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웠던 이정후 "외야는 우리가 1등!"... 19세 당찬 신인도 떴다

김동윤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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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혁./사진=키움 히어로즈
박찬혁./사진=키움 히어로즈
"우리가 1등입니다. 선수가 운동장 안에서만큼은 '내가 제일 잘한다' 생각해야죠."

이정후(23·키움)는 지난달 열린 고흥 스프링캠프에서 키움 외야진을 두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2년 전만 해도 이정후는 고독했다. 그의 공백을 메워줄 선수가 없어 컨디션 난조에도 제대로 쉬지 못했고 결국 부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이용규(37)가 오면서 조금 나아졌을 뿐이다. 하지만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반등에 성공한 출루율 0.392의 이용규에 새로이 합류한 메이저리그 132홈런의 야시엘 푸이그(32)까지. 한두 경기 쉬어도 티가 나지 않을 든든한 아군이 생겼다.

여기에 한 명의 선수가 더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직 앳된 얼굴의 신인 박찬혁(19)이다. 천안 북일고를 졸업하고 2022년 2차 1라운드로 키움에 지명된 박찬혁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기대 이상의 완성도로 호평을 받았다.

박찬혁은 최근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스프링캠프는 프로 무대에 오래 계신 선배님들이 많이 계셔서 배울 것도 많았다. 정말 하루하루가 감사하다"고 고흥-강진 스프링캠프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키움 외야진이 어디 내놓아도 꿇리지 않는다는 말은 반대로 팀 내 외야수에게는 출전 기회가 줄어들었다는 얘기와 같다. 누군가에게 이용규-이정후-푸이그는 넘기 힘든 벽일지 모르지만, 19세 고졸 신인에게는 최고의 멘토였다. 박찬혁은 "같은 포지션의 이용규 선배님, 이정후 형, 푸이그에게 기술적인 부분보다 훈련 태도나 마인드에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왼쪽 두 번째부터 이용규, 야시엘 푸이그, 이정후./사진=OSEN
왼쪽 두 번째부터 이용규, 야시엘 푸이그, 이정후./사진=OSEN
각기 다른 플레이 스타일만큼이나 배울 점도 조금씩 달랐다. 베테랑 이용규에게서는 프로로서 마음가짐을 배웠다. 박찬혁은 "팀 미팅 때 이용규 선배님이 '프로에서 당연한 주전이란 없다. 남들과 다른 노력을 해야 한다. 개인이 강해져야 팀이 강해진다'며 노력을 강조하셨는데 그 말이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어떻게 노력을 해야 할지 힌트도 얻었다. 이용규는 후배들에게 다른 선수의 훈련도 관찰하면서 '그 선수가 뭘 해서 어떻게 잘하고 못하는지'를 스스로 생각하길 주문했다. 여기서 박찬혁은 '정확한 목적을 가지고 생각하는 노력'의 가치를 깨달았다.

어릴 적 류현진(35·토론토)의 LA 다저스 시절 경기를 거의 다 챙겨본 박찬혁에게 푸이그는 익숙하면서도 신기한 선수였다. 그는 "처음엔 그저 신기했는데 지내다 보니 정말 유쾌하고 장난기가 많은 선수였다. 훈련할 때만큼은 누구보다 진지하면서도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곧잘 했다"고 설명하면서 "야구를 재미있게 즐길 줄 아는 푸이그의 모습을 배우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박찬혁./사진=OSEN
박찬혁./사진=OSEN
룸메이트 이정후는 휴식과 효율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멘토다. 박찬혁은 학창 시절 훈련이 끝나면 그날 잘 안됐던 것을 곱씹어보는 학구파였다. 곱씹는 것에 지나치게 에너지를 쏟을 때면 경기력에 악영향을 줄 때도 있었다.

그런 그에게 쉴 때 최대한 아무것도 안 하려고 애쓰는 이정후는 신선했을 것이다. 박찬혁은 "(이)정후 형에게 배운 점은 훈련과 휴식을 되게 잘 분리한다는 점이었다. 훈련할 때는 눈빛이 달라지는데 쉴 때는 다음 운동을 위해서 많이 자려고 노력하셨다. 그런 모습을 보고 '이래서 잘하시는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느낀 바를 전했다.

이정후가 자신한 최강 외야진의 장점만 골라 습득하고 있는 셈이다. 이 밖에 수비에서도 성과를 내면서 한층 더 성장했다. 박찬혁은 "1군에 완전히 정착할 수 있는 실력을 만드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1군에 정착한다면 우리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당차게 1군 붙박이를 꿈꿨다.

키움은 박찬혁을 "몸에 빠른 회전력과 헤드 스피드로 타구에 힘을 전달하는 유형"으로 정의하면서 상당한 비거리가 기대되는 우타 거포 유망주로 판단하고 있다. 지금도 수위를 다투는 키움 외야에 박찬혁이라는 신형 대포까지 장착된다면 한층 더 무서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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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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