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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봉하고 싶냐"→"네!"→"게임에서 해라"... LG 우승 확률 높인 7이닝 역투, 완투 대신 매직넘버 삭제 [울산 현장인터뷰]

"완봉하고 싶냐"→"네!"→"게임에서 해라"... LG 우승 확률 높인 7이닝 역투, 완투 대신 매직넘버 삭제 [울산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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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양정웅 기자
LG 손주영이 25일 울산 롯데전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완봉승도 가능한 페이스였지만, 팀의 우승을 위해 참았다. 손주영(27·LG 트윈스)이 최고의 피칭으로 팀의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를 지웠다.


손주영은 25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 LG의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이날 손주영은 막중한 책임감 속에 마운드에 올랐다. 우선 팀이 계속 정규리그 우승 매직넘버 5에서 줄어들지 않으면서 압박감을 안게 됐다. 여기에 전날 경기(24일 창원 NC전)에서 LG 마운드가 6회말 7연속 4사구, 6연속 밀어내기로 자멸하면서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하지만 손주영은 이날 시작부터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1회말 첫 타자 한태양에게 5구째 바깥쪽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을 잡은 그는 박찬형과 윤동희도 연달아 삼진 처리했다. 이후 타선이 한 바퀴 도는 동안 2회 전준우의 볼넷을 제외하면 단 한 명의 주자도 나가지 않았다.


4회 들어 선두타자 박찬형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위기에 몰리는 듯했지만, 손주영은 내야 땅볼에 이어 중심타자 빅터 레이예스와 전준우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쳤다. 이후 LG가 5회초 오스틴 딘의 스리런 홈런 등을 묶어 6점을 올리자 손주영은 더욱 과감한 피칭을 보여주며 투구 수를 줄였다.


7회까지 76구를 던진 손주영은 완투도 가능한 페이스였다. 하지만 LG 벤치는 8회말 김진수를 투입하면서 손주영의 투구도 마감됐다. 이날 그는 7이닝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팀도 11-1로 승리, 손주영은 시즌 11승째를 거뒀다. 또한 시즌 151⅓이닝을 투구, 2년 연속 규정이닝(144이닝)을 채웠다.


LG 손주영이 25일 울산 롯데전에 나서고 있다.

염경엽 LG 감독도 "오늘 전체적으로 불펜을 아껴야하는 경기였는데, 손주영이 긴 이닝을 던져주면서 좋은 피칭으로 선발로서 자기 역할을 잘해주며 승리의 발판을 만들어줬다"며 칭찬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손주영은 "지면 큰일난다"며 이날 경기에 임했던 마음가짐을 전했다. 전날 투수진이 무너진 걸 울산 본가에서 지켜봤던 그는 "오늘 무조건 이닝을 많이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박)동원이 형이 전력분석 때 '내가 주도해보겠다'고 해서 그렇게 가자고 했다"고 말했다.


초반은 완벽하진 않았다. 반대 투구도 많이 나오면서 혼란도 있었다. 손주영은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역으로 가고 그래서 (박)동원이 형이 '똑바로 안 던지냐' 하셨다"며 "처음엔 힘이 들어갔는데, 동원이 형이 더 끌고 나오라고 해서 노력한 게 좀 잡혔다"고 설명했다. 그는 "몸쪽을 던졌는데 바깥쪽으로 가서 동원이 형이 뭐라하셔서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닙니다. 실력 부족입니다'라고 했다"며 웃었다.


완봉승도 도전할 수 있었던 손주영이 내려간 이유는 뭘까. 그는 "원래는 8회에 나가는 거였는데, 점수 차가 벌어지면서 내려갔다"며 "코치님이 '완봉하고 싶냐'고 하셔서 그렇다 했더니 '게임에서 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만약 매직넘버가 지워지지 않았다면 손주영은 30일 잠실 두산전에 올라가 4이닝 70구를 던질 예정이었다.


손주영의 호투로 LG는 26일부터 열리는 2위 한화와 3연전에서 체력을 비축한 필승조를 투입할 수 있게 됐다. 그는 "그래서 기분이 좋다"며 "(김)진성이 형이나 (김)영우 등 다 쉬게 해주고 전력으로 들어갈 수 있게끔 도움이 돼서 뜻깊다"고 전했다.


고향 울산에서 투구하고 싶다는 꿈을 이뤄 기뻤다는 손주영. 그는 "2년 연속 규정이닝을 던졌고 150이닝을 돌파했다. 트레이닝 파트에서 관리를 잘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LG 손주영이 25일 울산 롯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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