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자원으로 많은 주목을 받던 공격수 김민수(20)가 스코틀랜드 명문 레인저스로 이적했다. 이례적인 수준의 이적료나 배정된 등번호는 구단이 그의 재능을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뜻인데, 공교롭게도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나 이민성 23세 이하(U23)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은 외면했던 재능이기도 하다.
김민수의 레인저스 이적은 지난 27일(한국시간) 공식화됐다. 앞서 꾸준하게 현지 언론들을 통해 이적설이 제기되다 이날 구단 공식 발표가 이뤄졌다. 계약 기간은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된 4년. 이적료는 무려 1000만 유로(약 162억원)다. 여기에 등번호는 일반적으로 각 구단 에이스를 상징하는 '10번'을 배정받았다. 2006년생인 김민수의 나이를 고려하면 이적료도, 그리고 등번호 배정까지도 눈에 띌 수밖에 없다. 그만큼 그에 대한 구단의 평가와 기대가 높다는 의미다.
스페인에서 꾸준하게 존재감을 보여준 덕분이다. 어린 시절 스페인 유학길에 오른 그는 지로나FC 유스팀에 입단한 뒤 빠르게 팀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다. 지로나 B팀 시절엔 1군을 오가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본선에 깜짝 출전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엔 스페인 2부 안도라FC로 임대 이적해 리그 40경기 6골·4도움을 기록했다. 스페인에서의 꾸준한 활약은 결국 스코틀랜드 명문 레인저스 이적으로 이어졌다.

이미 해외에서 더 주목하는 재능이기도 하다.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소(CIES)는 지난해 12월 유럽 5대리그 외 리그에서 뛰는 2006년 이후 출생 선수 100명의 유망주를 선정해 발표했는데, 김민수는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스페인 매체 폰도세군다도 최근 한국 축구 대표팀 손흥민(LAFC)의 후계자로 김민수를 콕 집어 지목하기도 했다.
다만 1000만 유로의 이적료로 레인저스의 새로운 등번호 10번을 배정받을 정도의 꾸준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김민수는 아직 연령별 대표를 포함해 대표팀 공식 경기 출전 기록이 전무하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그는 A대표팀은 물론이고 23세 이하(U23), 20세 이하(U20) 대표팀 소속 등으로도 출전한 기록이 없다.
지난해 라리가2 이달의 선수상 후보에 오르는 등 꾸준한 활약 덕분에 김민수는 홍명보호 승선 가능성 역시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소속팀에서 뚜렷한 활약을 하지 못하거나 제대로 출전조차 하지 못하는 다른 2선 자원들보다 오히려 컨디션이 좋은 김민수의 실험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홍명보 전 감독은 그러나 끝내 김민수를 외면했다. 단 한 번도 A대표팀에 부르지 않았다. 2026 아이치·나고야(일본) 아시안게임을 준비 중인 이민성 감독이 그나마 김민수 활용법을 찾으려 했으나 결국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서는 제외했다. 지난해 9월엔 소속팀 사정으로 소집 훈련이 불발됐고, 올해 3월 국내 소집 훈련에서 이민성 감독과 동행했으나 최종 엔트리 구상 과정에선 이 감독의 외면을 받았다.
이처럼 국내 지도자들의 외면에도 유럽 현지에서 꾸준한 활약으로 재능을 인정받은 그는 결국 '특급 대우' 속 스코틀랜드 명문에 합류하게 됐다. 홍명보 전 감독이 불명예 퇴진한 A대표팀은 조만간 임시 감독이 확정돼 발표될 예정이고, 이민성 감독 또한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U23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는 만큼 연령별 대표팀 사령탑 역시 변화가 이뤄지는 상황. 소속팀에서의 꾸준한 활약을 전제로, 그동안 태극마크와 인연이 닿지 않던 김민수의 국가대표 승선 가능성도 점점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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