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킬링타임' 류혜영 인터뷰.

배우 류혜영이 영화 '킬링타임'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한때 자신을 향한 높은 기대와 불안감 속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는 연기부터 예능, 유튜브까지 활동 영역을 넓힌 류혜영은 그 변화의 과정과 속마음을 꾸밈없이 털어놨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킬링타임'에 출연한 배우 류혜영과 만나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킬링타임'은 한순간의 사고로 모든 것을 잃은 인터넷 방송 크루 '킬링타임'이 재기를 위해 찾은 폐병원에서 의문의 존재에게 습격당하고, 무자비한 공격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펼치는 타임어택 스릴러다.
류혜영에게 '킬링타임'은 약 2년 전 뜨거운 열정을 쏟았던 작품이다. 그는 "2년 전 이맘때 20회차 정도로 짧게 촬영한 영화다. 10월 한 달 안에 촬영을 끝내야 한다는 미션을 가지고 달려들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사실 영화는 촬영하고도 개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걱정했다. 하지만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촬영한 것 자체에 만족하려고 했다"며 "좋은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뜨겁고 행복했다는 기억만 간직하려고 했는데 개봉까지 하는 영광을 누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기쁜 마음을 전했다.
특히 '킬링타임'은 류혜영에게 새로운 취미를 안겨준 작품이기도 하다.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통해 공개해 화제를 모은 슬로우 러닝의 시작점이 바로 '킬링타임'이었던 것.
류혜영은 이번 작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 역시 액션 연기에 대한 갈망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된 가장 큰 계기가 액션신이었다. 액션 장르에 대한 갈망이 컸고, 몸을 쓰는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 마침 '킬링타임'이 들어와서 달려들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액션 훈련을 시작하면서 예상치 못한 체력의 벽에 부딪혔다. 류혜영은 "액션스쿨에서 15초 정도 액션을 했는데 숨이 돌아오는 데 15분이 걸렸다. 그때 위기감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이어 "빨리 체력을 끌어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봤는데, 심폐지구력을 키우려면 러닝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며 "처음 20분을 쉬지 않고 뛰었는데 죽을 것 같았다. 정말 죽을 각오로 나갔는데 신기한 경험을 했다. 두 번째로 러닝을 했을 때는 30분을 달렸는데도 힘들지 않았다"며 러닝의 매력에 빠지게 된 계기를 전했다.
이렇듯 '킬링타임'을 계기로 시작한 러닝은 '나 혼자 산다'를 통해 공개되며 관심을 받았다. 작품과 예능을 넘나들며 이전보다 한층 대중과 가까워진 류혜영은 높아진 관심을 실감한다면서도 예상치 못한 변화가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요즘 얼굴을 자주 비치다 보니까 악플도 많아졌다"며 "'이것이 스타의 삶인가' 싶다. 내가 악플에 상처받는 날이 오다니 싶기도 하다"고 웃었다.

대중과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는 류혜영이지만, 배우로서 늘 지금처럼 적극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유독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고백했다.
류혜영은 "20대 후반, 30대 초반에는 고민도 많았고 감정적으로 인생에서 바닥을 찍었던 것 같다"면서도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기가 류혜영의 삶에 있어서 가장 필요했던 시기였다"고 돌아봤다.
류혜영에게 큰 사랑을 안겨준 '응답하라 1988' 역시 한동안은 감사함과 불안감을 동시에 안겨준 작품이었다.
류혜영은 20대 중반 '응답하라 1988'에서 성보라 역을 맡아 대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20대 중반의 성보라로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대중이 저를 성보라로 기억해주시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라면서도 "그런데 관계자들까지 저를 성보라로만 알고 있다면 앞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한정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 불안은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으로 이어졌다. 류혜영은 "다른 캐릭터를 해야 한다는 강박이 심했다"고 회상했다.
다소 긴 공백기를 거쳤던 류혜영은 최근 1년에 2~3편의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는가 하면,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 변화의 배경에는 기다리기보다 직접 움직이기로 한 류혜영의 결심이 있었다.
그는 "요즘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드릴 수 있게 된 건 뒤에서 소셜링을 많이 했기 때문"이라며 "집에만 가만히 있고 회사만 믿고 있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직접 PD님들을 만나 수다도 떨고, 사는 이야기도 하면서 '류혜영은 이런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게 세상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스스로를 알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지도 어느덧 2년이 넘었다. 그 결과 최근 류혜영은 여러 작품을 통해 이전과 다른 얼굴을 연이어 보여주고 있다.
그는 "제가 나서서 저를 보여드린 지 2년이 넘어가는 시점이다. 그래서 최근 2년 동안 작품도 많았고, 저를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도 많았다"며 "어느 정도 마음먹고 결심한 행보이기 때문에 후회하는 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일도 일해야 하고, 일이 끊이지 않는 지금이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며 "제가 먼저 저를 보여줬는데 사람들이 궁금해하고 관심을 가져주신다는 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류혜영이 개인 유튜브 채널 '류혜영레몬과밀치회'를 시작한 것 역시 이러한 변화의 연장선이다. 특히 그는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로 경제적인 문제를 가장 먼저 꼽아 눈길을 끌었다.
류혜영은 "유튜브를 시작한 데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돈을 벌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돈을 벌 수 있는 다른 창구를 만들고 싶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이어 "제가 상업적으로 굉장히 잘되는 포지션은 아니기도 하고, 출연료가 제 생활을 보장해 주는 정도도 아니다"라며 "생활을 유지하려면 돈을 벌어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찾은 게 유튜브"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이유는 팬들과의 소통이었다. 류혜영은 "작품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요즘은 촬영한 작품이 한꺼번에 개봉할 수도 있고, 공개가 한참 뒤로 밀릴 수도 있고, 아예 공개되지 못할 수도 있는 세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를 좋아해 주시는 팬들에게 제가 살아 있고, 잘 지내고 있다는 걸 어떻게 보여드릴 수 있을지, 어떤 창구를 통해 소통해야 할지 고민했다. 유튜브가 그런 부분에도 잘 맞았다"고 전했다.
마지막 이유는 배우 류혜영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그는 "관계자들에게 제가 단순히 '응답하라 1988' 속 성보라처럼 센 캐릭터만 할 수 있는 배우가 아니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유튜브를 통해 저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류혜영은 유튜브를 통해 당초 기대했던 것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미 제 목표 이상을 이뤘다. 여기서 구독자 수가 더 늘지 않고 멈춘다고 해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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