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이택조, 떡상하는 '길티 플레저' 피식대학[★FOCUS]

한해선 기자 / 입력 : 2021.02.2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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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채널 '김해준', '피식대학'


*guilty pleasure: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즐기는 행동. 죄책감을 느끼거나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자신에게 만족감을 가져다주는 것 또는 그러한 행위.

준며든 걸까. 역겨운데 자꾸 빠져든다. '최준'이란 남자의 중독성이 여심과 남심 모두를 마비시키면서 '피식대학' 멤버들까지 인기가 급부상하고 있다.


'내성발톱 컷' 머리를 한 카페 사장이란 남자가 대뜸 영상통화에서 목을 짓누르는 발성으로 "에티오피아에서 유학을 했어요. 철이 없었죠. 커피가 좋아서 유학했다는 자체가", "어? 예쁘다. 내가 너무 공격적이었죠. 이런 거 숨기는 거 나 잘 못해요", "배가 뽀야뽀야해서 기분 좋아요"라고 말한다. 시청자들은 그에게 심한 욕을 하고 거부 반응을 보이면서도, 점차 '1일 1준'을 실천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준독(최준에게 중독)된 것이다.

이는 최근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이 만들어낸 새로운 현상이다. '피식대학'에서 선보인 'B대면 데이트'라는 상황극 콘텐츠가 그야말로 '떡상'(급격히 상승세를 탐) 중. 코로나 시국에 발맞춘 '비대면 영상통화 데이트' 콘셉트의 코미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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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채널 '피식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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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채널 '피식대학'


여기엔 34세 카페 사장 최준(김해준), 34세 김갑생할머니김 미래전략실 전략본부장 재벌 3세 이호창(이창호), 35세 중고차 딜러 차진석(이용주), 23세 래퍼 임플란티드 키드(김민수), 33세 다단계 회사 누 라이프 시니어 파트너 방재호(정재형)이 각각 다른 소개팅남으로 등장해 소위 '재수없는' 말을 정성스럽게 잘도 한다. 나르시시즘이 강하고, 지독하게 코를 만지고, 욕을 남발하고 철없는 모습이 실제 소개팅이라면 백전백패일 터. 이들은 오히려 이 모습을 풍자하면서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웃음을 만든다.

'피식대학'이 화제의 채널이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상황극은 기존 공개 코미디에서도 많았지만, 짧게 한정된 시간 안에 한정된 공간에서 보여줘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피식대학'은 현 전 코미디언 김해준(tvN), 이용주(SBS 16기 공채), 김민수(SBS 16기 공채), 정재형(KBS 29기 공채), 이창호(KBS 29기 공채)가 세트장을 벗어나 실제와 거의 같은 공간에서 시간 제약 없이 몰입도 높은 연기를 보여준다. 공개 코미디의 소멸 이후 이들은 또 다른 무대를 찾았고,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바꿨다.

물론 '피식대학' 외에도 많은 코미디언들이 유튜브를 판로로 찾았다. 그 와중에 '피식대학'이 돋보인 건 100% 현실을 고증한 디테일한 추억 소환과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형 개그, 특정인에 대한 비난이나 어그로가 없는 개그, 치밀한 스토리라인과 세계관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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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채널 '피식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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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채널 '피식대학'


'피식대학'의 또 다른 킬링 콘텐츠가 있는데, '05학번 이즈 백'은 2000년대 동대문에서 옷 장사를 하는 놀 줄 아는 형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쿨제이, 배용남, 길은지, 반유니 등 패러디 인물과 프리스타일의 'Y'로 지독한 향수를 자극한다. '한사랑 산악회'는 중년 아저씨들이 매주 다양한 산을 타며 어르신들의 시기 질투, 개싸움, 불륜 의심, 화해 등을 담는다. 김영남, 이택조, 배용길, 정광용의 정겨운 사투리와 실감나는 '아재미'가 돋보인다. 이 콘텐츠들은 약 1년 전에 올라왔지만, 당시엔 입소문을 크게 타지 못하다가 'B대면 데이트'가 인기를 끌면서 최근에 같이 반응이 터졌다. '피식대학' 구독자는 60만 명, 영상 조회수는 기본 20만 뷰, 100만 뷰를 돌파한 것도 있다.

'피식대학' 멤버들의 개별 세계관도 반응이 좋다. 최준을 연기한 김해준은 개인 채널에서 팬클럽 '바세린'을 위한 '1일1준' 영상을 제공하고 있고, '한사랑 산악회'에서 이택조를 연기한 이창호는 시공 인테리어 노하우와 먹방, 배용길을 연기한 이용주는 교포 영어 쿡방, 정광용을 연기한 정재형은 물리 선생 수면 ASMR을 선보였다. '피식대학'의 세계관 확장을 보는 재미에 팬덤까지 생겼고, 김해준과 김민수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김해준이 따로 '놀면 뭐하니?'로 TV 예능에 역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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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가요방송부 연예 3팀 한해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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