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뼈아픈 1패' 한국, 대만의 '낯섬'에 또 당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동영 기자 / 입력 : 2018.08.26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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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말 추격의 솔로포를 터뜨린 김재환. /사진=뉴스1


대만 야구는 언제나 국제무대에서 한국을 괴롭혔던 상대다. 전력상 한국이 우위에 있음에도, 경기에 들어가면 묘하게 쉽지 않았다. 이번에도 같은 일이 일어났다. 결과적으로 한국이 대만의 '낯섬'이라는 무기에 당한 셈이 됐다.

한국은 26일(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스포츠 컴플렉스 야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B조 예선 1차전 대만전에서 타선이 침묵하면서 1-2로 패하고 말았다.


대만전은 반드시 이겼어야 할 경기다. 이번 대회는 예선 이후 슈퍼라운드가 추가로 열린다. 이때 예선 라운드 경기 결과를 안고 간다. 즉, 예선에서 패하면, 슈퍼라운드에도 영향을 마친다는 의미다. 어차피 한국과 대만의 슈퍼라운드 진출이 거의 확정적이었고, 대만전 결과가 중요했다.

이에 선동열 감독은 시작부터 베스트로 가겠다고 공언했다. 반드시 대만을 잡겠다는 각오를 다진 것이다. '에이스' 양현종을 냈고, 타선도 베스트로 가동했다. 그런데 결과가 썩 좋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투타 모두 낯선 대만 선수들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일단 타선이다. KBO 리그 최고 스타들로 구성된 한국 타선이 대만의 실업야구 투수를 감당하지 못했다. 선발 우셩펑(합작금고은행)에게 5이닝 1실점으로 묶였고, 이어 나온 왕종하오(대만전력)에게도 2이닝 무실점이었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지독할 정도로 꼬였다. 잘 맞은 타구를 연이어 생산했지만, 이상할 정도로 야수의 정면으로 향했다. 6회말의 경우, 무사 1루에서 김재환이 친 타구가 투수 쪽으로 향했는데, 투수의 글러브로 그냥 빨려 들어갔다. 투수가 1루로 송구해 스타트를 끊은 1루 주자도 아웃이었다. 무사 1루가 2사 주자 없음으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대응이 제대로 되지 못한 부분도 컸다. 이날 우셩펑과 왕종하오는 심판의 성향을 잘 파악하고 들어왔다. 존 양쪽이 넓은 것을 잘 활용했다. 특히 바깥쪽이 후했다. 냉정히 말해 과하게 넓은 감도 컸지만, 경기 내내 한국 타자들은 당하기만 했다. 빠른 대응이 아쉬웠던 셈이다.

모든 것을 종합하면, 결국 생소한 투수를 상대로 '낯가림'이 심했다고 볼 수 있다. 뭔가 제대로 정신도 차리기 전에 당한 모양새가 됐다. 운도 따르지 않았고, 대응도 기민하지 못했다. 매 이닝 주자가 나갔지만, 불러들이는 힘이 부족했다.

투수진은 타선에 비하면 호투를 뽐냈다. 양현종은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4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고, 최충연도 1⅓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더했다. 정우람이 이어 올라와 ⅓이닝 무실점을 만들어냈고, 박치국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마지막 함덕주가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결국 이날 한국은 단 경기 내내 딱 2점만 내줬다.

그런데 이 2점이 뼈아팠다. 1회초 양현종이 쟝젠밍에게 좌중간 3루타를 맞았고, 린지아요우에게 좌월 투런포를 맞았다. 1회 시작과 동시에 크게 한 방 맞은 셈이다. 사실 쟝젠밍의 타구는 아쉬웠다. 2루타로 막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좌익수 김현가 공을 뒤로 흘렸고, 3루타가 되고 말았다. 실책성 플레이. 양현종이 흔들릴 수 있는 부분이다. 이후 홈런을 맞으면서 0-2가 됐다.

이들도 실업선수였다. 쟝젠밍은 쑹위에 팔콘스, 린지아요우는 합작금고은행 소속이다. 대만프로야구(CPBL) 선수의 경우 어느 정도 자료가 있지만, 실업야구는 정보 분석이 만만치 않았다. 결과적으로 한국과 양현종으로서는 상대의 실력이 어떤지 제대로 파악도 하기 전에 2점을 내준 셈이 됐다. 이후 한 점도 내주지 않았기에 더욱 아쉬운 1회가 됐다.

낯섬 혹은 생소함은 야구에서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이날 대만이 그랬다. 실업야구 소속 선수들이 대거 포함된 대표팀이 왔지만, 예상외로 전력이 좋았다. 기본기가 탄탄했고, 대포도 쐈다. 박빙 승부에서 지키는 힘도 보였다. 결국 한국이 대만이라는 '낯섬'에 제대로 당한 경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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