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김상식 감독이 우승 직후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베트남 매체 베트남넷은 27일(한국시간) "김상식 감독이 제자 응우옌 딘박을 직접 등에 업고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으러 가는 모습을 보여 팬들을 즐겁게 했다"고 전했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26일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 2026 아세안컵 결승 2차전 홈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지난 22일 태국 원정으로 열린 결승 1차전에서 2-0 완승을 거뒀던 베트남은 1·2차전 합계 스코어 4-2로 '라이벌' 태국을 제압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 과정은 쉽지 않았다. 베트남은 결승 2차전에서 태국에 두 차례나 리드를 허용하며 흔들렸다. 하지만 강한 압박을 통해 상대의 자책골을 두 차례 끌어내며 동점을 만들었다. 1차전에서 확보한 두 골 차 우위를 끝까지 지킨 베트남은 디펜딩 챔피언의 자격으로 다시 정상에 섰다.
김 감독은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뒤 처음 출전한 2024년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고, 이번 대회까지 제패하며 아세안컵 2연패를 이끌었다. 베트남이 이 대회에서 2회 연속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8년과 2018년, 2024년에 이어 이번이 통산 네 번째 우승이다.
또 하나의 기록도 세웠다. 베트남은 태국과 비기면서 A매치 26경기 연속 무패(22승4무) 행진을 이어갔다.
김 감독과 베트남 축구가 최근 2년 동안 들어 올린 우승컵은 이번이 벌써 네 번째다. 김 감독은 베트남 A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함께 지휘하며 2024 아세안컵 우승을 시작으로 지난해 7월 아세안축구연맹(AFF) U-23 챔피언십, 같은 해 12월 동남아시안(SEA)게임 남자축구까지 석권했다.
여기에 2026 아세안컵까지 제패하면서 불과 2년 사이 각급 대표팀을 이끌고 네 차례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는 베트남 축구의 또 다른 주인공도 탄생했다. 바로 2004년생 젊은 공격수 딘박이다.
딘박은 이번 대회 7경기에서 5골 3도움을 기록하며 베트남의 우승을 이끌었다. 득점뿐 아니라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능력까지 보여주며 베트남 축구의 현재이자 미래로 떠올랐다.
이러한 활약을 인정받아 딘박은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대회 MVP에 선정됐다.

그러자 시상식에서 특별한 장면이 나왔다. 김 감독이 MVP를 받으러 가는 딘박을 직접 등에 업고 시상대로 향한 것이다. 예상하지 못한 김 감독의 행동에 현장에서도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베트남넷은 "결승전 이후 열린 시상식에서 김상식 감독이 딘박을 등에 업고 시상 구역으로 향하는 장면은 많은 감정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인 지도자의 친근한 행동은 이번 대회에서 폭발적인 활약을 펼친 젊은 공격수에게 보내는 특별한 인정이었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1976년생이다. 무려 28살차다. 아버지와 아들뻘에 가까운 나이 차이에도 김 감독은 제자를 직접 등에 업으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 장면을 지켜본 '한국 축구 레전드' 이운재 베트남 대표팀 코치도 흐믓한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 시작된 것이 아니다. 김 감독은 베트남 A대표팀뿐 아니라 연령별 대표팀까지 함께 지휘하며 젊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딘박 역시 김 감독 체제에서 A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을 오가며 꾸준히 핵심 자원으로 활약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김 감독과 함께 U-23 동남아선수권과 SEA게임 우승을 경험했고, 이번에는 성인대표팀에서 아세안컵 정상까지 함께 밟았다. 딘박은 여기에 대회 MVP까지 거머쥐며 김 감독의 믿음에 제대로 보답했다.

MVP 경쟁도 치열했다. 베트남의 응우옌 쑤언손 역시 이번 대회에서 5골을 넣으며 딘박과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특히 말레이시아와 준결승 2차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강력한 MVP 후보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대회 전체적인 활약에서는 딘박이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베트남넷은 딘박이 득점과 도움뿐 아니라 베트남의 공격 전개와 연계 플레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태국과 결승 1차전에서 나온 감각적인 플레이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딘박은 절묘한 힐패스로 하이롱의 선제골을 도우며 베트남의 공격에 힘을 보탰다.
베트남넷은 "이 골을 발판으로 베트남은 원정에서 2-0 완승을 거뒀다"면서 "결국 결승 2차전까지 리드를 지켜내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고 칭찬했다.
또 매체는 "딘박의 MVP 수상은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뛰어난 경기력에 대한 당연한 보상"이라며 "동시에 베트남 축구의 젊은 재능이 중요한 성장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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