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영화를 보는 김나연 기자의 사적인 시선.

"가끔 스파이더맨은 가장 힘든 선택을 해야 해요. 그 선택에 피터 파커의 마음이 찢어지더라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정수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슈퍼히어로를 사랑하지만, 복잡하게 확장된 세계관과 멀티버스 설정에 피로감을 느끼던 팬들에게 반가운 해답을 제시했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속 피터 파커(톰 홀랜드 분)는 더 이상 자신을 기억하는 가족도, 친구도, 든든한 조력자도 없는 완전히 새로운 현실과 마주한다.
그는 여전히 세상을 지키고, 뉴욕은 범죄율 최저치를 기록한다. 모두가 스파이더맨을 의지하고 동경하지만, 정작 '피터 파커'를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 외로운 현실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성장통을 안긴다.
스파이더맨 특유의 입체적인 액션은 이번에도 압도적인 시각적 쾌감을 선사한다. '피터 파커'가 통제 불가능한 거대한 위협에 맞서는 가운데, 뉴욕 도심 초고층 빌딩 사이를 가르는 웹 스윙은 속도감과 생동감을 극대화하며 관객을 넋 놓고 바라보게 만든다.
맞붙는 상대에 따라 서로 다른 스타일의 액션이 연이어 펼쳐지고, 영화는 그 순간 가장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그러나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의 진짜 강점은 화려한 액션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데 있다.

영화 속 '피터 파커'의 여정을 가장 잘 설명하는 키워드는 '성장'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모두가 자신을 잊도록 만든 그는, 이제 자신이 홀로 기억하는 사람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악당들과 맞서야 한다. 그들은 더 이상 피터 파커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는 여전히 그들을 지키기 위해 온몸을 내던진다.
연인 MJ(젠데이아 분), 친구 네드 리즈(제이콥 배덜런 분)와의 관계뿐만이 아니다. 거미 DNA의 변이로 점점 통제하기 어려운 힘과 마주한 피터 파커는 인간으로서의 삶과 스파이더맨으로서의 운명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한다. 영화는 그 혼란스러운 내면을 밀도 있게 그려내고, "난 둘 다야"라고 외치는 피터 파커의 한마디는 그의 정체성과 성장을 압축하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한 명의 슈퍼히어로를 넘어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은 톰 홀랜드의 섬세한 연기로 설득력을 얻는다. 어느덧 스파이더맨 그 자체로 자리 잡은 그의 존재감은 이제 다른 배우를 떠올리기 어려울 정도다. 여기에 실제 부부가 된 톰 홀랜드와 젠데이아가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호흡은 MJ와 피터 파커의 감정선을 더욱 깊이 있게 완성하며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는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쿠키 영상 속 "스파이더맨은 돌아온다"는 짧은 한마디가 더욱 반갑게 다가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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