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려웠으면 안 갔을 겁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계약을 눈앞에 둔 서울컨벤션고 내야수 남현우(18)가 아직 가지 않은 길을 두려워하기보다 직접 부딪혀보는 쪽을 택했다.
스타뉴스 취재 결과 남현우는 최근 MLB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입단을 결정했다. 계약 규모는 총액 60만 달러(약 8억 원) 규모로 통역과 숙소, 식사와 장비 등 미국 생활에 필요한 부분도 디트로이트가 전폭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빠르면 9월 말 피지컬 테스트와 계약을 마무리 짓기 위해 미국으로 향한다.
남현우는 서울컨벤션고 입학 후 1학년 때부터 정규 경기에 출전해 3년간 53경기 타율 0.345(165타수 57안타), 30타점 41득점 25도루, 출루율 0.454, 장타율 0.455, OPS 0.909를 기록했다. 키 185㎝, 몸무게 83㎏의 탄탄한 체격과 빠른 발, 역동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오는 9월 열릴 2027 KBO 신인드래프트에서도 3라운드 이내 상위 지명 후보로 평가받았다. 그 성과를 인정받아 정윤진 덕수고 감독이 이끄는 제14회 아시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18세 이하)에 출전할 한국 청소년 야구 대표팀에도 발탁됐다.
그럼에도 남현우는 익숙한 길 대신 미국을 택했다. 남현우는 27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대표팀 훈련을 마치고 스타뉴스와 만나 "계약 금액 때문에 미국에 가는 건 아니다. 사람들이 '저 돈을 받고 왜 가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도전하는 인생을 살고 싶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대구에서 나고 자란 남현우는 고교 진학을 앞두고 서울행을 택했을 때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남현우는 "서울에 올 때도 주변에서 '대구에도 좋은 학교가 있는데 왜 서울에 가느냐?'며 좋은 시선만 있던 게 아니었다"라며 "나는 야구가 좋아서 시작했다. 다른 것들을 신경 쓰기보다 미국에 가서 야구를 많이 하고 배우고 싶다. 좋은 경험을 쌓으면서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유격수로 키워주겠다는 디트로이트의 구체적인 육성 방향도 마음을 움직였다. 남현우는 "한국에서는 유격수로 못 뛸 수도 있지만, 디트로이트는 7년 안에 메이저리그에 올라간다는 목표로 체계적인 계획을 세웠다고 했다"라며 "신체 조건이나 전반적인 툴이 좋다고 평가해주셨다. 시설이나 지원도 좋고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니까 거기서 부딪혀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유격수는 남현우에게 단순한 포지션 이상의 의미가 있다. 남현우는 유치원 때부터 대구 시민야구장으로 매일같이 출근했던 삼린이(삼성 라이온즈+어린이 팬)였다. 대구 삼성 라이온즈 리틀 야구단에서 포수로 야구를 시작했지만, 내야 여러 포지션을 거쳐 중학교부터 본격적으로 유격수를 맡았다.
남현우는 "유격수에게 '그라운드의 총사령관'이라는 말이 있지 않나. 나는 책임감 있는 모습을 좋아한다. 팀에서도 주장을 맡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유격수가 매력적"이라며 "방망이는 업다운이 있을 수 있지만, 수비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실수했다면 내가 못한 것이다. 계속 연습하면 충분히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수비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플레이 스타일부터 당차다. 한국에서는 김주원(24· NC 다이노스), 미국에서는 바비 위트 주니어(26·캔자스시티 로열스)를 롤모델로 꼽았다. 디트로이트로 진로를 정한 뒤에는 유격수 케빈 맥고니글(22) 선수의 플레이를 많이 보고 있다.
남현우는 "야구 센스도 있고 발도 빠른 편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야구하는 스타일이 부드럽고 예쁘진 않다"라고 웃으며 "이왕 예쁘지 않을 거라면 아예 거친 면으로 밀어붙이자는 생각이다. 전력 질주하고 파이팅을 크게 내는 데서는 누구에게도 밀리고 싶지 않다. 위트 주니어도 거칠고 강하게 플레이하는 점이 매력 있어 좋아한다"고 전했다.
미국 도전 역시 같은 마음이다. 메이저리그에 올라가지 못하면 자신의 선택이 실패가 되는 것 아니냐는 시선에도 담담하다. 영어도 아직 능숙하지 않고 가족도 동행하지 않는다. 낯선 환경에서 홀로 시작해야 한다. 그래도 컨벤션고 주장의 대답은 간단했다.
남현우는 "영어는 공부하면 된다. 나는 메이저리그에 못 올라간다고 해서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거기서 충분히 좋은 경험을 쌓고 직접 부딪혀보고 싶다"고 답했다.
일단은 꿈에 그리던 대표팀에서 친구들과 함께 아시아 정상을 목표로 한다. 고교 입학 당시 세운 목표 중 하나가 태극마크였다. 남현우는 "고등학생이 되면서 '무조건 청소년대표팀에 뽑히겠다'고 다짐했다. 이렇게 발탁돼 정말 감사하고 영광스럽다"라며 "전국에서 가장 야구를 잘하는 친구들이 모인 곳이니까 여기서도 밀리지 않으려고 죽기 살기로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안타 하나를 쳐도 전력 질주하고, 수비에서도 파이팅을 크게 내면서 '남현우가 제일 열심히 하고 눈에 띄게 야구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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