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상 밖 변수에 류현진(38·한화 이글스)과 요니 치리노스(32·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1차전 등판이 불발됐다.
LG와 한화는 25일 오후 2시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1차전 선발로 각각 앤더스 톨허스트(29)와 문동주(22)를 예고했다.
LG 톨허스트는 지난 8월 3일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대신해 영입된 외국인 선수다. 시즌 중 합류했음에도 정규시즌 8경기 6승 2패 평균자책점 2.86, 44이닝 45탈삼진, 피안타율 0.238,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25를 기록했다. 한화를 상대로는 지난달 7일 대전에서 딱 한 경기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바 있다.
한화 문동주는 올해 정규시즌 24경기 11승 5패 평균자책점 4.02, 121이닝 135탈삼진, 피안타율 0.243, WHIP 1.18을 마크했다. LG 상대로는 좋지 않았다. 4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7.04를 기록했고, 가장 마지막 대결이었던 지난달 27일 대전 경기에서 ⅔이닝 6실점의 굴욕을 맛봤다.
톨허스트와 문동주의 1차전 선발은 예상할 수 있으면서도, 직전까지 100% 장담하긴 어려웠다. LG는 시즌 내내 치리노스가 1선발로 활약했고 한화에는 자타공인 LG 천적 류현진이 있었기 때문.
성적이 나쁜 것도 아니었다. 치리노스는 올해 정규시즌 30경기 13승 6패 평균자책점 3.31, 177이닝 137탈삼진을 기록했고, 한화에도 3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1.40으로 오히려 강했다. 메이저리그(ML) 경험만 봐도 치리노스가 20승 17패를 기록한 반면, 톨허스트는 빅리그조차 올라오지 못한 선수였다.
류현진은 말할 것도 없다. 그는 올해 정규시즌 26경기 9승 7패 평균자책점 3.23, 139⅓이닝 122탈삼진, LG에는 4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08을 기록했다. 통산 상대 전적도 42경기 24승 9패 평균자책점 2.23, 298⅔이닝 300탈삼진으로 천적 중의 천적이었다. 삼성 라이온즈와 지난 21일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등판해 4일 휴식을 했기에 등판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 바뀐 한국시리즈 홈 경기 편성 방식이 류현진과 치리노스의 1차전 등판을 불가능하게 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포스트시즌 시작을 알리면서 "한국시리즈 홈 경기 편성 방식이 변경됐다. 편성 방식은 2-3-2 방식으로 한다. 정규시즌 우승 구단 홈구장에서 1, 2, 6, 7차전을, 플레이오프 승리 구단 홈구장에서 3, 4, 5차전을 거행한다"고 밝혔다.
기존의 2-2-3 홈경기 일정과 다른 점은 4차전과 5차전 사이에 휴식일이 없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서 1차전 선발은 거의 필연적으로 4일 휴식 후 5차전에 등판하게 됐다.
사령탑은 만약 류현진과 치리노스가 1차전과 5차전 선발로 등판할 경우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기 어렵다고 봤다. 올해 류현진은 4일 휴식 후 3경기 평균자책점 4.20, 5일 휴식 후 12경기 평균자책점 3.96, 6일 이상 휴식 후 10경기 평균자책점 2.53으로 쉴수록 더 좋은 퍼포먼스를 냈다. 그리고 지난 PO 3차전에서도 4이닝 4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치리노스도 마찬가지다. 치리노스 역시 4일 휴식 후 4경기 평균자책점 4.87, 5일 휴식 후 평균자책점 2.85로 휴식일에 따라 퍼포먼스 차이가 극명했다. 또한 1~3회 피안타율 0.233, 4~6회 피안타율 0.265, 7~9회 피안타율 0.342로 던질수록 구위가 떨어지는 편이어서 스태미나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면서 LG 염경엽 감독과 한화 김경문 감독은 1차전 선발을 5차전까지 고려해 결정했다. 올해 독특한 규정이 최대 변수로 작용한 셈이다. 염 감독은 "지금 우리 선발 중 톨허스트가 가장 좋은 구위를 가지고 있다. 또한 좋은 스태미나를 갖고 있다. 올해 한국시리즈는 3~5차전이 3일 연속 이어져 있기 때문에 1차전 선발이 4일 로테이션을 돌아야 한다. 치리노스는 체력적인 부담이 있어 톨허스트가 훨씬 효과적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문동주가 포스트시즌에 와서 정말 자신감 있게 잘 던지고 있다. 날짜상으로도 문동주가 맞다고 생각해 결정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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