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수 나화신 이기적 정나미..이게 사람이름이야?

오현경 주연 '조강지처클럽' 작명법 눈길

김태은 기자 / 입력 : 2007.09.1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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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제조기' 문영남 작가의 작명법이 신작에서도 다시 한번 빛을 발할 예정이다.

오현경이 10년만의 컴백작으로 화제를 모은 SBS 특별기획 '조강지처클럽'에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에 걸맞는 이름을 선보인다.


친구이자 시누이 올케 사이인 두 명의 조강지처가 각각 배우자의 배신을 알고 조강지처클럽을 결성해 복수한다는 내용의 이 드라마에서 김혜선은 한복수, 오현경은 나화신 역할을 맡았다. 두 이름을 합하면 이른바 '복수의 화신'.

여기에 기러기 아빠의 슬픈 자화상을 그리게 될 손현주가 맡은 배역명은 길억. 그야말로 '기러기'를 연상시키는 이름이다. 길억은 아내와 자식에게 돈버는 기계로 전락했다가 뒤늦게라도 올바른 가정을 만들어가면서 복수 아닌 복수를 시행한다.

첫사랑인 정나미(변정민 분)와 재회하며 불륜에 빠져드는 한복수의 남편의 이름은 이기적(오대규 분). 개천에서 용난 의사인 그는 그야말로 아내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이기적'인 인물이다. 한복수의 오빠이자 나화신의 남편의 이름은 한원수(안내상 분)로, 연상의 유부녀인 모지란(김희정 분)과 눈이 맞아 '원수'라는 이름값을 제대로하는 인물이다.


한때의 욕정을 사랑이라 착각해 가정까지 버리고 한원수와 살림을 차리는 '모지란'이나, 사랑했던 남자 이기적을 배신하고 조건만 보고 길억과 결혼했다가 의사가된 이기적과 불륜을 시작하는 '정나미'나 모자라고 정나미 떨어지는 느낌이 드는 절묘한 명칭이다.

중견연기자 김해숙은 전형적인 조강지처로 뒤늦게 젊어서 가정을 버린 남편이 뒤늦게 하반신 마비가 돼 돌아오자 응징하는 안양순 역을 맡았다. 한복수의 어머니이자 나화신의 시어머니다. 어질고 순하다는 뜻의 '양순'에 '안'이라는 접두사가 붙어 그의 성격 변화를 암시한다.

한진희가 안양순의 '한심한' 남편 한심한 역을 맡았다. 가부장적 사고에 젖어 조강지처를 '쌩'고생 시키고 바람나 두집 살림하다가, 뒤늦게 늙고 병들어 본처와 작은댁 모두에게 구박을 받는 처지가 된다.

이미영이 작은댁 복분자 역으로 가세한다. 복분자주를 연상시키는 이름대로 '물장사'를 하는 복분자는 첩살이만 하다가 조강지처에게 돌아간 남자 때문에 나름 상처를 받은 인물이다. 본처 안양순과 술을 마시며 얽힌 감정을 풀고 의기투합해 형님동생하면서 한집 살림까지 하게 된다.

또 한 명의 문영남 사단인 중견연기자 박인환은 이기적의 아버지 이화상 역을 맡아 속된말로 '화상'다운 일만 벌인다. 아들자랑에 입에 병이 날 지경이면서도 며느리 한복수는 종처럼 부리는 인간이다. 그와중에 새장가를 들 '꿍심'까지 지니고 있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할 예정이다.

여기에 신인탤런트 이준혁과 유하나가 복수의 남동생 한선수와 그의 여자친구 최현실 역으로 등장한다. 한선수는 이름과 달리 아버지, 형과 달리 보수적이고 가족을 많이 챙기는 역설적 작명이다. 최현실은 불행의 싹은 처음부터 잘라버리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현실'적인 신세대 아가씨다.

내놓는 작품마다 히트시켜 '시청률제조기'라는 별명을 지난 문영남 작가는 전작인 KBS2 '소문난 칠공주'에서는 나덕칠, 나설칠, 나미칠, 나종칠 등, '장미빛인생'에서는 맹순이, 반성문, 반성해 등, '애정의 조건'에서는 노마진, 노광택, 모범수, 진정한 등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이름을 붙여 재미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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