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사사키 로키(21·지바 롯데)가 19개의 삼진을 잡아내면서도 총 투구 수는 105개밖에 되지 않는 '짠물' 퍼펙트게임을 했다.
사사키는 지난 10일(한국시간) 일본 지바 ZOZO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오릭스 버펄로스와 2022 일본프로야구(NPB) 홈 경기에서 9이닝 19탈삼진으로 지바 롯데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앞선 2경기에서 6이닝 10탈삼진 3실점, 8이닝 13탈삼진 1실점으로 기어를 올린 사사키는 세 번째 경기에는 퍼펙트게임을 해냈다. 올 시즌 성적은 3경기 평균자책점 1.57, 23이닝 42탈삼진.
NPB에서 1994년 5월 18일 마키하라 히로시(요미우리 자이언츠) 이후 28년 만에 나온 퍼펙트게임이다. NPB 역대 16번째로 사사키는 만 20세 5개월로 가장 어린 나이에 대기록을 달성하게 됐다.
이날 사사키의 퍼펙트게임은 그 자체로도 놀랍지만, 투구 내용이 더욱 인상적이었다. 1회초 2사 요시다 마사타카 타석부터 삼진을 잡기 시작한 사사키는 4회 다시 돌아온 요시다 타석에서 10타자 연속 탈삼진으로 NPB의 연속 탈삼진 기록을 64년 만에 경신했다. 기존 기록은 1957년 기지모토 다카오(한큐 브레이브스), 1958년 도바시 마사유키(도에이 플라이어스)의 9타자 연속 탈삼진.
연속 탈삼진 기록은 6회초 첫 타자 구레야바시 코타로를 중견수 뜬 공으로 처리하며 끝났지만, 이미 세계 기록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1970년 톰 시버(뉴욕 메츠), 2021년 코빈 번스(밀워키 브루어스), 애런 놀라(필라델피아 필리스)가 10타자 연속 탈삼진을 잡은 것이 전부다. KBO리그 역시 이대진(해태 타이거즈)가 현대 유니콘스를 상대로 1998년 5월 14일 인천 구장에서 기록한 10타자 연속이 최고다. 이후 6개의 삼진을 더 잡아내며 개수를 19개로 늘렸다. 한 경기 19탈삼진은 1995년 노다 고지(오릭스)의 기록과 동률이다.
이렇게 삼진을 솎아내면서도 총 투구 수는 105개(직구 65개, 포크볼 34개, 슬라이더 3개, 커브 3개)에 불과했다. 19명의 타자를 모두 삼구삼진 처리했다 해도 다른 8명의 타자를 상대하는 데 48개의 공만 소비한 셈이다.
사사키의 짠물 투구는 뛰어난 제구력이 바탕이 된 평균 시속 159㎞, 최고 164㎞의 빠른 직구와 최고 149㎞의 고속 포크볼이 있어 가능했다. 3회 후쿠나가 쇼를 상대로 이날 최고 직구 구속인 시속 164㎞가 찍힌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최고 구속보다 놀라운 것은 빠른 구속이 경기 종료까지 유지가 됐다는 점이다. 8회에도 최고 구속이 시속 163㎞이 나왔고 퍼펙트게임을 완성한 105구째도 구속은 시속 159㎞가 나왔다.
프로 1년 차에 등판 없이 상체 운동에만 전념한 것이 효과를 보는 모양새다. 2019년 NPB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로 지바 롯데에 지명된 사사키는 2020시즌 자체 청백전을 제외하면 실전 경기에 등판하지 않았다. 2021년 지바 롯데 스프링캠프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이구치 타다히토 지바 롯데 감독은 사사키의 어깨, 팔꿈치 등 상체 근육이 강속구를 던지기에 취약하다고 판단했고 몸만들기에만 집중했다. 이때의 훈련을 통해 사사키는 공 개수가 100개가 넘어감에도 160㎞에 가까운 구속과 구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1년의 기다림은 19탈삼진 퍼펙트게임이란 대기록이 돼 돌아왔다. 2021시즌 1군에 데뷔한 사사키는 11경기 3승 2패 평균자책점 2.27을 기록했고 3년 차인 올해는 일본을 대표하는 괴물 투수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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