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김경문(67) 감독이 일부 팬들의 과도한 비난에 눈물을 보인 김서현(22)에게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김경문 감독은 30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릴 LG 트윈스와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을 앞두고 김서현을 두고 "현장 떠나 있다 오랜만에 왔는데 나도 놀랄 정도로 심한 말들을 선수들(김서현)에게 하더라. (김)서현이가 우는 건 못 봤는데 감독 못지않은 스트레스 받았다. 내가 품어줘야 할 것 같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전날(29일) 김서현은 한화가 1-2로 지고 있는 1사 1, 3루에 등판해 1⅔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한화의 7-3 역전승을 이끌었다. 폭투로 선행주자를 내보냈으나, 추가 실점 없이 막았고 9회에도 병살타를 끌어내 2006년 문동환 이후 한화 소속으로는 첫 한국시리즈 승리 투수가 됐다.
한화의 승리가 확정된 순간 더그아웃에서 지켜보는 김서현의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한동안 눈물을 훔치던 김서현은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을 향해 90도 인사로 고마움을 나타냈다.

김서현의 눈물은 3차전 이후에도 계속 회자됐다. 김서현은 3차전 종료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솔직히 랜더스전(10월 1일)이 시작이었다. 그때부터 자신감을 잃다 보니 야구장에서도 많이 위축되고 경기에서도 그랬다"라며 "랜더스 전부터 흔들림이 많았다. 안 좋은 일들도 있었는데 오랜만에 잘 막아냈다. 특히 9회에 막은 게 너무 오랜만이어서 눈물이 났다"고 했다.
김서현은 지난 1일 정규시즌 인천 SSG전에서 한화가 5-2로 앞선 9회말 2사에서 2점 홈런 2개를 맞고 패전 투수가 됐다. 그 여파가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 무대까지 이어졌고, 2경기 연속 실점하며 일부 팬들의 심한 욕설과 비난을 들었다.
SSG전 이후 김경문 감독은 "내가 6년 만에 현장으로 돌아와서 보니 팬분들 말씀이 (때론) 너무 과격한 말들이 많다. 팬들이 많이 늘어난 건 감사한 일이지만, 어떤 말은 너무 심하다는 생각도 든다. 감독이나 선수나 신은 아니다. 선수들이 열심히 하는 데 결과가 나쁘다 해서 너무 심한 말은 자제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한 바 있다.
이번에도 어린 제자의 눈물을 직접 보진 못했지만, 또 한 번 억장이 무너진 사령탑이다. 그 탓인지 김서현의 4차전 등판에 대한 질문에 노감독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김경문 감독은 "김서현은 오늘도 등판할 수 있다. 이번 시리즈가 올해 마지막이니까 만약 불펜에서 몸이 괜찮다면 3연투도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