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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원 12명으로 전국 3위 우뚝, '창단 5년 차' 구미대 자이언트 킬링 어떻게 가능했나

부원 12명으로 전국 3위 우뚝, '창단 5년 차' 구미대 자이언트 킬링 어떻게 가능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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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기자
구미대 학생들이 지난 15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25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 연세대와 4강전에서 야구부 11명의 유니폼을 걸어놓고 응원했다. /사진=구미대 입학처 제공
구미대 학생들이 지난 15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25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 연세대와 4강전에서 야구부 11명의 유니폼을 걸어놓고 응원했다. /사진=구미대 입학처 제공
구미대 선수단이 지난 15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25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 연세대와 4강전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구미대 입학처 제공
구미대 선수단이 지난 15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25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 연세대와 4강전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구미대 입학처 제공

창단 5년 차 구미대학교 야구부가 그야말로 기적을 연출했다. 총인원 12명, 그마저도 1명이 부상으로 조기 이탈한 상황에서도 전국대회 4강에 올라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구미대는 지난 15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25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 대학 야구 U-리그 왕중왕전 4강에서 연세대에 3-5로 역전패했다.


에이스 안성민(20)이 선발 투수로 나서서 5이닝 3피안타 5사사구(3볼넷 2몸에 맞는 공) 7탈삼진 3실점(1자책)으로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후속 투수들이 6개의 사사구를 내주고 타선도 총 4안타에 그치면서 구미대의 자이언트 킬링은 결승 문턱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이후 한일장신대가 16일 결승전에서 연세대를 꺾고 대학 야구 정상에 오르면서 구미대는 최종 3위를 확정했다.


이조차도 기대 이상의 결과였다. 2021년 4월 창단한 구미대는 3년 차까지 한 해 1승도 거두기 어려운 팀이었다. 하지만 삼성 라이온즈 출신 박영진(67) 전 대구 상원고 감독을 사령탑으로 초빙 후 조금씩 달라졌다. 부원 18명으로 지난해 5승(1무 11패)을 거뒀고, 올해는 학생들의 졸업으로 12명으로 시작했음에도 리그전에서 6승을 거두며 창단 처음으로 U-리그 왕중왕전에 출전했다.


이후 행보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새 역사였다. 에이스 안성민의 활약이 컸다. 안성민은 최고 시속 145㎞의 직구에 슬라이더가 주 무기로 커브와 체인지업을 섞어 경기 운영이 좋은 우완 투수다. 이번 왕중왕전 4경기에서도 23⅔이닝과 2승(1패)을 책임졌다. 지난 5일 청운대와 25강전에서 9이닝(140구) 5실점(4자책)으로 승리 투수가 됐고, 불과 3일 휴식 뒤인 9일 홍익대와 16강전에선 9이닝(131구) 2실점(1자책) 투구로 8강 진출을 이끌었다. 11일 8강 송원대전에서 ⅔이닝(10구) 무실점으로 쉬어간 뒤, 4강 연세대전에서는 5이닝(101구)을 책임졌다.


구미대 안성민이 지난 15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25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 연세대와 4강전에서 역투 후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구미대 입학처 제공
구미대 안성민이 지난 15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25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 연세대와 4강전에서 역투 후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구미대 입학처 제공
구미대 야구부가 2025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에서 창단 후 최고 성적인 3위에 입상했다. /사진=구미대 입학처 제공
구미대 야구부가 2025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에서 창단 후 최고 성적인 3위에 입상했다. /사진=구미대 입학처 제공

대회 직후 스타뉴스와 연락이 닿은 박영진 구미대 감독은 "지금까지 버텨준 우리 선수들에게 너무나 감사하다. 이 적은 인원으로 기 안 죽고 여기까지 온 것에 정말 고마운 한편, 감독으로서 선수들을 더 모으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투수가 없다 보니 (안)성민이가 우리 팀에 와서 많이 던졌다. 페이스 조절을 하느라 빠른 공을 못 던졌는데, 내년에 투수가 더 들어온다면 (전력투구로) 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선수"라고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9명이 필드에 나가는 팀 스포츠에서 선수 한 명의 힘으로 전국 4강이라는 결과가 나올 리는 만무하다. 2023년까지 구미대 사령탑은 빈번하게 교체됐고 3년간 고작 1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오랜 기간 고교야구 사령탑으로 재직했던 박영진 감독은 부임 후 선수들의 패배 의식을 걷어내는 데 힘썼다.


박영진 감독은 "동기부여가 없으면 훈련도 쉽지 않다. 실력은 나중 문제다. 스스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야 훈련도 효과가 있다. 다른 학교에서 경기를 못 뛰고 벤치에 있던 선수들이 있다 보니, 뒤에서 용기를 북돋아 주고 하면 된다는 걸 주입하려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뭉쳐보니 되는 걸 느꼈을 것이다. 전반기에 좋은 성적을 내고 선수들도 자신감이 생겼다. 마음가짐을 개조시키는 것이 가장 힘들었는데 (이번 대회 통해) 정말 보람을 느꼈다. 이번 대회 통해서도 한 고비를 넘겼으니 앞으로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구미대 응원단과 학생들이 지난 15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25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 연세대와 4강전에서 야구부를 응원하고 있다. /사진=구미대 입학처 제공
구미대 응원단과 학생들이 지난 15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25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 대학야구 U-리그 왕중왕전 연세대와 4강전에서 야구부를 응원하고 있다. /사진=구미대 입학처 제공

구미대 야구부의 선전에 학교와 지역 차원의 관심도 대폭 늘었다. 구미대 입학처 관계자에 따르면 학교 차원에서 응원하러 갈 학생들을 모집해 총 131명의 학생이 버스 3대에 나눠 새벽 6시에 구미에서 출발했다.


학교 차원에서도 야구부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대폭 늘었다는 후문. 또한 최근 구미시에 전용 야구장 3개가 생겨 이젠 오히려 선수가 없어 훈련을 못 하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여기에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등록금과 야구 관련 비용에도 학생들의 부담을 최소화해 훈련에만 집중하도록 하고 있다.


박영진 감독은 "팀을 보지 말고 야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봐줬으면 좋겠다. (강팀도) 프로에 1~2명 가는 현실에서 60~70명이 몰리는데, 결국 그중 1학년 20~25명은 4~5월에 그만둬버린다. 정말 안타까운 이야기"라면서 "학부모님들도 잘 생각해줬으면 한다. 자식이 마지막까지 풀타임으로 한 번 뛰어 제대로 자신의 기량을 확인하고 후회 없이 졸업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일단 경기에 나가야 자신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안상민은 "학교에서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지원을 많이 해주신다. 선수들도 본인에게 부족한 훈련을 자유롭게 운동에만 집중한다. 올해는 비록 12명이었지만, 누구 한 명 빠지지 않고 다 같이 뭉쳤다. 실책이 나와도 바로 옆에서 잘해보자고 북돋아 줬고, 그렇게 하나가 돼서 잘 할 수 있었다"면서 "지금 고3 학생들이 진로를 두고 많은 고민이 있을 텐데, 경기에 많이 뛸 수 있는 학교에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많은 경험을 해야 실력도 쌓이는데, 부원이 많은 곳으로 가면 그렇지 못하다. 또 그 적은 기회에 한 번 잘못해버리면 그 기회를 잡기 어려워진다. 꼭 강팀이 아니어도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활짝 웃었다.


구미대 선수단. /사진=구미대 입학처 제공
구미대 선수단. /사진=구미대 입학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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