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자동차 산업의 중심축인 현대자동차 노사의 올해 임금협상이 결국 파업이라는 파국 수순으로 직행하게 됐다. 노조가 사측과의 교섭 결렬을 공식 선언하면서, 지난 수년간 이어져 온 평화적 타결 흐름이 깨지고 산업계 전반에 거센 '하투(夏鬪)'의 바람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동조합(금속노조 현대차지부)은 이날 울산공장 본관에서 열린 제11차 교섭에서 올해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 측은 결렬의 주된 이유로 사측의 무성의한 태도를 꼽았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경영 환경이 어렵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하면서, 가장 핵심인 임금 인상안을 포함해 조합원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구체적인 제시안을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기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한다. 오는 15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행위 조정 신청을 내는 것을 시작으로, 23일에는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해 향후 투쟁 및 파업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틀을 잡을 예정이다. 이어 25일경에는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중노위가 노사 간의 입장 차이가 커 조정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찬성표가 전체 조합원의 과반을 넘기면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 동력을 얻게 된다.
올해 현대차 노사 교섭이 이처럼 초반부터 난항을 겪는 이유는 양측의 요구안과 입장 차이가 그 어느 때보다 첨예하기 때문이다. 노조는 올해 요구안으로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지난해 거둔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 등을 전면에 내걸었다. 여기에 더해 인공지능(AI) 도입 등 기술 변화에 따른 고용 안정 및 노동조건 보장, 완전 월급제 시행, 상여금을 기존 750%에서 800%로 인상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한 노동 강도 강화 없는 노동시간 단축과 국민연금 수급 시기와 연동한 최장 65세까지의 정년 연장, 신규 인원 충원 등 굵직한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경영계와 전문가들은 이번 교섭 결렬이 현대차를 넘어 조선·자동차 등 국가 기간산업 전반의 연쇄 파업으로 확산할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기본급 인상폭과 성과급 규모를 둘러싼 줄다리기는 물론, 정년 연장과 완전 월급제 같은 제도적 변화를 두고 노사가 벌일 격론은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교섭 당시에도 노조가 세 차례의 부분 파업을 벌인 끝에야 가까스로 타결을 이뤄냈던 만큼, 올해는 노사 간의 긴장감이 한층 더 팽팽해질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는 향후 진행될 중노위의 조정 결과와 조합원 투표 향방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