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난 줄 알았던 포수가...' 잊고 있던 KIA 1차지명, 4할 타율 폭발 '심상치 않다'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4.04.1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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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한준수가 12일 대전 한화전에서 홈을 밟고 득점하며 미소짓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사실상 포수로서는 끝난 줄 알았던 커리어였다. 1차 지명으로 입단해 5년 동안 1군 경험은 7경기 20타석에 불과했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지원도 실패해 현역으로 군 문제를 해결했다. 쉽지 않은 2년의 실전 공백에 어떤 이들은 잊고 지냈던 한준수(25·KIA 타이거즈)가 올해 심상치 않은 타격감으로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KIA는 12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경기에서 한화 이글스에 8-4로 승리했다. 4연승을 질주한 KIA는 12승 4패로 숱한 부상 소식에도 1위를 굳건히 했다.


이날 한준수는 8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3타점 1볼넷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첫 타석에서 중견수 뜬 공으로 물러난 한준수는 KIA가 2-1로 앞선 4회 초 1사 1, 2루에서 펠릭스 페냐의 시속 144㎞ 직구를 통타해 우전 1타점 적시타로 연결했다. 눈높이로 들어온 하이 패스트볼을 결대로 잘 당겨 쳐 만든 빠른 타구였다. 마지막 타석에서는 한화의 추격 의지를 상실케 했다. KIA가 4-2로 앞선 8회 초 1사 1, 2루에서 박상원의 낮게 떨어지는 시속 134㎞ 포크를 걷어 올려 중견수 키를 넘기는 대형 적시 2루타로 6-2를 만들었다.

전날(11일) 광주 LG전 4타수 3안타에 이은 2경기 연속 멀티히트였다. 폭발적인 타격감이 이어지면서 한준수의 시즌 성적은 타율 0.417(24타수 10안타), 출루율 0.429, 장타율 0.583이 됐다.

포수로서도 훌륭했다. 전날 KBO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던 외국인 1선발 윌 크로우(30)의 2경기 연속 무자책점 호투를 이끈 데 이어 이날은 데뷔 2년 차 윤영철(20)을 안정적으로 리드했다. 윤영철은 최고 시속 140㎞의 빠르지 않은 구속에도 5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시즌 2승째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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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한준수(오른쪽)가 12일 대전 한화전에서 승리를 합작한 뒤 정해영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기대 이상의 활약이다. 광주서석초-광주동성중-광주동성고를 졸업한 한준수는 2018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했다. 2019년 1군 무대에 처음 데뷔해 7경기 타율 0.300(20타수 6안타)을 기록했으나, 수비에서 꾸준히 지적받았다.

이후로는 2군에서만 볼 수 있었다. 퓨처스리그에서 2019년 52경기 타율 0.283(120타수 34안타) 2홈런 1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60, 2020년 62경기 타율 0.340(203타수 69안타) 2홈런 35타점, OPS 0.807로 타격에서 꾸준함을 보여줬다. 그러나 1군 포수진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기회를 받지 못했고 상무 지원을 통해 군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이조차 뜻대로 되지 않았다. 상무에서 탈락하면서 2022년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복귀 후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에도 강점인 타격은 여전했다. 퓨처스리그 55경기에서 타율 0.309(162타수 50안타) 2홈런 22타점, 출루율 0.401 장타율 0.383으로 매서운 타격감을 자랑했고, 마침내 1군에서 본격적으로 기회를 받았다. 1군에서 주로 윤영철과 호흡을 맞추며 48경기 타율 0.256(86타수 22안타) 2홈런, 출루율 0.312 장타율 0.372를 마크하며 스스로 미래를 밝혔다.

감독이 바뀐 뒤에도 여전히 타격 재능을 인정받아 프로 데뷔 7년 만에 처음으로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좀처럼 경기에 나설 기회가 많지 않았다. 3월에는 3경기 7타석 소화에 그쳤다. KIA 이범호 감독은 한준수를 공격형 포수로 분류하면서 꾸준하게 기회를 줄 뜻을 나타냈고 4월부터 출전 시간을 늘리며 약속을 지켰다.

또 1선발 크로우가 한준수와 호흡을 맞춘 뒤 4월 2경기 평균자책점 0, 11이닝 4볼넷 11탈삼진으로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이에 김태군(35)에게만 외국인 투수를 맡기던 KIA의 계획에도 차츰 변화의 움직임이 보인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 3일 수원 KT전에 앞서 "외국인 투수는 웬만하면 (김)태군이로 가려 한다. 성향에 따라 태군이와 (한)준수를 번갈아 가며 쓸 생각"이라면서 "준수는 아직 젊은 선수다. 아직 출전 경기는 많지 않지만, 기회를 주면 분명히 좋은 포수로 성장할 거라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

한준수는 그 기대에 100% 부응하는 중이다. 4월 한 달간 7경기에 출전해 타율 0.500(18타수 9안타) 6타점, 출루율 0.476 장타율 0.667로 하위 타선의 또 다른 4번 타자의 탄생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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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한준수가 12일 대전 한화전에서 득점한 뒤 더그아웃에서 미소짓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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