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이을 특급좌완' 19세 황준서 데뷔전, 한화 '10년만의 단독 1위' 이젠 루키의 어깨에 달렸다

대전=안호근 기자 / 입력 : 2024.03.31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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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신인 투수 황준서. /사진=한화 이글스
7연승, 나아가 10년 만에 올라선 선두 자리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순간. 공교롭게도 그 무게를 막내가 짊어진다. 전체 1순위 신인 황준서(19·한화 이글스)가 제대로 된 자격 테스트에 나선다.

황준서는 31일 오후 2시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릴 KT 위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올 시즌 3선발로 시작한 김민우(29)가 돌연 등 부위에 담 증세를 호소했고 이에 최 감독은 30일 황준서를 2군에서 불러 올리며 홈 개막 시리즈 최종전의 막중한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최 감독은 30일 KT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김민우가 담이 와서 일단 한 턴을 빼야 해서 황준서를 내일 던지게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중요한 길목에서 선발의 기회를 얻었다. 한화는 30일 KT전 승리로 6연승을 달렸다. 홈 개막 시리즈에서 이틀 연속 매진을 기록하는 뜨거운 관심 속에 개막 후 7경기에서 6승 1패를 기록했다. 이는 1998년 이후 무려 26년만의 일이다.


나아가 한화는 뒤이어 열린 경기에서 KIA 타이거즈가 두산 베어스에 0-8로 지며 단독 1위로 올라섰다. 한화가 마지막으로 단독 선두를 지켰던 건 2014년 3월 30일로 딱 10년 전이다. 당시 개막전 우천 취소 후 두 번째 경기에서 승리했고 1승 1패에 그친 다른 팀들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당시와 달리 진정한 의미의 선두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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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류현진(왼쪽)이 황준서의 불펜 피칭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황준서는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화의 선택을 받은 신인이다. 좌완으로 시속 150㎞ 대 빠른공을 뿌리고 안정적인 제구와 수준급 변화구를 뿌려 '완성형 신인'이라는 평가를 받는 재목으로 한화는 계약금 3억 5000만원을 안기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호주 멜버른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도 황준서의 뒤엔 늘 칭찬만 따라다녔다. 최 감독은 호주 캠프 당시 "또래에 비해서는 상당히 완성도가 높은 선수인 것 같다. 투구 밸런스도 좋고 구속이야 1년, 1년 지나면서 더 좋아질 여지가 있는 나이"라며 "준서는 선발에서 경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범경기 때 3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퓨처스리그에서도 4이닝 3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1실점하며 예열을 마쳤다. 서울시리즈 스페셜게임에서도 팀 코리아로 발탁돼 LA 다저스 미겔 바르가스를 4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먼저 기회를 얻은 건 김민우였다. 황준서가 부족하다기보다는 2021년 14승을 거뒀던 토종 에이스였다는 경험의 우위와 함께 불펜으로서 아쉬운 활용성 등으로 인한 것이었다. 투수진에서 가장 공이 좋다는 평가도 받았다. 반면 황준서는 2군에서 차근히 선발 수업을 가지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문제가 생기거나 불펜에서 교체가 필요할 경우에도 고려 대상이 될 것이라고 최 감독은 설명했다.

최 감독은 황준서에 대해 "전체적으로 괜찮다. 제구도 그렇고 변화구 구사도 그렇고 2군에 내려가서 한 경기를 던졌는데 안정감 있게 던졌다고 보고를 받았다"며 "57구인가 던졌는데 내일은 75구 내외로 던질 계획"이라고 전했다.

생각보다 빠르게 기회를 잡았다. 그간 이어진 호평을 보란 듯이 증명할 일만 남았다. 보다 빠르게 1군에 안착하기 위해선 호투가 절실하다. 김민우의 부상이 매우 일시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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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와 서울시리즈 스페셜게임에서 투구하는 황준서.
최 감독은 "(김민우는) 왼쪽 날개 쪽 담인데 그제인가 갑자기 담이 세게 왔다고 하더라"며 "그런데 다음 등판 때는 또 괜찮을 것 같다고 하니 날짜 계산이 안 맞아 떨어지더라. 그 시점에서 강민이가 햄스트링 문제가 있다고 해서 그렇게 결정했다"고 김민우 대신 김강민을 엔트리에서 제외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민우는 지난 26일 SSG 랜더스와 시즌 첫 등판에서 5이닝 2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하며 승리도 챙겼다. 시즌 전부터 워낙 기세가 좋았던 투수라 선발로 더 기회를 주겠다는 입장이다. 최 감독은 다음달 6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 원정경기에 김민우의 선발 등판을 예고했다. 선발 등판을 한 차례 건너 뛰면서도 1군과 동행하는 이유다.

황준서가 이날 호투를 펼칠 경우엔 행복한 고민이 시작된다. 최 감독은 "(김)민우가 던지는 걸 확인할 때까지는 일단 준서를 데리고 있어야 할 것 같다"며 "황준서는 김민우가 다시 (로테이션에) 들어오면 그때 돼서 판단을 하려고 한다. 일단 내일 (황준서가) 던지는 걸 보고 김민우의 건강 확인이 되면 야수를 하나 내리고 (황준서를) 불펜으로 쓸지 아니면 민우가 안 좋으면 그 자리에 계속 들어갈지 그때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고 전했다.

황준서의 호투 여부에 1군 잔류 가능성이 달려 있다. 최소 불펜으로라도 황준서를 활용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최원호 감독이다.

선배들의 기세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 한화는 개막전 패배 후 6연승을 달리며 10년 만에 선두로 올라섰다. 놀라운 건 이 중 5승이 선발승이었다는 점이다. 개막전 이후로는 선발이 5회를 넘기지 못한 경기도 없었다.

황준서가 선배들의 기세를 이어 호투를 펼치는 게 한화로서도 최상의 시나리오다. 한화의 7연승과 선두 수성. 황준서의 어깨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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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신인 투수 황준서. /사진=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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