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래프트 지명 순번을 앞당기기 위해 일부러 지는 야구는 없다. '단장 출신'이기도 한 이숭용(55) SSG 랜더스 감독이 잔여 시즌 '탱킹' 논란에 대해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지난 시즌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던 SSG는 이번 시즌 초반을 제외하면 줄곧 하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새 외국인 투수 페드로 아빌라의 합류 이후 반전의 기류가 뚜렷하다. 전반기 내내 사령탑의 머리를 아프게 했던 선발 마운드가 안정을 찾으면서 경기력이 눈에 띄게 살아났다.
급기야 SSG는 2일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서 9-6으로 잡으면서 9위에서 8위로 올라섰다. 어느덧 7위 롯데 자이언츠와 1경기 차이로 따라붙었다. 7위까지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더구나 SSG는 최근 10경기에서 6승 3패 1무로 전력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묘한 딜레마가 생긴다. 사실상 가을야구 진출이 어려워졌기에 다음 시즌 신인 드래프트 상위 지명권을 확보하기 위해 차라리 9위에 머무는 것이 실리적이라는 시선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숭용 감독 역시 내년 시즌 밑그림을 그리며 잔여 경기를 젊은 선수들의 테스트 무대로 삼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숭용 감독의 사전엔 '의도된 패배'란 없었다. 2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드래프트 순번을 의식한 경기 운영 가능성을 묻자 망설임 없이 고개를 저었다.
이 감독은 "거기(지명권 순서)에 맞춰서 경기를 할 수는 없다.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 드래프트 픽 순번 때문에 지거나 그러진 않을 것"이라며 "나도 단장을 해봤지만, 그건 현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드래프트 지명권은 프런트의 영역"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현장에 있는 감독이나 코칭스태프, 선수들은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팬분들과 언론, 매스컴 모두 다 지켜보고 있는데 그걸 모르겠나. 일부러 지는 것은 프로가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물론 지금의 순위 경쟁 자체에 일희일비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이 감독은 "순위를 보고 달리기에는 우리는 이미 너무 멀리 왔다. 지금은 내년을 준비하며 여러 가지를 테스트하는 상황"이라면서도 "그래도 이기면 좋다. 선수들은 이기려고 경기를 뛰는 것이다. 이길 수 있는 상황이 오면 필승조도 다 투입하고 있다"며 경기에 임하는 자세를 재차 강조했다.
역설적이게도 최근 선발 투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호투하면서 타이트한 접전이 이어지자, 계획했던 '여유로운 테스트'에 대한 타이밍을 잡기 어렵다는 고민도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선발들이 워낙 잘 던져주니 어린 투수나 야수들을 편한 상황에 내보내 경험을 쌓아줄 타이밍이 잘 안 나온다"며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로 정준재가 빠지면 안재연을 적극 기용하고, (또 다른 내야수) 김요셉이라는 친구도 3루수로 시험해보는 등 남은 기간 계획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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