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사상 첫 '동남아시아 월드컵 2연패'라는 새 역사를 쓴 김상식(49) 감독이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김상식 감독은 28일 오후 국내 취재진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하루만 왕의 남자를 하겠다. 초심을 잃지 않고 다음 도전을 준비하겠다"며 "현대컵 2연패를 달성해 너무 기쁘다. 두 달 넘게 팀과 나를 믿어준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고맙고, 경기장을 메우고 베트남 전역에서 응원해 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지난 26일 열린 현대컵 결승 2차전에서 태국과 2-2로 비기며 1·2차전 합계 4-2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996년 대회 창설 이래 베트남의 사상 첫 2회 연속 우승이자, 박항서 전 감독도 이루지 못했던 대업이다. 이번 대회 우승을 포함해 베트남은 파죽의 26경기 연속 무패(22승 4무) 행진을 질주 중이다.
김 감독은 무패행진 비결에 대해 "26경기 무패를 달리고 있지만 늘 도전자 입장"이라며 "특별한 비법보다는 선수의 몸 상태와 기량, 전술 수행 능력을 면밀히 관찰하는 것이 핵심이다. 축구는 선수와 전술, 상대가 늘 변하기 때문에 변화에 맞춰 순발력 있게 대처하는 리더십과 명확한 방향성, 쉬운 소통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우승 직후 시상식에서 제자 응우옌 딘박을 직접 업어준 장면에 대해서는 "사전에 계획된 세리머니는 아니었다"며 "딘박은 동티모르전 해트트릭 후 자만심이 보였고, 팀을 하나로 묶기 위해 싱가포르와 2차전 전반에 교체하는 힘든 결정을 내렸다. 선수 본인은 불만이 있었겠지만 묵묵히 참고 이겨내 자랑스럽고 고마운 마음에 업어줬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거리마다 펄럭인 태극기와 교민 사회의 반응을 두고는 "박항서 감독님께서 베트남 축구와 문화 발전을 이끌어 주신 덕분에 나 역시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며 "현지 1만여 개 한국 기업 관계자분들이 축구 이야기를 나누며 분위기가 밝아지고 일하기 수월해졌다는 말을 들을 때 큰 보람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의 시선은 이제 더 높은 곳을 향한다. 목표를 묻자 김 감독은 "선수 시절 월드컵을 경험해 봤지만, 지도자로서도 언젠가 큰 무대에서 세계적인 감독들과 지략 대결을 펼치고 싶다"며 "우승 세리머니 당시 지안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도 격려해 주셨는데, 베트남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팀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성인 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총괄하는 김 감독은 9월부터 바쁜 행보를 이어간다. 9월 2026 나고야·아이치 아시안게임에는 다른 지도자가 U23 대표팀을 이끌고 출전한다. 김 감독은 성인 대표팀을 지휘해 9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FIFA 아세안컵(파키스탄·태국·필리핀 조)에 나선다. 이어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에서는 조국 대한민국과 맞대결도 예정돼 있다.
한국과의 맞대결에 대해 김 감독은 "어느 팀을 만나든 도전자 입장이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한국 대표팀이 지난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도 크다. 절치부심해서 아시안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길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무더운 날씨에 한국축구를 위해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껌언(감사합니다)"이라고 유쾌한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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