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 아빠 공유 vs 좀비 잡는 마동석 '매력대결'②

[★리포트]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6.07.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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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부산행' 이미지컷


여름 블록버스터 대전의 문을 여는 '부산행'.(감독 연상호·제작 영화사 레드피터).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한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서울역을 출발한 부산행 KTX에 오른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재난영화다. 생존이 걸린 위기를 맞은 사람들은 스스로를, 혹은 사랑하는 이를 지키려 싸운다. 절체절명의 순간, 그 사람의 진정한 면모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배우 공유와 마동석은 지켜야 할 누군가와 함께 열차에 오른 남자들이 돼 처절한 생존기를 이끈다. 상반된 매력을 발산하는 공유와 마동석은 '부산행'을 봐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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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 사진='부산행' 스틸컷



공유는 주인공 석우 역을 맡았다. 말끔한 양복이 어울리는 잘 나가는 펀드매니저다. 하지만 집에선 남편 노릇도, 아빠 역할도 못 해 가족과 소원해진 처지다. 어린 딸은 별거 중인 아내만 찾고, 이 와중에 딸의 생일선물도 제대로 못 챙긴 그는 엄마가 보고 싶다는 딸과 부산행 KTX에 오른다. 좀비의 습격을 마주한 그의 모습은 여느 악당과 다르지 않다. 딸과 함께 저만 빠져나갈 궁리를 하느라 남들은 뒷전이고, 정보도 나누지 않는다. 하지만 기차가 부산을 향해 달리는 몇 시간, 그는 조금씩 변화해간다. 공감대라곤 하나 없던 아빠와 딸은 어느덧 세상 둘도 없는 사이가 되어 간다. 나만 알던 석우 또한 달라져 간다.

'부산행'의 공유는 좀비의 습격이란 흥미진진한 콘셉트로 승부하는 여름 대작 속 드라마를 책임지는 축이다. 동시에 전형성의 부담을 지닌 캐릭터로 공감을 얻어야 한다. 둘 모두 쉽지 않은 과제지만, 공유는 영화의 끝과 마지막 완전히 달라진 얼굴을 드러내며 결국엔 딸 김수안과 함께 관객의 마음을 모조리 흔들어 놓는다. 전작 '남과 여'에서 이미 아버지로 등장한 바 있지만, 이렇게 절절한 부성애를 보여주는 공유의 모습은 뜻밖이다. 로코물 주연을 도맡던 달콤한 로맨틱가이는 어디갔나 싶다. '용위자'의 초인적 액션 히어로도 없다. 어깨에 힘주려 애쓴 흔적도 없다. 공유가 그린 건 위협 앞에 나약해지고, 때론 이기적이기도 한, 하지만 소중한 한 사람을 그저 지키고 싶은 보통의 아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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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 / 사진='부산행' 스틸컷



KTX가 출발하고서야 승객으로 불쑥 등장하는 마동석은 칸영화제에서 먼저 발각되고 만 '부산행'의 히든카드다. 그는 임신한 아내와 함께 부산행 열차에 오른 상화 역을 맡았다. 한눈에도 험상궂은 외모에 우락부락한 근육을 겸비한 상남자. 그러나 아내가 들어간 화장실 문 앞에서 노심초사하는가 하면, 찰싹 한 대 맞고서도 배시시 웃는 반전의 캐릭터다. 직업도, 전력도 모르지만 이쯤 하면 다른 설명도 필요 없다. 사람들과 좀비가 맨몸으로 맞붙는 액션신에선 이 남자의 진짜 면모가 제대로 발휘된다. 맨손으로 좀비들을 때려잡는 전에 없던 액션은 시원한 볼거리, 통쾌한 재미를 동시에 선사한다. 칸영화제 상영 당시엔 그가 주먹을 휘두를 때마다 박수가 터져 나왔을 정도다.

마동석에게 상화는 그간의 캐릭터를 집대성한 맞춤옷이나 다름없다. 포기란 없는 강인하고 우직한 남자로 근육질 액션스타의 면모를 마음껏 발휘하면서, 내 여자에게만은 한없이 다정다감한 미소를 지으며 '마요미' '마쁜이' '마블리'의 사랑스러운 매력을 십분 활용한다. 아내 정유미와의 러브라인은 살짝살짝 나와도 애틋하다. 덕분에 호기로운 액션신에도 감정이 듬뿍 실린다. 절로 그를 응원하게 된다. 부산행'의 마동석은 여러 모로 강력하다. 그는 액션, 코미디, 드라마, 멜로까지, 뭘 해도 되는 배우란 걸 재차 입증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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