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자유의 몸이다. FA(프리에이전트)가 된 박찬호(30)의 향후 거취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신답초-건대부중-장충고를 졸업한 박찬호는 지난 2014년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 전체 50순위로 KIA 타이거즈에 입단했다. 입단 계약금은 8000만원.
박찬호가 주전으로 본격 도약한 건 2019시즌이었다. 그해 133경기를 소화한 박찬호는 올 시즌까지 7시즌 연속 130경기 이상 소화했다.
박찬호는 최근 몇 년간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2023시즌에는 생애 첫 3할 타율에 성공했다. 130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1(452타수 136안타) 2루타 18개, 3루타 4개, 52타점 73득점 30도루 40볼넷 56삼진 장타율 0.378 출루율 0.356 OPS 0.734의 성적을 기록했다. 도루 부문 KBO 리그 전체 3위, 타율은 13위. 무엇보다 비록 수상에 실패했지만,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해 당시 수상자인 오지환(LG)을 축하해주는 품격을 보여줬다.
그리고 맞이한 2024시즌. 박찬호는 팀 우승과 함께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리그 전체에서 2번째, 유격수로 가장 많은 수비 이닝(1120⅓이닝)을 소화했다. 총 134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7(515타수 158안타) 5홈런 61타점 86득점 20도루, 출루율 0.363 장타율 0.386 OPS 0.749의 성적을 마크했다.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는 타율 0.318(22타수 7안타) OPS 0.830으로 맹활약하며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마침내 생애 첫 골든글러브의 영광도 품에 안았다. 여기에 포지션별 최고의 수비수를 선정하는 KBO 수비상도 2시즌 연속 수상했다.
비록 올 시즌에는 주춤한 게 사실이다. 팀 성적 하락과 함께 3할 타율 진입에도 실패한 박찬호다. 올 시즌 134경기에 출장해 타율 0.287(516타수 148안타) 5홈런, 2루타 18개, 3루타 2개, 42타점 75득점, 27도루(6실패) 62볼넷 69삼진, 장타율 0.359, 출루율 0.363, OPS 0.722의 성적을 냈다. 그래도 팀에 부상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꾸준하게 내야 한 자리를 지키며 내구성을 자랑했다.


이제 박찬호는 생애 첫 FA 자격을 얻는다. A등급이 유력하다. 올해 연봉은 4억 5000만원. A등급일 경우, 박찬호를 영입하는 구단은 '보상선수 1명(20인 보호선수 외)과 전년도 연봉 200%(9억원)' 또는 '전년도 연봉 300%(13억 5000만원)'를 원소속팀인 KIA에 지급해야 한다.
역시 관건은 현재 FA 시장 상황과 30세로 젊은 그의 미래 가치다. 우선 최근 4년간 종합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이하 스탯티즈 기준)을 계산해 대략 그의 몸값을 추정해볼 수도 있다.
올 시즌까지 박찬호의 최근 4시즌(2022~2025) WAR 합계는 15.18. 단순 계산으로 1시즌에 약 3.8승 정도를 팀에 더 안겼다는 계산이 나온다. 최근 KBO 리그 FA 계약 현황과 물가상승률까지 감안해 1WAR당 5~6억원의 추정 가격을 매긴다면, 약 75억원에서 90억원 사이에서 그의 몸값이 형성될 수 있다. 단 경쟁이 붙는다면, 100억원 이상의 계약이 현실화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박찬호의 몸값 기준점으로 같은 포지션의 심우준(한화)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심우준은 올 시즌을 앞두고 4년 50억원의 조건에 FA 계약을 맺고 한화로 이적했다. 다만 신구장 시대와 함께 성적이 절실했던 한화가 심우준 영입전에 참전했기에, 금액 상승이 이뤄질 수 있었다. 오지환도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다. KBO 리그 최고 유격수로 꼽히는 오지환(LG)은 2024시즌을 앞두고 6년 124억원에 달하는 대형 FA 계약을 체결했다.
유격수는 내야의 핵심 포지션이다. '센터 라인이 강해야 강팀'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 중심에는 유격수가 있다. 올해 KBO 리그 정규시즌 5위 안에 든 팀들은 모두 확실한 주전 유격수를 보유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1위 LG는 오지환, 2위 한화는 심우준(또는 하주석과 이도윤), 3위 SSG는 박성한, 4위 삼성은 이재현, 5위 NC는 김주원이 각각 유격수로 맹활약했다.
반면 나머지 구단들은 특출난 유격수 자원이 나오지 않으면서 고전한 게 사실이다. 업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유격수 포지션이 상대적으로 약한 두 팀 정도가 박찬호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물론 KIA 역시 박찬호가 꼭 필요한 자원이다. 과연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FA 최대어'로 꼽히는 박찬호가 어떤 대우를 받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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