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문동주(22)가 자신의 KBO 최고 구속을 경신하며 33년 만의 정규시즌 1위로 나아가는 순풍에 돛을 달았다.
문동주는 5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KT 위즈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한화는 문동주의 역투에도 필승조 한승혁, 마무리 김서현이 각각 ⅓이닝 3실점, ⅓이닝 2실점으로 무너지며 2-5로 KT에 역전패했다. 그러면서 59승 3무 39패로 LG 트윈스(62승 2무 40패)에 1위 자리를 내줬다.
비록 끝이 좋지 않았지만, 문동주의 호투는 반가웠다. 문동주는 시작부터 이정훈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더니, 허경민을 헛스윙 삼진, 안현민을 유격수 땅볼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2회 KT 클린업을 공 6개로 끝냈고, 3회에도 아웃 카운트 3개를 전부 삼진으로 솎아냈다.
4회 이정훈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퍼펙트는 깨졌다. 하지만 허경민을 우익수 뜬공, 포수 장성우가 이정훈의 도루를 저지, 안현민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면서 결국 세 타자로 마무리했다.

문동주는 좀처럼 지치지 않았다. 5회 삼진 2개를 솎아내며 또 한 번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더니, 6회 이정훈에게 시속 161㎞의 빠른 공을 던져 이날 최고 구속을 찍었다.
올해부터 KBO 공식 구속 측정 장비로 채택된 트랙맨에 따르면 이때 문동주의 구속은 정확히 시속 160.7㎞가 찍혔다. 자신의 개인 최고 기록인 2023년 4월 12일 광주 KIA전 시속 160.1㎞와 올 시즌 KBO 최고 구속인 2025년 5월 4일 광주 KIA전 160.5㎞를 모두 경신한 것이다. 문동주보다 빠른 공을 던진 투수는 역대 기록을 따져봐도 레다메스 리즈(전 LG)의 시속 162.1㎞뿐이다.
이날 문동주는 빠른 공뿐 아니라 지난해부터 가다듬은 포크도 능숙하게 사용하면서 17번의 헛스윙을 끌어내며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시즌 8번째 퀄리티 스타트(선발 7이닝 3자책점 이하) 피칭으로 한때 5.73까지 치솟았던 시즌 평균자책점도 어느덧 3.13으로 2점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선발 로테이션이 전반기 말미부터 위태했던 한화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올 시즌 한화 선발진은 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라는 강력한 원투펀치에 류현진, 문동주, 엄상백으로 이어지는 국내 투수들의 분전으로 12연승, 10연승, 8연승을 각각 한 번씩 해냈다. 한계는 있었다. 계속해서 불안하던 엄상백이 끝내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해 불펜으로 전환했다. 그를 대신한 5선발 황준서도 후반기 2경기 평균자책점 17.18로 안정적이지 못하고, 맏형 류현진도 두 달 넘게 6이닝을 채 소화하지 못하면서 외인 원투펀치에 부담이 쏠렸다.
하지만 올스타 브레이크 후 체력을 충전한 문동주가 외인들 못지않은 경기내용과 함께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로 3선발 역할을 하면서 한화도 한시름을 덜었다. 류현진 역시 5회까지는 안정적으로 한화의 리드를 이끌어가면서 4선발 역할은 해주고 있어 전반기 보여줬던 최강 선발진의 위용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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