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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2루수 황재균(오른쪽)이 8일 수원 LG전에서 1회초 실책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OSEN 제공 |
KT는 8일 수원시 조원동에 위치한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년 KBO 시범경기 개막전(관중 1만 3179명 입장)에서 LG 트윈스에 5-1로 제압했다.
9이닝 동안 하나의 자책점도 허용하지 않은 KT 마운드가 압권이었다. 선발 고영표의 4이닝(52구) 4피안타 1몸에 맞는 볼 4탈삼진 1실점(0자책) 호투를 시작으로 소형준이 3이닝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김동현이 1이닝 1탈삼진 퍼펙트, 원상현 1이닝 1볼넷 1탈삼진으로 남은 5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경기 후 이강철 감독도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컨디션을 잘 끌어올리고 있는 것 같다. 선발 자원인 고영표, 소형준은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김동현은 제구가 많이 좋아졌고, 원상현도 캠프 때부터 좋은 모습이 이어지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투수진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회초 2루수 황재균의 실책이 아니었다면 무실점도 가능했던 경기였다. 1회초 1사에서 LG 박해민이 친 공이 황재균의 앞으로 왔으나, 공을 한 번에 포구하지 못해 외야까지 흘러가도록 만들었다. 박해민이 이 틈을 놓치지 않고 1루에서 2루까지 단숨에 내달렸고 이는 실점까지 이어지는 치명적인 실책이 됐다. 이어진 오스틴 딘의 좌전 안타에 박해민이 3루에 도달했고 문보경이 가볍게 우전 안타로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날 KT의 유일한 실점이었다.
타격에서도 3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활약하지 못했으나, 이강철 감독은 경기 후 "2루수로 출전한 황재균도 잘 적응해가는 모습이 보였다"고 따로 언급하며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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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균. /사진=KT 위즈 제공 |
이제 겨우 한 경기로 표본이 너무 적은 것도 있지만, 지난겨울부터 황재균이 보여준 노력과 의지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 KT가 국가대표 3루수 허경민(35)을 FA 영입하면서 기존의 황재균은 팀을 위해 기꺼이 정든 3루를 양보했다. 38세의 나이에 포지션을 바꾸는 것이 쉬운 결정이 아님에도 3루수, 2루수, 유격수, 외야수 등 4개의 글러브를 가지고 다니면서 어느 포지션이든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여기에 몸무게까지 10kg 이상 감량하며 미들 인필더도 볼 수 있는 날렵한 몸 상태를 만들었고 호주-일본 스프링캠프부터 다양한 테스트를 받는 중이다.
실제로 몇 차례 연습 경기에서 좌익수, 유격수로 나서 좋은 움직임을 보여줬지만, 풀 시즌을 믿고 맡길 수 있을지 판단할 만한 데이터가 부족했다. 이날 첫 시범경기를 앞두고 이강철 감독은 "캠프에선 (어느 포지션이든) 조금밖에 보지 못했다. 연습경기에 출전했을 때 (황재균 쪽으로) 타구가 많이 가지 않았다. 지금 선발로 나가려면 2루밖에 자리가 없다. 오늘 라인업에서 2루수만 계속 왔다 갔다 할 것 같다. 처음에 자리 잡는 사람이 있으면 그 선수로 계속 갈 것 같다"고 말한 것도 그래서다.
늦깎이 2루수 황재균을 더 두고 보고 싶은 감독의 의지는 5회 이후에도 드러났다. 5회 이후 KT와 LG 모두 주전 선수들을 차례로 빼면서 백업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했다. 선발로 출전한 3루수 허경민, 유격수 김상수가 6회초 수비를 앞두고 빠졌으나, 황재균은 한 이닝을 더 소화한 뒤 7회초 조대현과 교체됐다. 덕분에 황재균은 5회초 홍창기, 6회초 김현수의 땅볼 타구를 무난하게 처리하는 좋은 모습도 보여줄 수 있었다.
남은 시범경기에서도 KT는 계속해서 남은 퍼즐을 맞춰 나간다. 이강철 감독은 "시범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이 찾아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이날 경기장을 찾은 1만 3179명의 팬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