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가 새 외국인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26)의 환성적인 투구와 짜임새 있는 타격에 힘입어 KT 위즈에 승리했다. 하지만 캡틴 중견수 박해민(35)이 발목 부상으로 실려가면서 LG도 마냥 웃지 못했다.
LG는 1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총 1만 4407명 입장)에서 KT를 11-2로 제압했다. 이로써 66승 2무 42패를 기록한 LG는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연승 행진을 이어가지 못한 KT는 54승 4무 53패로 5위에 머물렀다.
주인공은 단연 새 외인 톨허스트였다. 톨허스트는 이날 80구로 투구 수가 제한됐음에도 7이닝(77구) 2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의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또한 타선이 홈런 없이 장·단 12안타를 몰아치면서 데뷔 첫 등판에서 첫 승을 기록했다. 위기랄 게 없었다. 최고 시속 153㎞의 빠른 공(38구)과 함께 커터(21구), 스플리터(12구), 커브(6구) 등 77구를 고루 섞어 7이닝을 버텼다. 77구 중 54구가 스트라이크로 70.1%를 존에 넣으면서 탄성을 자아냈다.
타선에서는 구본혁이 좋은 수비와 함께 3타수 2안타 2볼넷 2도루 1득점, 박해민이 2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신민재와 문성주 역시 각각 5타수 2안타 2타점, 5타수 1안타 2타점을 치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경기 막판 박해민이 중견수 수비 도중 담장에 부딪혀 왼쪽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LG 더그아웃에도 근심이 서렸다. 일단 박해민은 병원 이동 없이 아이싱 중이다.
KT에서는 선발 투수 오원석이 5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3실점으로 잘 버텼으나, 타선이 1안타로 침묵하면서 시즌 6패(10승)째를 맛봤다. 도중 교체된 주권은 수비 도중 왼쪽 무릎에 공을 맞아 선수 보호 차원에서 빠진 것이었다. 병원 진료 없이 아이싱으로 마무리했다.


이날 LG는 신민재(2루수)-문성주(우익수)-오스틴 딘(1루수)-문보경(지명타자)-김현수(좌익수)-오지환(유격수)-박동원(포수)-구본혁(3루수)-박해민(중견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앤더스 톨허스트.
이에 맞선 KT는 앤드류 스티븐슨(중견수)-허경민(3루수)-안현민(우익수)-강백호(지명타자)-장성우(포수)-김상수(2루수)-황재균(1루수)-장진혁(좌익수)-권동진(유격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오원석.
경기 초반은 톨허스트의 원맨쇼였다. 1회 선두타자 스티븐슨을 시속 150㎞ 이상의 하이 패스트볼로 순식간에 삼진으로 잡아냈다. 허경민과 안현민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운 스티븐은 2회 압권의 피칭을 보여줬다. 강백호에게 직구-커브-포크를 차례로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더니, 장성우는 직구 3개로 삼진 처리했다. 김상수 역시 낙차 큰 스플리터에 스트라이크 아웃 낫 아웃으로 물러났다.
묵직한 직구가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 정확하게 꽂히자 KT 타선도 속수무책이었다. 3회말 황재균은 초구 좌익수 뜬공, 장진혁이 초구를 공략해 처음으로 우전 안타로 출루했으나 권동진이 초구를 건드려 병살타를 쳤다. 3구 만에 이닝 종료.


이후 열두 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간 톨허스트는 7회말 안현민에게 중앙 담장 상단을 직격하는 대형 3루타를 맞아 첫 위기에 맞닥트렸다. 그러나 강백호를 1루수 뜬공 처리하며 실점 없이 데뷔전을 마쳤다.
오원석 역시 천적 LG를 상대로 4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버텼으나, 5회 하위 타선에 무너졌다. 1사에서 구본혁이 중전 안타에 이은 2루와 3루를 연거푸 훔치며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다. 뒤이어 박해민, 신민재, 문성주가 초구를 연거푸 공략해 순식간에 3점을 냈다.
일방적인 LG의 페이스였다. 또 다시 하위 타선에서 기회가 창출됐다. 7회초 선두타자 구본혁이 우전 안타로 출루해 박해민의 희생번트와 상대 실책에 3루까지 도달했다. 문성주의 땅볼 타구 때 홈을 밟아 4-0.
8회 2사 2루에서 오지환이 중전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고, 박동원이 최동환의 2구째를 공략해 좌측 담장 상단에 꽂히는 2루타를 쳐 2, 3루를 만들었다. 박동원의 타구는 비디오 판독 끝에 홈런에서 2루타로 정정됐다. 구본혁이 자동 고의4구로 1루를 마저 채웠고 박해민이 좌익수 희생플라이 1타점, 신민재가 우전 1타점 적시타로 7-0을 만들었다.
하지만 LG도 마냥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8회말 2사에서 황재균의 좌전 안타, 장진혁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 2루에서 대타 오윤석이 중앙 담장 상단을 직격하는 2타점 3루타를 때려냈다. 그 과정에서 LG 중견수 박해민이 머리 뒤로 오는 공을 잡으려 담장으로 달려들었다가 발목을 삐끗하면서 교체됐다.
LG는 9회초 1사에서 최승민이 볼넷, 최원영이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박동원이 좌중간 외야를 가르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냈고, 구본혁이 볼넷으로 이어간 1, 2루 찬스에서 박관우가 2타점 적시타로 두 자릿수 승리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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