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사람들', 첫 장편 데뷔 공승연이 그린 1인분의 공감 [종합]

건대입구=강민경 기자 / 입력 : 2021.05.1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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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승연, 정다은, 서현우(왼쪽부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배우 공승연이 첫 장편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을 통해 스크린에 데뷔한다. 실제로 혼자 살고 있는 그이기에 공감 한 스푼을 더해 혼자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의 청춘의 얼굴을 그려냈다. 과연 관객들은 공승연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감독 홍성은)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시사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배우 공승연, 정다은, 서현우, 홍성은 감독이 참석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저마다 1인분의 외로움을 간직한 우리들의 이야기다. 단편 '굿 파더'로 주목받은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 신예 홍성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기도 하다.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 진출, CGV아트하우스 배급지원상과 공승연의 배우상을 안겨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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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은 감독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이날 홍성은 감독은 "20대 중반부터 혼자 자취를 했다. 혼자 살다 보니 저한테 체질에 맞는다고 생각을 했다. 사람들이 굳이 엮이면서 살고 싶지도 않았고, 결혼을 해서 사는 것도 생각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연히 고독사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봤다. 별 생각없이 '안타까운 일이네'라고 했지만,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 혼자 사는 사람이 완벽하고, 온전하다고 생각했는데 불안정하고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봤다"고 덧붙였다.


홍성은 감독은 "그런 고민을 시작하다 보니까 그 당시에 혼술, 혼밥 이런 말이 많이 나오던 시점이었다. 사는 걸 굳이 인증하고 보여주려고 하고 이런 것 자체가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뭐든지 혼자서 잘하고 싶지만 그래도 불안하고 누군가에게 이야기 하고 싶고 공감을 받고 싶고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영화로 만들면 유의미 할 것 같아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극중 진아를 연기한 공승연. 진아는 일찌감치 독립해 나와 홀로 사는 인물이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공승연에게 10년차 배우로서 첫 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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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승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공승연은 "사실 그동안 인터뷰를 하면서 몇년 차 배우라는 말을 계속 들었다. 과연 내가 이 연차 수에 맞는 배우인가 고민하게 되고 아직까지 연기로서 시상식에 가거나 상을 받았던 적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전주영화제에 갔을 때 배우로서 상을 받는다라는 생각에 인사말부터 눈물이 나오더라. 상은 받게 된 건 감독님 덕분이다. 모든 영광은 감독님께 돌린다"고 덧붙였다.

공승연은 "진아가 사람들과의 관계를 단절하는 공감이 되기도 하면서 공감이 안 되기도 했다. 복잡했다. 보시는 분들도 그렇게 느낄 것 같다"며 "표정과 말이 없어서 (연기하기) 어려웠다. 조금씩 진아에게 돌을 던지면서 일상이 무너진다. 그 섬세한 연기가 필요한데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들었다"고 밝혔다.

고민을 했던 공승연은 "그걸 연기하는 내 얼굴이 너무 궁금하기도 했다. 그게 맞나라고 고민 했었다. 감독님께서 계속 응원도 해주시고 궁금한 게 있으면 도와주시기도 했다. 섬세한 감정을 표헌할 때 현장 편집본을 많이 보면서 흐름을 잘 파악하려고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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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승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극중 공승연의 직업은 콜센터 상담사다. 공승연은 "둘째 동생도 경험이 있다. 실제로 콜센터를 견학하고 싶었는데, 개인 정보 때문에 안 되더라. 아쉽지만 요즘 유튜브 선생님이 있으니 많이 봤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공승연은 "굉장히 많은 영향들이 있더라. 영화에도 나오지만, 진상이라고 불리는 고객들이 있다. 그런 걸(영상) 보면서 익숙해지기도 했다. 콜센터의 상담사 연기하면서 힘들었던 건 감독님께서 표정 없는 하이톤을 원하시더라. 하이톤을 쓰려면 광대를 올리고 살짝 웃어야하는데 표정 없이 하려고 하니까 표정을 빼는 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극중 진아와 같이 현재 혼자 살고 있다고 밝힌 공승연. 그는 "사실 진아와 저는 성격이 다른 것 같다.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도 조금 다르다. 그걸 이해하는데 저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진아 자체를 이해하고, 진아 같은 사람을 이해하는 게 말이다. 진아 역시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렸겠지만, 연기하면서 행복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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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서현우는 극중 성훈으로 등장했다. 성훈은 진아의 옆집에 새로 이사오는 남자다. 장애로 다리가 불편하지만, 낯선 공간은 물론 주변 이웃을 전혀 어려워하지 않는 인물.

서현우는 "'혼자 사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을 봤을 때 '혼자 사는 우리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등장 인물이 사회 생활을 하지만 홀로 놓이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고 생각했다. 공감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사실 서현우의 분량은 많지 않다. 서현우는 "분량은 짧았지만, 영화를 보고 느낀 게 있다. 진아에게 정확히 영향을 주는 인물이었구나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 사실 촬영 당시에 다른 작품 촬영하면서 다리를 다친 상태였다. 홍성은 감독님과 의논 끝에 성훈의 역할에 목발을 짚는 설정을 세월의 흐름 속에 자연스럽게 입히게 됐다. 영화를 보면서 놀랐던 게 목발 설정이 잘 어우러지는 걸 느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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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은 감독, 공승연, 정다은, 서현우(왼쪽부터)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서현우는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금연을 한지 5년차가 됐는데 배우들의 숙명인 것 같다. 감독님께서 조심스럽게 말씀 주셨고, 저는 흡연 장면을 찍겠다고 했다. 마법같은 연기 뿜어내야되는데 CG가 들어갈 줄 알았다. 리얼한 삶의 흔적을 담아내는 영화이기 때문에 저랑 진아가 판타지스럽게 반해야했는데 연기가 독특하고 이쁘게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홍성은 감독은 "성의 있는 작별 인사를 하는 영화다. 자발적으로든 아니든 혼자 살수도 있고, 중요한 관계들이 어느순간 떠나는 일 등을 끊임없이 겪는다. 보시는 분들이 어떤 관계가 되어도 나에게 왔다 가는 사람들에게는 제대로 된 작별 인사를 하면 되는구나라는 걸 이야기 하고 싶었다"라며 "헤어진다고 해서 상관 없는 사람이 되지 않는 건 아니다. 작별 인사를 하면서 여전히 연결 되어 있고, 받아들이면 되는구나라는 것을 느껴주면 좋겠다. 그게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라 뿌듯할 것 같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공승연 역시 "사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코로나19 이전에 찍은 영화다. 운이 좋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 혼자 익숙해진 우리가 과연 지금 잘 살고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는 영화"라고 전했다.

한편 '혼자 사는 사람들'은 오는 1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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