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진출+파리행 확보' 女탁구 "올림픽 전 종목 메달 도전" 사령탑 당당한 각오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

부산=양정웅 기자 / 입력 : 2024.02.22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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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탁구대표팀 오광헌 감독(오른쪽 3번째)이 21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초피홀(제1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16강전에서 전지희(맨 왼쪽)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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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탁구대표팀이 21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초피홀(제1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16강전 승리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광헌 감독, 이은혜, 전지희, 윤효빈, 이시온, 신유빈.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세계선수권 8강 진출과 올림픽 단체전 출전권을 획득한 한국 여자 탁구. 하지만 감독의 시선은 더 높은 곳으로 향하고 있다.

오광헌(53) 여자대표팀 감독은 21일 오후 5시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초피홀(제1경기장)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브라질과 여자 본선 토너먼트 16강전 경기에서 승리한 후 "(올림픽에서) 전 종목 메달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한국은 브라질(세계랭킹 14위)을 상대로 매치 스코어 3-1(2-3 3-0 3-0 3-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8강 진출팀에 주어지는 2024 파리 올림픽 단체전 진출권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신유빈(20·대한항공, 세계랭킹 8위), 전지희(32·미래에셋증권, 21위), 이시온(28·삼성생명, 44위)이 차례로 출격한 한국은 첫 주자 신유빈이 1단식을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패배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다행히 전지희와 이시온, 두 언니가 신유빈의 부담을 덜어줬다.

2단식에서 브루나 다카하시의 동생인 지울리아 다카하시와 상대한 전지희는 1, 2세트에서 모두 중간에 역전을 당하고도 몰아치기에 힘입어 재역전에 성공했다. 3세트에서는 4-2로 앞선 상황에서 연속 7득점을 올려 매치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어 3매치에 출전한 이시온은 '브라질 대표 패럴림피언' 브루나 알렉산드레를 압도했고, 3세트에서 연속해서 7점을 올리며 결국 매치 스코어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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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탁구대표팀 신유빈, 이시온, 전지희(앞쪽부터)가 21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초피홀(제1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16강전에 출격하고 있다.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신유빈에게 패배를 안겼던 브루나 다카하시에 대한 복수는 맏언니 전지희가 맡았다. 4단식 1세트를 11-7로 이긴 그는 2세트에서는 상대의 리시브 실수와 본인의 과감한 공격이 이어지며 아예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9-0까지 달아난 전지희는 결국 2세트마저 11-1로 대승을 거둬 승기를 잡았다. 3세트 들어서도 전지희는 연속 7득점을 올려 매치 포인트를 따냈고 결국 스윕승을 거뒀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오 감독은 "(매치 스코어) 3-0이나 3-1 정도로 예상했다. 신유빈이 아쉽게도 고전하면서 패배했다. 그래도 경기 내용은 좋아지고 있으니 빨리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지희가 맏언니 역할을 잘해줬고, 이시온이 3번에서 전승을 달리고 있다"며 이날 경기를 평가했다.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데 대해서 오 감독은 "출전권은 당연히 따야 된다고 생각했다"며 "거기 나가서 입상을 해야 된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세계대회를 통해 우리 선수들이 장단점을 파악하고 준비해서 올림픽에 나가 단체전, 혼합복식, 심지어는 개인전까지 메달을 따서 전 종목 메달에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다"며 화끈한 각오를 선보였다.

이제 한국은 22일 오후 5시 세계랭킹 1위 중국과 8강전을 치르게 된다. 중국은 이미 지난 2012년 도르트문트 대회부터 여자 단체전 5연속 우승을 차지한 강팀으로, 이번 대회에서도 전승을 달리며 강력한 우승후보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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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탁구 세계랭킹 1위 쑨잉샤. /사진=뉴스1
특히 국제탁구연맹(ITTF) 개인 랭킹 1위인 중국의 쑨잉샤(24)는 경계대상이다. 쑨잉샤는 이미 자국에서 개최된 2022년 청두 대회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23년 더반 개인전대회에서도 여자 단식 챔피언에 올랐다. 그동안 한국 선수를 상대로도 신유빈과 6전 전승, 전지희와 5전 전승을 거두며 천적 관계를 보여왔다.

오 감독은 중국전에 대한 어느 정도 밑그림을 그려놓은 상태였다. 그는 "전술적으로는 전지희가 불리하다. 중국 선수들이 연결력이나 백핸드가 좋다. 그래서 신유빈이 앞으로 한국 탁구 에이스로 발전해야 하기 때문에 신유빈을 믿고 에이스로 출격시키겠다"며 경기 계획을 밝혔다.

사실 중국과 8강전에서 만난다는 건 다소 일찍 대결하는 감이 없잖아 있다. 20일 열린 토너먼트 대진 추첨에 참석해 번호를 뽑았던 오 감독은 "지금까지 제가 추첨해서 다 잘 뽑았다. 그런데 어제(20일)는 이상하게 안되더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오 감독은 "어쩔 수 없다. 선수들이 부담없이 하다보면 좋은 경기가 나올 수 있다"며 "지도자는 선수를 믿고 해야 한다. 그게 지도자의 책임이다"는 말을 남겼다.

선수들도 중국전에 나서는 각오를 밝혔다. 전지희와 신유빈, 이시온은 입을 모아 "어차피 붙어야 하는 상대니까 하던대로 똑같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1번 주자로 나설 것이 유력한 신유빈은 "누구랑 하든 똑같은 마음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해서 이렇게 멋진 경기장에서 뛴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다"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 그리고 자신에게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중국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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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탁구대표팀 신유빈, 이시온, 전지희(왼쪽부터)가 21일 브라질과 16강전 승리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한편 주세혁(44) 감독이 이끄는 남자대표팀 역시 23일 오전 10시 열리는 덴마크와 8강전을 승리한다면 4강에서 중국과 만나게 된다. 앞서 지난 14일 에이스 장우진(29)은 대표팀 공식 훈련이 끝난 후 "저희가 사실 그동안 4강에서 계속 떨어졌기 때문에 이번에는 꼭 결승을 가서 중국과 하는 그림을 보여드리고 싶은 게 목표다"고 말했다. 그러나 토너먼트 추첨 결과 한국은 다소 이른 준결승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장우진은 21일 인도와 16강전 승리(매치 스코어 3-0) 후 "대진 추첨을 생방송으로 보며 많이 아쉬워 했다"고 고백했다. 동료 임종훈(27·한국거래소)은 "추첨 후 옆방에서 벽 치는 소리가 나서 '(장우진의) 주먹이 괜찮나' 생각했다"며 농담을 던졌고, 장우진도 "네가 때린 줄 알았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장우진은 "일단 4강전을 가면 생각해보겠다. 우리의 1차 목표가 4강이기 때문에 거기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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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탁구대표팀 장우진, 임종훈, 이상수(왼쪽부터). /사진=2024부산탁구선수권대회조직위 제공




◆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한국 대표팀 토너먼트 결과 및 일정





- 2월 21일(수요일)

▶ 여자: 오후 5시 16강 브라질전(3-1 승리)

▶ 남자: 오후 8시 16강 인도전(3-0 승리)

- 2월 22일(목요일)

▶ 여자: 오후 5시 8강 중국전(세계랭킹 1위)

- 2월 23일(금요일)

▶ 남자: 오전 10시 8강 덴마크전(세계랭킹 19위)

- 2월 24일(토요일)

▶ 오후 1시 남자 4강전 / 여자 결승전

- 2월 25일(일요일)

▶오후 8시 남자 결승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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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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