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나 존스, 강철중..아날로그 영웅의 귀환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8.05.2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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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만 관객 돌파를 바라보는 '아이언맨'이 휩쓸고 간 자리. 신작 영화들이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극장가가 잠시 주춤하다. 그 가운데 압도적인 예매율을 기록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가 바로 '인디아나 존스4-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이다.

해리슨 포드와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제작자 조지 루카스가 19년만에 의기투합한 '인디아나 존스4'는 61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되기 전부터 이미 뜨거운 관심을 불러모았다. 195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 탓일까? 베일을 벗은 '인디아나 존스4'는 이른바 '아날로그 영웅'의 대표격으로 더욱 관심을 집중시킨다. 극장가를 휩쓸었던 디지털 히어로들, 특히 올봄 최고 흥행작인 디지털 영웅 '아이언맨'과 지극히 대조적이다.


아이언맨은 첨단 과학과 이를 뒷받침하는 자본의 힘으로 탄생한 슈퍼히어로다. 세계 최고의 군수업체 사장이자 과학 천재인 주인공 토니 스타크가 스스로 만든 갑옷을 입고 아이언맨이 된다. 반면 인디아나 존스의 힘은 고대 언어를 아우르는 인문학적 소양과 순간순간 발휘되는 기지에서 나온다. 고고학 시간강사인 인디아나 존스는 수수께끼같은 고대 문명의 암호를 척척 풀어내는 직관과 직감으로 온갖 역경을 이겨낸다.

최첨단 신소재와 과학기술이 쓰인 아이언맨의 갑옷은 인디아나 존스에 이르러 특수기능이라고는 전혀 없는 허름한 재킷과 중절모로 바뀌었다. 오죽하면 총 한번 휘두르는 일 없이, 잘 드는 잭나이프 한 자루와 착착 감기는 채찍 하나로 아마존의 오지를 누빌까. 물론 이같은 전개는 귀에 익숙한 존 윌리엄스의 배경음악이 흘러나오는 초반부터 예상했던 바다. 전자기타의 굉음이 울리는 '아이언맨'보다 느리지만 흥겹고, 구식이지만 푸근하다.

어디 '아이언맨' 뿐이랴. '스파이더맨'과 '배트맨', '트랜스포머'까지 지구를 구하고 도시를 지켰던 그간의 슈퍼히어로들은 저마다 번쩍이는 섬광과 가공할 신무기, 육중한 쇠뭉치를 자랑하기 바빴다. 영웅들도 그 적수들도 파괴력은 점점 더해갔지만, 그만큼 보통 사람들과의 거리도 멀어진 게 사실. 슈퍼개미도 없고, 영웅놀이에 쓸 거금도 없는 일반 관객을 향해 "고고학자가 되려면 밖으로 나가라"고 다독이는 아날로그 영웅 인디아나 존스의 충고는 그래서 더 흐뭇하다.


같은 맥락에서 돌아온 '강철중, 공공의 적 1-1' 역시 비슷한 향수와 친근감을 불러일으킨다. 과학수사는 간 데 없고, 감과 깡으로 밀어부치는 악바리 형사 강철중은 한국신 아날로그 경찰 영웅의 대표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2002년 '공공의 적' 이후 6년만에, 단정한 수트를 갖춰입었던 엘리트 검사를 건너뛰고 다시 1편의 강력반 형사가 된 설경구도 반갑다. 거듭된 외화 공세에 지친 영화 팬들은 "형한테 지금까지 맞은 애들이∼"로 시작되는 강철중의 걸쭉한 으름장을 자막없이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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