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때는 웃어넘겼던 '사탕'이었지만, 지금은 달랐다. 선수를 감싸기로 유명했던 애런 분(53) 뉴욕 양키스 감독이 자신의 남은 임기를 보장 받은 직후 열린 첫 공식 석상에서 칼을 빼 들었다. 대상은 이번 겨울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재즈 치좀 주니어(28)다.
양키스 소식을 주로 다루는 미국 매체 '양크스 고 야드(Yanks Go Yard)' 등에 따르면, 분 감독은 22일(한국시간) 2027시즌까지 임기를 보장받으며 유임이 확정된 직후 열린 시즌 결산 공식 기자회견에서 라커룸 분위기를 설명하던 도중 치좀 주니어의 이른바 '6월 막대사탕 사건'에 관한 질문을 받자 이례적으로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치좀 주니어는 지난 6월 경기 도중 막대사탕을 입에 문 채 수비에 나서 거센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분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당시에도 실시간으로 답했다. 내가 불쾌해했다는 건 다들 알고 있지 않나. 당연히 거슬렸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내가 그 자리에서 문제를 지적했던 일 중 하나"라면서 "세상에 완벽한 라커룸은 없지만, 우리는 괜찮은 선수 자원들을 많이 갖고 있었다. 물론 개별적인 문제들이 돌출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바로잡으려 애썼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분 감독의 기류는 사건 직후와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지난 6월 당시 치좀 주니어는 논란 속에서도 "야구는 어린아이들의 게임이고 난 즐길 뿐이다. 보기 안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당당한 태도를 고수했다. 분 감독 역시 사건 직후엔 "경기 도중엔 몰랐다. 정말 화가 났다"며 격노했으나, 다음 날 치좀 주니어가 결정적인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자 "우리 '사탕 소년'이 해냈다"며 농담 섞인 태도로 감싸 안았다. 팬들 역시 "홈런만 치면 사탕을 먹어도 무죄"라며 단순 해프닝으로 넘기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시즌이 끝나자 사령탑의 인내심도 밑천을 드러냈다. 평소 납득하기 어려운 본헤드 플레이나 부진 앞에서도 선수를 끝까지 옹호하던 분 감독이었지만, 이번만큼은 '개성'이나 '해프닝'으로 치부하지 않았다. 거친 표현 뒤에 치좀 주니어를 팀 케미를 해치는 '어울리지 않는 선수'로 사실상 낙인찍은 것이다. 분 감독이 중도 경질 가능성에도 구단으로부터 2027시즌까지 임기를 보장받은 직후 나온 발언인 만큼 무게감도 남다르다는 평가다.
치좀 주니어는 이번 겨울 대형 FA 계약을 노리고 비시즌 '50홈런-50도루'를 호언장담했다. 특히 간판타자 에런 저지가 부상으로 장기 이탈했던 이번 시즌 치좀 주니어는 중요한 역할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현실은 낙제점이었다. 치좀 주니어는 타율 0.231, OPS(출루율+장타율) 0.711이라는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에 그쳤고, 부상까지 겹치며 정규시즌 반등의 기회를 날렸다. 벼랑 끝에서 맞이한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2차전에서는 결정적인 송구 실책을 범한 뒤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 팬들의 공분을 샀다. 가을야구 탈락 직후에는 베테랑 내야수 앤서니 리조(37)마저 그를 향해 거센 비판을 쏟아내며 클럽하우스 내부의 신뢰마저 완전히 바닥났음을 알렸다.
사탕을 물고 뛴 불성실한 태도, 가을야구를 그르친 수비 실책, 라커룸 리더들의 싸늘한 시선에 이어 사령탑의 뒤늦은 작심 저격까지 더해졌다. 2027시즌에도 함께하는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 역시 감독과 핵심 선수들의 뜻을 거스르면서까지 그를 붙잡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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