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제련업을 하고 있고 적대적 M&A에 놓인 고려아연과 영풍의 실적이 올해 1분기에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2026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6조720억 원, 영업이익은 7,461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풍의 연결 매출은 8,511억 원으로 고려아연 매출의 약 14% 규모에 불과하다. 영업이익도 433억 원으로 고려아연의 영업이익이 17배 넘게 더 많았다. 영업이익률은 고려아연이 12.3%로 영풍의 5.1%보다 7.2%포인트 높았다.
전문가의 진단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선제적인 투자와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을 앞세워 사상 최대 분기 실적과 안정적 수익성을 이어간 반면 영풍은 4년만에 적자를 탈출했지만 매출 규모와 수익성, 제련소 가동률 등에서 상당한 격차를 드러내고 있다.
별도기준으로도 실적 격차가 뚜렷했다. 고려아연의 1분기 매출은 4조2,945억 원으로 영풍 매출 3,816억 원보다 11배 넘게 많았다. 영업이익 역시 고려아연이 6,933억 원으로 영풍의 274억 원과 비교해 25배가량 격차를 보였다. 양사의 영업이익률 또한 고려아연이 16.1%, 영풍은 7.2%로 8.9%포인트 벌어졌다.
생산 가동률 차이도 크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가동률은 100%로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가동중단 없이 24시간 연속조업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영풍 석포제련소 가동률은 57.23%에 그쳤는데 올 1분기 가동가능시간 2,160시간 중 실제 가동시간이 1,236시간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과 영풍 양사의 실적 차이가 기술력 뿐 아니라 선제적인 투자와 포트폴리오 다양화 등 경영진의 경영 능력과 기업가치 창출 역량에서 기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려아연은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하고 원자재 시장 변동성이 심화하는 상황에도 금·은 등 귀금속, 안티모니·인듐 등 전략광물(희소금속) 등으로 생산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수익성을 방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2000년 분기 공시가 의무화된 이후 105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이어갔다는 것이 재계, 증권가 등의 설명이다.
영풍은 지난해까지 장기간 실적 부진과 환경오염 리스크가 반복적으로 지적된 것으로 전해졌다. 별도기준으로 작년 영업손실이 2,777억 원을 기록하며 2021년 이후 5년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는 폐수 유출, 무허가 배관 설치 등 물환경보전법 위반으로 58일 조업정지 처분을 받았고 당국의 오염토양 정화명령을 잇달아 불이행해 통합환경 허가조건을 위반하는 등 잇달아 물의를 빚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업계에서는 결국 미래 성장 전략에서도 양사 경영진의 역량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견해가 제기된다. 고려아연은 자원순환, 신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이차전지 소재를 축으로 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Troika Drive)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공급망 차원의 중요성을 넘어 갈수록 그 수요가 증대되고 있는 핵심광물 생산을 늘리기 위해 미국 정부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통합 제련소를 건설하는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을 진행하고 있는 점은 국내 시장을 넘어 전세계 각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반면 영풍은 아연 제련에 대한 사업 의존도가 과도해 미래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지적이다.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영풍의 별도기준 매출 3,816억 원 가운데 아연괴 제품·상품 매출은 2,650억 원으로 69.4%를 차지한다.
지난 3월 서스틴베스트 류영재 대표는 자신의 SNS에 올린 칼럼에서 "실적·기술·전략 측면에서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트랙레코드는 글로벌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영풍은 환경·안전 규제 위반과 제련 부문 장기 적자로 인해, 적어도 ESG·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는 우월한 대안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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