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오지환(왼쪽)이 27일 잠실 삼성전에서 연장 12회말 런다운에 걸린 뒤 삼성 맥키넌에게 태그아웃을 당하고 있다. |
지난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LG전. 4시간 12분 혈투 끝에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났다. 올 시즌 첫 무승부였다.
LG는 연장 12회말 절호의 끝내기 기회를 잡았다. 오지환의 안타와 도루에 이어 구본혁이 볼넷을 골라내며 1사 1, 2루 기회를 만든 것. 다음 타자는 한 방이 있는 박동원이었다.
그런데 박동원 타석 때 오지환이 3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갑자기 런다운에 걸리며 아웃되고 말았다. 만약 도루가 성공했다면 1사 1, 3루 상황을 이어가며 삼성을 더욱 압박할 수 있었던 상황. 그러나 순식간에 2사 1루가 되면서 분위기가 식었고, 결국 끝내기 승리에 실패했다.
하루 뒤인 28일 취재진과 만난 염 감독은 오지환의 플레이를 오히려 칭찬했다. 그는 "상대의 빈틈이 보였기 때문에 (오)지환이가 시도를 한 것"이라면서 "가장 중요하고 제가 선수들한테 늘 강조하는 건 도전하는 자세다. 뭔가 약점을 찾았는데, 실패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도전을 안 하는 건 더 최악이라고 선수들한테 늘 이야기한다. 사실 살았다면 엄청나게 도움이 되는 거다. 저는 (오)지환이가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상황이라 봤다. 본인도 그렇게 판단했기에 도전한 것"이라 말했다.
오지환(왼쪽)이 27일 잠실 삼성전에서 연장 12회말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
염 감독의 철학은 인생에도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 바로 도전 정신이다. 그는 "도전을 안 한다는 건 그 팀에 비전이 없다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한 염 감독은 "아웃되더라도 그런 과정을 통해 얻는 것도 분명히 있다. 저는 (오)지환이가 잘못했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팀은 항상 도전하는 팀이 돼야 한다. 결국 승부다. 승부를 안 하는 팀은 이길 수가 없다. 물론 실패했을 때 비난받을 수도 있지만, 그게 승부이며 우리 팀의 방향이다. 도전하지 않으면 얻을 게 하나도 없다. 지난해 우리가 그렇게 실패하면서도 도전했기에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LG 오지환(왼쪽)이 27일 잠실 삼성전에서 연장 12회말 런다운에 걸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