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년 만에 한국 KBO 리그 입성을 눈앞에 둔 최지만(35·울산 웨일즈)이 미국 직행 유망주들의 KBO 복귀 2년 유예 규정에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최지만은 최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신인드래프트를 앞둔 소감으로 "묘하다. 너무 행복한 일인 것 같다. 메이저리그에 있을 때도 한국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설렘을 드러냈다.
고교 졸업 후 해외로 직행해 성공을 거둔 몇 안 되는 선수 중 하나가 최지만이다. 그는 동산고 졸업 후 2009년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으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했다. 긴 마이너리그 생활 끝에 2016년 LA 에인절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7개 구단을 거쳐 빅리그 통산 525경기 타율 0.234, 67홈런 238타점, OPS 0.764의 기록을 남겼다.
오랜 기다림 끝에 2027 신인드래프트 참가 자격을 얻은 최지만은 9월 1일 경기도 고양 국가대표 야구훈련장에서 열릴 트라이아웃에 참가한다. 최지만의 한국 복귀가 현실화되면서 해외파 복귀 2년 유예 규정이 다시 화두에 올랐다. 실제로 올해만 6명의 유망주가 미국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가장 먼저 광주일고 우완 박찬민(18·120만 5000달러)이 필라델피아 필리스행으로 스타트를 끊었다.
뒤이어 덕수고 유격수 엄준상(18·150만 달러)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청담고 외야수 신희주(18·계약금 미공개)가 밀워키 브루어스, 서울컨벤션고 유격수 남현우(18·60만 달러)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로 향했다. 여기에 장충고 우완 권시우(18)가 토론토 블루제이스, 라온고 투·타 겸업 조성철(18)이 뉴욕 양키스와 막바지 협상 중에 있다.

MLB 구단들이 계약금을 높이고 연봉과 주거 지원, 시설과 이동 등 마이너리그 환경까지 개선하면서 미국행의 불확실성은 예전보다 준 것이 주된 이유다. 과거에는 미국행 실패가 곧 선수 생활의 위기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지만, 이제는 체계적인 육성 프로그램과 더 나은 환경까지 함께 제시된다.
또한 올해는 12월 열릴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MLBPA)의 단체협약(CBA)으로 인한 국제 유망주 드래프트 신설 이슈와 중·남미, 대만 등 유망주 수준이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는 점이 겹쳐 한국 유망주들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입장에서는 고민이다. 유망주 풀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상위권 선수 한두 명만 미국으로 향해도 신인드래프트 판도가 흔들린다. 그러나 이제는 해외 도전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보다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 다시 한국야구에 기여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사자인 최지만 역시 조심스럽게 의견을 냈다. 그는 "해외에 갔다 돌아오면 2년 동안 뛰지 못하는 규정이 있는데 나는 그걸 반대하지 않는다. 완전히 없애는 건 나도 반대한다"면서도 "조금은 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행 KBO 규약 제107조 '외국진출선수에 대한 특례'에 따르면 외국 프로구단과 계약한 선수는 계약 종료 후 2년 동안 KBO 소속 구단과 선수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 지도자로도 7년 동안 KBO 구단과 감독 및 코치 계약을 맺을 수 없다.

자국 리그를 보호하고 무분별한 유망주 유출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규정이다. 최지만도 취지 자체는 인정했다. 다만 해외 도전을 이어가다 복귀를 결정할 무렵이면 이미 20대 중후반에 접어든 경우가 많고, 다시 2년을 쉬면 선수의 전성기를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최지만은 "그 나이가 어떻게 보면 27살 이후가 될 텐데 선수로서는 가장 전성기일 수 있는 시기에 쉬는 것"이라며 "물론 해외 진출은 선수들이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뭐라고 할 수는 없다. 그래도 어느 정도 개선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KBO 리그 시장도 달라졌다. 2년 연속 1000만 관중 시대를 열면서 국내 프로야구 자체의 경쟁력은 과거보다 커졌다. 실제로 MLB 구단의 적극적인 제안을 받고도 KBO 잔류를 선택하는 최상위 유망주들도 적지 않다. 실제로 투·타 겸업 부산고 하현승(18), 서울고 김지우(18), 서울디자인고 좌완 박근서(18), 인창고 우완 윤예성(18), 부산공고 우완 곽도현(18) 등도 빅리그의 관심에도 한국 잔류를 선택했다.
때문에 현장에서는 20여 년 전의 '유망주 유출 방지' 논리만으로 지금의 해외파 규정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지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최지만 역시 자신보다 후배들을 먼저 이야기했다.
그는 "KBO에서 어느 정도 개선해준다면 마이너리그에 있는 선수들도 '아니다' 싶을 때 과감하게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다. 나부터 적용해달라는 말이 아니다. 나는 지금 제도를 따르더라도, 후배들은 조금 다른 방향으로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핵심은 해외에서 쌓은 경험을 한국야구의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느냐다. 한국야구는 외국인 선수와 지도자를 데려와 선진 시스템을 배우면서도 정작 직접 해외에서 경험을 쌓은 한국 선수와 지도자의 복귀에는 높은 문턱을 두고 있다.
한 고교 감독은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 외국인 선수와 지도자는 데려오면서 직접 해외에서 배운 우리 선수들이 뛰고 가르칠 기회를 막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짚었다.
최지만도 "해외에서 경험한 선수들이 한국에 돌아와 그 경험을 활용한다면 도움이 됐으면 됐지 안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선수들이 은퇴한 뒤 해외 연수를 가는 것처럼, 반대로 해외 경험을 가진 우리 선수들이 돌아오는 것도 한국 프로야구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유망주의 해외 도전을 막는 것만으로 한국야구의 미래를 지킬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이제는 떠난 선수가 무엇을 배워 돌아왔고, 그 경험을 한국야구가 어떻게 다시 활용할 것인지까지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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