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무너지면 약팀이다" 고비 넘기고 한 뼘 더 성장한 신한은행

인천=김명석 기자 / 입력 : 2023.01.19 06:31
  • 글자크기조절
image
인천 신한은행 선수들이 18일 선두 아산 우리은행과의 홈경기에서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WKBL
여자 프로농구 인천 신한은행이 아산 우리은행의 '15연승' 도전을 막아섰다. 1쿼터부터 일찌감치 승기를 잡고도 우리은행의 맹추격에 흔들렸지만, "이렇게 무너지면 약팀이다"라는 구나단 감독의 한마디가 선수들의 정신력을 일깨웠다.

신한은행은 18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우리은행을 81-78로 제압했다. 이번 시즌 4경기 만에 거둔 우리은행전 첫 승리이자, 14연승을 달리던 우리은행에 2개월여 만의 패배를 안긴 경기이기도 했다.


1위와 4위라는 순위, 두 팀의 객관적인 전력이 말해주듯 신한은행 입장에선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경기였다. 경기 전 구나단 감독이 "우리은행은 강하고 스피드도 있고, 리바운드도 되는 모든 걸 갖춘 팀"이라고 평가한 이유이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경기는 1쿼터부터 신한은행의 압도적인 흐름으로 이어졌다. 외곽포가 터지면서 한때 26-5, 무려 21점 차 리드를 잡았을 정도다. 이후에도 신한은행은 10점 차 이상 리드를 꾸준히 지켜냈다. 김진영뿐만 아니라 구슬 김소니아 이경은 등이 힘을 더했다.

다만 우리은행은 리그 선두 팀다웠다. 1쿼터 17점 차 열세에도 불구하고 2쿼터부터 조금씩 격차를 줄여갔다. 17점 차였던 두 팀의 격차는 4쿼터에 들어서기 전 12점까지 줄었다.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던 우리은행의 기세, 그리고 상대 저력을 감안하면 신한은행도 마음을 놓을 격차는 아니었다.


기세가 오른 우리은행이 마지막 4쿼터 초반 거세게 몰아붙일 가능성이 컸던 상황. 구나단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렇게 무너지면 약팀"이라고 강조했다. 마침 앞서 KB 스타즈전에서도 리드를 지키다 마지막 집중력이 떨어져 2차 연장까지 가는 피 말리는 경험을 했던 터였다.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한마디였다.

image
인천 신한은행 구나단 감독이 18일 아산 우리은행전에서 팀이 공격에 성공하자 기뻐하고 있다. /사진=WKBL
실제 우리은행의 4쿼터 기세는 그야말로 무서웠다. 김단비와 김정은의 득점포가 잇따라 터졌고, 박지현이 힘을 보태면서 74-74 동점 상황이 됐다. 한때 21점 차 앞서 있던 신한은행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와르르 무너질 수 있었을 흐름이었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구나단 감독의 기대처럼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이경은의 득점으로 다시 균형을 깨트린 뒤,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이경은이 재차 3점슛을 터뜨리며 흐름을 다시 잡았다. 경기 종료 1분 16초를 남기고 김소니아가 5점 차로 격차를 벌리며 승부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결국 신한은행은 81-78로 승리를 거뒀다.

상대가 14연승을 달리던 압도적인 리그 선두 팀이라는 점에서 값진 승리였다. 21점 차 리드 이후 상대 맹추격에 흔들리긴 했지만 끝내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는 점, 구나단 감독의 한마디처럼 약팀처럼 무너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값졌다. 허망하게 무너지지 않는 대신 승리를 잘 지켜내면서, 선수들이 한 뼘 더 성장했음은 물론이다.

구나단 감독은 "4쿼터 초반 5분을 잘 견디자고 했고, '이렇게 무너지면 약팀이다'라고 다시 한번 이야기해 줬다. 마지막까지 선수들이 잘해주고 이겨서 더 좋은 것 같다"며 "약팀이 되지 않으면 중요한 순간 실수하지 말고, 또 슛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승리로 신한은행은 9승 9패, 5할 승률을 기록하며 2위권 삼성생명·BNK썸(이상 11승 7패)과 격차는 2게임으로 줄이고, 5위 KB스타즈(5승 13패)와 격차는 4게임으로 벌렸다. 경기 전 구나단 감독은 "선수들에게는 무조건 3위, 더 높이는 2위까지 바라보자고 이야기하고 있다. 말처럼 쉽지는 않지만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는데, 이날 승리로 그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섰다.

image
인천 신한은행 김진영(오른쪽)이 18일 아산 우리은행전에서 3점슛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WKBL
기자 프로필
김명석 | clear@mtstarnews.com 트위터 페이스북

안녕하세요 스타뉴스 김명석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