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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 좋다, 적응하면서 던졌다" 새 외인의 놀라운 적응력, '공격형 땅꾼'에 사령탑도 대만족 [고척 현장]

"ABS 좋다, 적응하면서 던졌다" 새 외인의 놀라운 적응력, '공격형 땅꾼'에 사령탑도 대만족 [고척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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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안호근 기자
키움 새 외국인 투수 메르세데스가 10일 두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키움 새 외국인 투수 메르세데스가 10일 두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ABS, GOOD."


C.C. 메르세데스(31·키움 히어로즈)는 처음 경험하는 자동 투구판정 시스템(ABS)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남겼다. 많은 투수들이 ABS 존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과 대비되는 자세다.


메르세데스는 9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95구를 던져 8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쳤다.


팀이 경기 막판 역전을 허용하며 데뷔전 승리는 무산됐지만 충분히 인상적인 투구였다. 실책이 겹치며 2실점한 5회 장면을 빼놓으면 주자를 내보내고도 전혀 당황하는 면이 없었고 오히려 더 노련한 피칭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 많았다.


지난달 30일 케니 로젠버그를 대신해 키움과 총액 28만 달러에 잔여 시즌 계약을 맺은 메르세데스는 미국 마이너리그와 일본프로야구, 대만프로야구를 거쳐 KBO리그로 향했다. 올 시즌까지도 대만 퉁이 라이온즈에서 14경기 6승 3패, 평균자책점 2.57로 활약했고 큰 실전 공백 없이 데뷔전을 치렀다.


설종진 감독 대행은 10일 두산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볼넷이 적었고 기대한 만큼 해 준 것 같다"며 "성격상 공격적으로 던지는 것 같다. 구속은 150㎞ 정도는 아니지만 마운드에 운영하는 자체가 공격적이라서 마음에 들었다"고 평가했다.


5회 1사 1,2루 위기 상황에서도 과감히 몸쪽 공을 던지며 땅볼 타구를 잘 유도해냈다. 수비 실책이 겹치며 2실점했지만 큰 흔들림 없이 위기를 잘 벗어났다. 설 대행도 "위기관리를 잘 한 것 같다. 그전부터도 주자가 나갔지만 점수를 안 줬다. 그 수비 하나 때문에 투구수도 많아졌는데 야수가 도와줬으면 아마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낼 수 있었기에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9일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를 펼치는 메르세데스.
9일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를 펼치는 메르세데스.

ABS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설 대행도 "한 경기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본인도 ABS에 신경을 안 쓰고 자기 공만 던지면 되지 않냐고 긍정적으로 얘기를 했다"며 "어제도 큰 문제없이 자기 공을 던졌다. 템포가 빠르다보니 타자들이 자꾸 타임을 거는 것 때문에 약간 위축되는 것 같았는데 거기에 대해선 신경쓰지 말라고 해줬다"고 설명했다.


메르세데스는 "몸 상태가 너무 좋은 상태에서 마운드에 올라가서 경기를 할 수 있었고 어제 첫 경기를 치렀는데 굉장히 재미있었다. 기분 좋게 끝났다"며 승리가 날아간 것에 대해서도 "그런 게 야구다.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제일 중요한 건 팀이 함께 경기를 풀어나간다는 것이다. 승리는 다음에도 할 수 있다.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고 성숙한 태도도 보였다.


ABS에 대한 답변은 감탄을 자아낼 정도였다. 지난해 ABS 도입 이후 많은 투수들이 자신만의 존과 실제의 차이로 인해 심리적으로 흔들리고 부진의 중요한 이유가 되기도 하는데 메르세데스는 달랐다. "(ABS존과 자신만의 존이) 어느 정도 차이가 있었는데 그걸로 인해 무언가가 좌우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며 "ABS 시스템이 있으면 그 존이 정확히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지 체험을 하고 적응을 하면서, 배워나가면서 공을 던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선수와 코치로 한솥밥을 먹었던 고토 코지 두산 수석코치와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메르세데스는 "오랜 만에 뵙는다고 인사를 나눴다"면서도 자신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갖고 있다는 점에 대해선 "고토 코치가 두산에 있는 것과 별개로 모든 팀은 경기를 준비할 때 선수의 영상을 분석한다. 일본에서 팀을 옮겨 첫 경기를 던질 때도 그랬을 것이다. 처음 두산을 상대했지만 두산 타자들이 나를 처음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고 던지려고 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날카로운 제구를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투구와 주무기 슬라이더를 바탕으로 땅볼 유도형 투구 스타일이 먹힐 수 있다는 걸 확인한 게 큰 수확이었다. 메르세데스는 "두산 타선을 상대로 땅볼 타구가 굉장히 많이 나왔다"며 "내게 그런 점이 유효하게 작용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메르세데스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치고 박수를 치고 있다.
메르세데스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치고 박수를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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