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랜더스에 절실했던 1번 타자. 시즌 막판이 돼서야 드디어 찾았다.
국가대표 유격수 박성한(27)은 1번 타자로 타율 0.297(37타수 11안타), 출루율 0.409, 장타율 0.545, OPS(출루율+장타율) 0.954. 타선 침체를 벗어날 수 있는 확실한 해법 중 하나를 발견했다.
지난해와 올 시즌 중반까지 SSG의 톱타자는 최지훈(28)이었다. 그러나 1번으로서 가장 중요한 출루율이 지난해 0.345, 올해 0.325로 기대이하였다. 발이 빠르다는 점은 확실한 메리트였지만 침착히 공을 골라내는 능력보다는 적극적으로 타격을 펼치는 유형으로서 1번이 안성맞춤이 아니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발은 덜 빠를 지라도 1번 타자의 본연의 임무인 '출루'에 더 중점을 둔 타자로 박성한이 눈에 들어왔다. 후반기를 기점으로 박성한을 1번으로 기용하려 했으나 부상이 겹쳐 최근에야 제대로 1번으로 기용하기 시작했으나 그 효과는 확실하다. 시즌 타율이 0.265, 출루율이 0.391인데, 1번 타자로 나서 더 빼어난 기량을 뽐내고 있다.
특히 지난 12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5타석에서 2타수 1안타(2루타) 3볼넷, 4출루 활약을 펼치며 득점까지 해냈다. 이숭용 감독이 박성한에게 기대했던 걸 제대로 충족시켜준 경기였다.
13일 키움전이 우천취소된 뒤 취재진과 만난 이숭용(54) 감독은 "그런 모습 때문에 1번 타자를 맡긴 것"이라며 "1번 타자라고 하면 다 발이 빨라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게 제일 좋기는 하지만 지금 우리 팀에서 제가 판단했을 때 1번으로 가장 적합한 게 성환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성한이를 설득했고 본인도 받아들이면서 더 좋은 퍼포먼스가 나오니까 더 자신감 있게 플레이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성한은 빼어난 수비로 대표되는 선수다. 지난해엔 커리어 두 번째로 3할 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빠른 발도, 폭발력도 부족하지만 높은 출루율(0.380)로 팀에 확실한 보탬이 됐다.
올 시즌엔 극심한 타격 부침을 겪었다. 5월까지 타율은 0.206에 그쳤다. 그러나 6월부터 눈에 띄는 반등 곡선을 그렸다. 6월 0.357, 7월 부상 전까지 0.385로 맹타를 휘둘렀고 이 감독은 박성한을 1번 타자로 활용하겠다고 결심했다.
최지훈의 부진도 이유 중 하나였다. 최지훈은 올 시즌 26도루로 빠른 발이 강점인 타자지만 출루율은 0.325로 팀 내에서도 상위권으로 분류하기 어려웠다.
이 감독은 "시즌 전에는 지훈이를 1번으로 생각했고 1,2번을 (정)준재와 둘로 계속 밀어붙이려고 했는데 지훈이가 1번 타자로서 2년 가까이 보냈는데 올라오지 못했고 본인의 퍼포먼스도 떨어졌다"며 "지훈이도 살리는 방안이 무엇일까 고민하면서 성한이에게 접촉을 한 것이다. 우리 팀에서는 가장 출루율이 높고 타율은 초반에 조금 힘들었지만 타율 0.250을 쳐도 출루율은 0.370~0.380을 왔다 갔다 했기 때문이다. 원래 좋은 눈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더 스텝업하기 위해선 스스로 극복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이 감독은 "걱정되는 건 유격수라는 부담인데, 어떻게 보면 이종범 선배 같은 경우도 유격수로 뛰면서도 좋은 퍼포먼스를 냈지 않나"라며 "성환이의 가치를 더 높이려면 '1번 타자로서 네가 갖고 있는 걸 더 펼칠 수 있어야 한다'고 얘기를 했다. 체력적으로 세이브를 시켜주는 건 상황에 따라 더 해줄 테니 할 수 있을 만큼만, 하던 대로만 하라고 말했다. 확률로 따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워낙 공도 잘 보고 출루율이 높은 선수라 성한이가 우리 팀에서는 가장 1번에 적합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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