 백업 선수의 간절함도 묻어났다.


윤수강은 지난 15일 마산 롯데전, 프로 데뷔 처음으로 선발 마스크를 썼다. 2012년 9라운드 전체 82순위 롯데 지명을 받은 윤수강이 친정팀을 상대로 선발 출장하게 된 것. 포수 부자였던 롯데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윤수강은 KT와 LG를 거쳐 NC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LG서 방출돼 은퇴 기로에 놓였다. 모교인 광주제일고에서 코치 제의를 받아 후배들을 가르치며 훗날을 대비했다. 테스트를 통해 NC서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1군에는 10일 등록됐다. 13일 대전 한화전 주전 포수 정범모가 경기 초반 다쳐 긴급히 투입됐다. 제 몫을 잘해 15일에도 기회가 왔다. 첫 타석에서 역전 싹쓸이 2루타를 때렸다. 박민우의 안타 때 득점도 성공했다. 데뷔 첫 타점과 득점이었다. 9회말에는 주루 도중 롯데 유격수 문규현의 송구에 머리를 정통으로 맞았다. 즉시 교체됐다. 다행히 CT촬영 결과 아무 이상은 없었다. 문규현과는 원래 아는 사이. 다음날 직접 만나 사과도 받고 괜찮다고 인사도 나눴다.

윤수강은 "사실 제가 잘못했다. 슬라이딩을 했어야 했다. 공이라도 맞으려고 그렇게 들어갔다. 병살로 끝나면 흐름이 완전히 넘어갈까봐 그랬다"고 말했다. 처절한 온몸 승부였던 셈이다. NC는 3-1로 앞서다가 9회초 3-3 동점을 허용했다. 9회말 1사 1루서 박민우의 2루 땅볼 때 병살을 막기 위해 본능적으로 서서 들어갔던 것이다.


아찔한 순간에 지인들도 깜짝 놀랐다. 하필 스승의 날이었다. 부모님에게 제일 먼저 연락이 왔고 제자들도 많이 걱정했다고 한다. 윤수강은 "5월 15일에 특별한 일이 많다. 롯데에 있을 때 처음 2군으로 내려갔던 날도 5월 15일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제 공이 무서워지는 게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그러면 안되고 그럴 위치도 아니다"라며 웃었다. "지금은 1이닝 수비도 감사하다. 주전 욕심이나 숫자로 정한 목표도 없다. NC가 기회를 주신 만큼 감사한 마음 잊지 말고 초심 잃지 않은 채 한 시즌 완주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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