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 김도영(22)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또 쓰러진 가운데, 이제 가을야구 출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MVP로 맹활약했던 지난 시즌 '금강불괴'와 같은 몸을 자랑했던 김도영. 그가 왜 하필 올해만 유독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생하는 것일까. 참으로 미스터리라 할 만하다.
KIA 관계자는 8일 "김도영이 이날 창원 소재 청아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검진을 받았다. 선한병원 등 크로스 체크를 실시했다"면서 "검진 결과, 왼쪽 햄스트링 근육 손상 소견을 받았다. 현재 부종이 있어 2~3주 후 재검진을 통해 정확한 부상 상태를 확인 가능하다는 소견을 들었다"고 밝혔다.
KIA는 일단 김도영을 정규시즌에 출전시키지 않기로 했다. 오롯이 재활에만 집중한다. 매우 잘한 결정이라 할 수 있다. 5강 싸움에 갈 길이 바쁜 KIA이지만, 선수의 몸을 최대한 생각해 서두르지 않기로 한 것이다. 다만 포스트시즌 출전 여부에 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도 그러 것이, 만약 KIA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9월 말 혹은 10월 초부터 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김도영은 거의 2개월 정도 되는 시간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된다. 향후 재검진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상태에 따라서는 가을야구 출전을 고려할 수도 있는 시간이다.
햄스트링 부상은 스포츠 선수라면 누구나 당할 수 있는 부상이다. 종목은 다르지만, 과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었던 손흥민(33·로스앤젤레스 FC)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달린 바 있다. 지난해에도 9월에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뒤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채 재활에만 전념했다. 그리고 복귀까지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햄스트링 파열 등의 큰 부상을 피하면서 약 3주 만에 돌아온 바 있다.
김도영이 불행 중 다행인 건 같은 부위를 연속해서 다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도영은 올 시즌 총 세 차례 햄스트링 부위를 다쳤다. 앞서 3월 22일 NC 다이노스와 개막전에서는 왼쪽 햄스트링 손상 진단을 받았다. 당시에는 그레이드 1(부분 손상) 진단을 받았다. 이후 재활에 전념한 김도영은 약 한 달 만인 4월 25일 1군 무대로 복귀했다. 그러나 재차 약 한 달 만인 5월 27일에 또 쓰러졌다. 이번에는 왼쪽이 아닌 우측 햄스트링 부상이었다. 1차 부상 때보다 심한 그레이드 2 진단이 나왔다.


두 차례 양쪽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자, KIA는 김도영의 복귀를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이번에는 6월과 7월까지 2개월 동안 충분한 휴식을 부여하며 회복에 전념하도록 배려했다. 결국 지난 2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5일 복귀해 경기에 나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사달이 났다. KIA가 6-0으로 앞서고 있는 가운데 5회말 롯데의 공격. 무사 1루 상황에서 롯데 윤동희가 타석에 섰다. 이어 윤동희가 평범한 3루 땅볼을 쳤는데, 김도영이 이를 잡으려다가 놓치며 포구 실책을 범하고 말았다. 김도영이 놓친 공을 다시 맨손으로 잡으려 하다가 공을 제대로 쥐지 못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김도영이 왼발을 제대로 딛지 못한 채 깨금발을 하며 통증을 느낀 것. 결국 김도영은 자신의 왼쪽 허벅지 뒤쪽을 매만지다가 스스로 먼저 교체 사인을 보냈다. KIA는 김도영을 즉시 뺀 뒤 박민을 교체로 투입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경기가 끝난 뒤 김도영의 햄스트링 근육 손상 소식이 전해지고 말았다.
김도영은 2024시즌 141경기에 출장해 타율 0.347(544타수 189안타)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4실패), 출루율 0.420 장타율 0.647 OPS(출루율+장타율) 1.067의 성적을 올렸다. 정규시즌 맹활약은 한국시리즈로 이어졌다. 한국시리즈에서도 김도영은 홈런 1개를 포함해 타율 0.235(17타수 4안타) 5타점 1도루 5볼넷으로 활약하며 통합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이어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에도 참가해 태극마크를 달고 펄펄 날아다녔다. 김도영은 시즌이 끝난 뒤 KBO MVP 및 3루수 골든글러브를 비롯한 각종 트로피를 싹쓸이했다. 144경기 중 141경기를 소화할 정도로 부상과 거리가 먼 것처럼 보였다.
올 시즌에도 김도영은 이달 초 그라운드로 다시 복귀하기 전까지 27경기에서 타율 0.330(100타수 33안타) 7홈런, 2루타 9개, 26타점 19득점, 3도루(0실패), 9볼넷 18삼진, 출루율 0.378, 장타율 0.630, OPS(출루율+장타율) 1.008, 득점권 타율 0.333, 대타 타율 1.000의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리만큼 유독 올 시즌에만 햄스트링 부상이 그를 괴롭히고 있다. 그의 부상을 둘러싸고 갖가지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팬들은 그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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