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10-10 못했다, 고작 58분 출전→'토트넘 0-4 대패' 감독도 일찌감치 포기 선언... '지옥일정 첫 판' 뉴캐슬전부터 대충격

경기에 집중하는 손흥민(토트넘). /AFPBBNews=뉴스1

토트넘-뉴캐슬 경기. /AFPBBNews=뉴스1

'캡틴' 손흥민(32·토트넘)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역대 6번째 10골 10도움 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소속팀 토트넘도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다.

토트넘은 13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제임스파크에 열린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3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에서 0-4로 크게 패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18승6무8패(승점 60)를 기록, 4위 진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순위 경쟁 중인 아스톤빌라(18승6무8패·승점 60)보다 한 경기 덜 치렀다는 이점이 사라졌다. 토트넘은 골득실에서 밀려 리그 4위에서 5위로 내려앉았다. 아스톤빌라가 4위로 치고 올라갔다.

이날 손흥민은 팀 4-2-3-1 포메이션의 최전방 공격수를 맡았다. 브라질 공격수 히샬리송이 부상을 당해 손흥의 어깨가 무거웠던 상황. 하지만 팀 최악 부진에 손흥민은 일찌감치 벤치로 들어와야 했다. 후반 13분 교체아웃돼 고작 58분을 뛰었다. 공격포인트도 올리는데 실패했다. 슈팅 한 개도 없었고 드리블 돌파에도 실패했다. 패스성공률 86%, 그나마 키패스 2회를 기록해 자존심을 세웠다.

유럽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뉴캐슬전 평점 5.94을 부여했다. 또 다른 통계매체 풋몹의 평점도 6.6이었다. 소파스코어는 평점 6.8. 사실 손흥민뿐 아니라 토트넘 팀 전체가 부진한 날이었다. 후스코어드닷컴 기준 결정적인 실책을 범한 페드로 포로는 평점 5.90, 데스티니 우도기는 평점 4.95,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의 평점은 5.37에 불과했다.


이번 경기는 토트넘 지옥일정의 첫 판이었다. 앞으로 토트넘 뉴캐슬전을 비롯해 아스널(4월28일), 첼시(5월3일), 리버풀(5월6일) 강팀들과 연전을 펼쳐야 한다. 하지만 첫 경기부터 충격적인 결과를 얻었다. 4위 싸움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승패도 씁쓸하지만, 이날 손흥민이 도움을 올리지 못한 것이 아쉽게 됐다. 올 시즌 손흥민은 15골 9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번 경기에서 도움 1개만 추가했다면 자신의 3번째 한 시즌 10골 10도움 기록을 올릴 수 있었다. 3차례 10골 10도움은 리그를 대표하는 대기록이다. EPL 역사상 3차례 이상 10골 10도움을 달성한 선수는 단 5명뿐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 웨인 루니가 5차례로 가장 많고, 에릭 칸토나, 프랭크 램파드가 4회로 그 뒤를 이었다. 칸토나는 리즈 유나이티드, 맨유, 램파드는 첼시, 맨체스터 시티에서 활약한 특급 레전드들이다. 또 다른 첼시 레전드 디디에 드록바, 리버풀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는 3회씩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이번 도전에서 아쉬움을 삼켰다. 앞서 손흥민은 지난 2019~2020시즌 11골 10도움, 2020~2021시즌에는 17골 10도움을 기록한 바 있다.

손흥민. /사진=토트넘 SNS

토트넘은 원톱 손흥민을 중심으로 2선 브레넌 존슨, 티모 베르너, 제임스 매디슨을 배치했다. 중원은 로드리고 벤탄쿠르, 이브 비수마가 맡았다. 포백은 우도기, 미키 반더벤, 크리스티안 로메로, 포로, 골문은 비카리오가 지켰다. 뉴캐슬은 4-3-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알렉산다르 이삭과 하비 반스, 앤서니 고든이 스리톱으로 출격했다.

토트넘의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일찌감치 베르너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전반 7분 베르너의 발리 슈팅이 골대 위로 넘어갔고, 전반 15분에는 손흥민과 합작 플레이를 만들었다. 손흥민이 환상적인 아웃프런트 패스를 건네준 덕분에 베르너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을 잡았다. 하지만 슈팅 타이밍이 늦었다. 뉴캐슬 수비진도 빠르게 압박해 찬스를 놓쳤다.

경기 전 안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 /사진=토트넘 SNS

전반 중반부터 뉴캐슬이 반격에 나섰다. 전반 27분 반더벤이 상대 공격을 거칠게 끊어내느라 옐로카드를 받았다. 그러나 전반 30분 뉴캐슬 역습은 막지 못했다. 하프라인 부근 고든과 우도기가 경합을 벌였는데, 우도기가 완전히 패했다. 공격 흐름을 이어간 뉴캐슬은 이삭이 반더벤까지 제쳐내고 침착한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반더벤은 그라운드에 '꽈당' 넘어지는 굴욕을 당했다.

토트넘은 2분 만에 추가골까지 허용했다. 수비 실책이 아쉬웠다. 토트넘 수비진이 뉴캐슬의 강한 압박을 뚫어내지 못했다. 비카리오의 롱패스가 상당히 부정확했다. 높게 튀어오른 공을 포로가 다시 패스로 준다는 것이 뉴캐슬 고든에게 연결됐다. 고든은 비카리오와 일대일로 맞섰다. 실수 없이 두 번째 골을 뽑아냈다.

기뻐하는 뉴캐슬 선수단. /AFPBBNews=뉴스1

패배 위기에 몰린 토트넘은 후반 4분 포로를 빼고 에메르송 로얄을 투입했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다. 그런데 토트넘은 후반 6분 이삭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손흥민의 공격 실패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뉴캐슬 미드필더 기마랑이스가 자기 진영에서 정확한 롱패스를 건넸고, 이삭은 또 한 번 일대일 찬스를 잡았다. 이번에도 깔끔하게 밀어넣었다. 뉴캐슬도 3점차로 달아났다.

그러자 안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사실상 경기 포기를 선언했다. 핵심 손흥민을 비롯해 비수마, 벤탄쿠르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경기 승패가 정해진 만큼 다음 일정을 준비하겠다는 의도로 보였다. 오히려 뉴캐슬이 후반 막판 파비양 셰어의 추가골로 스코어 4-0을 만들었다. 결국 토트넘은 끝까지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굴욕적인 영패를 당했다.

얼굴을 감싸는 토트넘 수비수 페드로 포로. /AFPBBNews=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