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도 못 뛸 가능성 크지만... 묵묵히 구슬땀 흘리는 '백업' GK들 [월드컵 현장]

도하(카타르)=김명석 기자 / 입력 : 2022.11.2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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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중인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 /사진=대한축구협회
[도하(카타르)=김명석 기자] 골키퍼의 가장 큰 특징은 한 번 주전이 정해지면 웬만해서는 바뀌지 않고, 경기 도중 교체 역시도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단기간에 열리는 대회에서는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한 명의 골키퍼가 대회를 끝까지 책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은 일찌감치 김승규(32·알샤밥)를 주전 골키퍼로 낙점했다. 지난 2018년 러시아 대회 때는 조현우(31·울산현대)가 골문을 지켰지만, 벤투 감독 부임 이후 경쟁 체제에서 김승규가 우위를 점했다. 특히 월드컵에 다가올수록 김승규의 출전 빈도가 높아지면서 주전 경쟁에도 마침표가 찍혔다.


자연스레 김승규의 뒤를 받치는 백업 골키퍼 조현우, 그리고 송범근(25·전북현대)은 이번 대회에서 단 1분도 뛰지 못한 채 귀국길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마침 김승규가 지난 24일(한국시간) 우루과이전에 선발로 나서 무실점 선방을 펼쳤으니 남은 가나, 포르투갈과의 남은 2경기 역시도 김승규가 골문을 지킬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훈련장에서 보여주는 조현우나 송범근의 집중력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이다. 1분도 뛰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훈련을 소홀하게 하기보다는, 국가대표 골키퍼로서 묵묵히 몸을 날리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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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훈련장에서 훈련 중인 조현우. /사진=김명석 기자
25일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훈련장에서 진행된 대표팀 훈련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대표팀은 우루과이전에 선발로 나선 선수들은 회복 훈련, 교체로 출전했거나 벤치만 지킨 선수들은 정상 훈련을 각각 진행했다. 3명의 골키퍼 역시 나뉘었다. 김승규는 회복에 집중했고, 벤치를 지킨 조현우와 송범근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정상 훈련에 임했다.


조현우와 송범근 모두 코치진의 날카로운 슈팅을 몸을 날려 쳐내거나 막아냈다. 실전처럼 안정감 있게 공을 캐치하는 등 훈련 시간 내내 높은 집중력을 유지했다. 미니게임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았다. 공격수와 충돌이 불가피한 장면에서도 경합을 피하지 않으며 몸을 날리는 등 실전을 방불케 하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물론 '변수'가 일어나면 안 되겠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골키퍼들에게 악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조현우와 송범근이 계속 높은 집중력을 유지해야 이유이기도 하다. 앞서 이란은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페르세폴리스)가 경기 중 부상을 당했고, 최근 웨일스는 웨인 헤네시(노팅엄 포레스트) 골키퍼가 퇴장을 당해 각각 백업 골키퍼가 급하게 투입된 바 있다. 공교롭게도 골키퍼에 변수가 생긴 두 팀은 모두 완패를 면치 못했다.

이처럼 대회 기간 내내 골키퍼에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니, 출전 가능성은 불투명할지언정 늘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포지션은 다르지만 "상황에 따라 들어갔을 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뒤에서 잘 준비해야 한다"는 정우영(23·프라이부르크)의 한 마디 역시 출전 가능성이 가장 희박한 백업 골키퍼들에게도 적용되는 말이다. 주전 골키퍼인 김승규가 경기 중 마음껏 몸을 날릴 수 있는 것도, 뒤에 든든한 백업 골키퍼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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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중인 국가대표 골키퍼 송범근.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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