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어벤져스2'에 속은 韓..'블랙팬서'는 다를까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7.02.0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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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팬서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영화 '블랙팬서' 촬영팀이 한국에 온다. 지난 1일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와 부산 영상위원회는 공식입장을 내고 '블랙팬서'의 한국 촬영 소식을 전했다.

월트디즈니코리아 측은 마블 스튜디오의 2018년 첫 번째 개봉작 '블랙 팬서' 한국 로케이션 확정 소식을 전하며, 부산시의 랜드마크인 광안리 해변, 광안대교, 마린시티, 자갈치 시장일대, 사직동 일대에서 촬영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로케이션은 3월말부터 4월 초 약 2주간 진행 될 예정이며, 추격장면 등을 촬영하며 대대적인 교통 통제 등이 예상 된다.

마블의 대작 영화가 한국에서 촬영을 한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일 터. 하지만 지난 2014년 서울에서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을 촬영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와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이는 '어벤져스2' 촬영 당시 대대적으로 경제적 파급효과, 홍보효과 등 기대효과에 대해서 떠들며, 많은 시민들이 교통 통제 등 불편을 감수한 것과 달리 결과가 초라했던 것에 대한 반감에서 비롯된다.


'어벤져스2' 한국 로케이션 촬영을 발표할 당시 정부와 관광공사는 한국 촬영으로 인해 국가브랜드가치 2조원, 관광홍보효과 4000억 원이라고 선전했다. 마블이 한국에서 100억원 이상 제작비를 쓸 예정이며, 관광효과는 이보다 훨씬 엄청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뿐만 아니라 외국제작사에서 직접 쓰는 제작비 외에 한국 스태프가 참여하면서 얻을 수 있는 유무형의 효과, 그리고 영화가 세계 각국에서 개봉했을 경우 막대한 관광효과가 예상된다고 기대를 높였다.

많은 전문가들이 "'어벤져스2' 한국 촬영이 경제적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고, 추상적이다"라며 "오락영화에 등장하는 격투신과 공간 파괴 장면을 보고 도시 자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서 관광과 수익 진작으로 이어졌다는 접근은 지나친 비약"이라는 우려를 내놨지만 조용히 묻혔다.

이어 '어벤져스' 촬영 및 대한민국 관광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식까지 열었고, 우리 정부는 로케이션 인센티브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에서 촬영한 비용의 30%까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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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2' 촬영시 전면 통제한 마포대교 / 사진=스타뉴스


이후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 등이 한국을 찾았고, 30일부터 4월 14일까지 마포대교와 상암DMC, 청담대교, 강남역 등 서울과 경기도 의왕시에서 '어벤져스2'의 촬영이 진행됐다. 교통을 통제한 만큼 불편은 어마어마 했다. 하지만 많은 시민들은 '경제적 파급 효과'와 '관광 효과'를 생각하며 불편을 감수했고, 영화 촬영이 무사히 끝났다.

하지만 우려가 현실이 됐다. 영화가 개봉한 후, '어벤져스2'는 승승장구하며 1000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어벤져스2'가 한국에서 사용한 제작비 130억 원에 대한 상환과 이를 둘러싼 경제 효과의 실효성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이어 외국영상물 로케이션 인센티브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영진위의 봐주기 특혜 심사가 도마에 올랐고, 결국 국고에서 26억원의 혈세가 지원됐지만 정작 관광공사는 이 영상을 관광 홍보에 쓰지 못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관련 영상을 늦게 받은 데다 영상 자체가 쓸모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홍보했던, 관광홍보효과 4000억원과 브랜드 가치 2조원은 말 뿐인 이야기가됐고, 우리 국민의 세금 26억원 만 마블 측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블랙팬서'의 부산 촬영 소식이 알려지며,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이번 로케이션 촬영에 관해 부산시 측은 "'블랙팬서' 촬영 지원에 대해서는 세부사항을 조율 중이다. 로케이션 장소 등도 계속 협의를 하고 있고, 협업하며 2월 말쯤 공식적인 사항들을 발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영진위 측에서는 "마블로부터 공식적으로 공문이나 신청 받은 게 없다. 지난해 장소를 헌팅을 한다고 전달 받았고, 로케이션 인센티브 제도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미팅을 했다. 이에 해당 촬영의 경제적 효과 등에 대한 분석도 아직은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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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팬서 /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어벤져스2'의 한국 촬영 당시의 학습효과가 있기에, 관계부처에서도 경제 효과나 기대감에 대해 이야기하기 조심스러워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블랙팬서'가 '어벤져스2'와 다른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한편 2018년 2월 개봉예정인 '블랙 팬서'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첫 선을 보인 마블의 또 다른 히어로인 블랙 팬서 주연의 작품으로, 지구에서 가장 강한 희귀 금속 비브라늄을 보유한 와칸다의 국왕 블랙 팬서가 비브라늄을 노리는 새로운 적들의 위협에 맞서 와칸다와 전 세계를 지켜내는 이야기이다. '블랙팬서'는 2018년 2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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