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타격왕→고교 '초보' 감독, 전국대회 첫 승에 미소 '활짝' [★목동]

목동=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8.02 15:17
  • 글자크기조절
image
박종호 백송고등학교 감독이 2일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1회전 청담고전 종료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선수와 지도자로 30년 동안 프로에서 지냈던 '레전드 2루수' 박종호(49) 백송고등학교 감독이 부임 후 전국대회 첫 승을 거뒀다.

백송고는 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1회전에서 청담고등학교를 상대로 2-1, 한 점 차로 승리했다.


백송고는 7번 이선명이 2회와 4회 각각 1타점 적시타를 터트리면서 2-0으로 앞서나갔다. 이후 4회 말 곧바로 한 점을 내줬지만 남은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승리를 거뒀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문정현(3학년)이 8이닝 동안 105구를 던지며 5피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 승리의 1등 공신이 됐다. 백송고는 지난해 황금사자기 1회전 경동고전(3-2 승) 이후 1년 2개월 만에 전국대회에서 이기게 됐다.

이날 경기를 이기면서 박 감독은 뜻깊은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지난해 11월 백송고 감독으로 부임한 그는 9개월 만에 전국대회에서 소중한 1승을 거뒀다. 특히 상대가 올해 황금사자기 준우승을 거두며 돌풍을 일으켰던 청담고였기에 기쁨은 더했다.


박 감독은 현역 시절 타격왕(2000년)과 2루수 골든글러브(1994, 2000, 2004년)를 수상하며 스타플레이어로 이름을 날렸다. 19년의 현역생활을 마치고는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에서 지도자 생활을 이어나갔다.

2021시즌을 끝으로 롯데에서 나온 박 감독은 이후 백송고 감독으로 부임했다. 첫 아마추어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대통령배에서 소중한 선물을 받게 됐다.

image
롯데 코치 시절의 박종호 백송고 감독. /사진=OSEN
경기 후 박 감독은 "청담고가 전국대회 준우승 팀이고 너무 강적이라 걱정을 많이 했다"며 "마음을 비운 게 오히려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나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훈선수로 선발 문정현을 꼽은 박 감독은 "최근 연습경기에서도 좋아서 기대를 하고 선발로 내보냈다"며 "기대에 한 1000% 이상 해준 것 같다"고 말하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박 감독은 오랜 프로 지도자 생활을 바탕으로 시프트 등 과감한 작전을 보여줬다. 그는 "프로에 있을 때도 시프트를 많이 했다"며 "아마추어에서도 기습번트를 안 대는 타자들은 그런 시프트가 효과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적인 것보다는 창의적인 플레이를 하고자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마추어 지도자 1년 차, 어려움은 없을까. 박 감독은 "아이들의 진학이 걱정이다"며 "그런 부분에서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신경쓰는 부분이 프로와 다르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선수들이 어리다 보니까 감정 기복이 심하다 보니 그런 쪽으로도 애들한테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1회전을 이긴 백송고는 오는 4일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대전고와 맞붙는다. 박 감독은 "선수들에게 "전국대회는 축제니까 부담감을 덜고 좀 즐기자"고 말했다"며 "편하게 즐기면 의외의 이변이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1승을 하니 욕심이 생기지 않나"는 질문에는 "팀 전력이 아직 강하다고 볼 순 없다"며 손사레를 쳤다.
기자 프로필
양정웅 | orionbear@mtstarnews.com

안녕하세요, 양정웅 기자입니다. 현장에서 나오는 팩트만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