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R 1390번 지명→ML 427홈런' 피아자를 아시나요, 美 '드래프트 20R 축소' 비판 목소리 [이상희의 MLB 스토리]

신화섭 기자 / 입력 : 2023.06.2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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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마이크 피아자(왼쪽)와 마크 맥과이어의 모습. /AFPBBNews=뉴스1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통신원] 미국 메이저리그(ML) 신인 드래프트는 2019년까지 40라운드까지 진행됐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5라운드의 단축 드래프트가 시행됐고, 2021년부터는 20라운드까지만 선수를 지명하고 있다.

프로 진출의 문이 크게 좁아진 데 대해 아마추어와 독립리그 선수와 관계자들 사이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독립리그 보이시 호크스의 게리 벤툴 감독 역시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벤툴 감독은 최근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 지명을 받지 못해 올해 호크스에 입단한 외야수 케니 오야마(24)에 대해 언급했다. 일본계 미국인인 오야마는 키 162㎝의 단신으로 지난해 UCLA 소속으로 뛰며 타율 0.284, 2홈런 27타점 20도루를 기록했다. UCLA는 전미대학야구 1부 리그에 소속된 팀으로 뉴욕 양키스의 에이스 게릿 콜(32)과 전 LA 다저스 투수 트레버 바우어(31·요코하마) 등을 배출한 야구 명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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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독립리그 보이시 호크스의 게리 벤툴(왼쪽) 감독과 케니 오야마. /사진=벤툴 감독 제공
벤툴 감독은 "과거처럼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가 30라운드, 40라운드까지 갔다면 오야마는 충분히 지명받을 수 있었다"며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20라운드로 축소된 현행 제도에서 오야마처럼 재능 있는 선수들이 부름을 받지 못하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흙 속에 묻혀 있는 숨은 진주를 못 찾고 있다"고 아쉬워 했다.

그의 지적처럼 메이저리그에는 드래프트 후순위에 지명됐지만 훗날 자신의 기량을 만개한 선수가 여럿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포수 출신 마이크 피아자(55)이다.


LA 다저스 시절 박찬호(50)와 배터리 호흡을 맞춰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피아자는 1988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당시 자신의 실력으론 지명을 받을 수 없을 만큼 무명 선수였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와 친분이 있었던 토미 라소다 감독의 배려로 다저스의 지명을 받았다. 지명순위는 62라운드, 전체 1395명 중 1390번이었다.

1992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공격형 포수로 성장한 피아자는 뉴욕 메츠 등을 거쳐 2007년 오클랜드에서 은퇴할 때까지 빅리그 통산 16시즌 동안 홈런을 427개나 쏘아 올렸다. 1993년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시작으로 올스타 12회, 실버슬러거상도 10회나 수상했다. 은퇴 후에는 2016년 투표를 거쳐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도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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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컵스 마이너리그 코치 시절의 게리 벤툴 감독. /사진=벤툴 감독 제공
벤툴 감독은 시카고 컵스의 마이너리그 코치 생활 10년을 포함해 대학야구 감독과 현 독립리그 감독까지 30년 동안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 2016년 컵스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할 때 마이너리그 육성 담당으로 공을 세우기도 했다. 지금껏 그의 손을 거쳐간 선수 가운데 90명이나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을 만큼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다. 컵스 시절 이학주(34·롯데) 등 한국 선수들과 인연을 맺기도 했다.

그는 보이시 호크스가 과거 컵스의 마이너리그 싱글 A팀이었을 때를 회상하며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이학주가 호크스 첫 홈 경기 때 에러를 6개나 했다. 당시 홈 팬들의 야유가 장난이 아니었다"며 "하지만 그랬던 이학주도 팀에서 계속 기회를 주고 믿어주니 마이너리그 올스타는 물론 트리플 A까지 성장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벤툴 감독은 "이곳 독립리그에서 열심히 하면서 재능을 보이면 분명 다른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며 "우리 팀에서 유일한 아시아 선수인 오야마를 보고 있으면 과거 컵스 시절 함께 뛰었던 이학주, 하재훈(33·SSG), 김동엽(33·삼성), 나경민(32·롯데) 등 한국 선수들 생각도 난다. 그들 모두 잘 지내고 언제 기회가 되면 한 번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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