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스타에도 선정될 정도로 활약한 3루수가 외야 글러브를 꼈다. 중학생 이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도 호평을 듣고 있다. 손호영(31·롯데 자이언츠)이 나이 어린 후배들과 함께 고생하고 있다.
손호영은 최근 일본 미야자키현 휴가시의 오쿠라가하마 구장에서 열리고 있는 롯데의 2026시즌 대비 마무리훈련에서 선수 27명 중 최고참으로 뛰고 있다.
보통 마무리훈련은 어린 선수들이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합류해 강훈련을 진행한다. 그런데 손호영은 그런 선수는 아니다. 그는 지난해 102경기에 출전, 타율 0.317(398타수 126안타) 18홈런 78타점 70득점, 출루율 0.354 장타율 0.538, OPS 0.892의 성적을 거뒀다. 덕분에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다만 올해는 97경기에서 타율 0.250, 4홈런 41타점, OPS 0.636으로 다소 주춤했다. 부상이 겹쳤고, 경기에 나올 때도 결과는 좋지 않았다. 붙박이 주전이던 3루수도 김민성과 박찬형 등과 나눠서 나와야 했다.
이에 손호영은 10월 열린 2025 울산-KBO Fall League부터 외야수로 출전했다. 초반에는 좌익수로 나오다가, 대회 후반에는 중견수로 이동해 그라운드에 섰다. 외야수 겸업은 손호영 본인이 먼저 요청했는데, 김태형 롯데 감독은 "코칭스태프들도 생각은 하고 있었다. 윤동희를 빼면 다들 좌타자에, 타격이 좋은 편은 아니다. 손호영이 스피드나 어깨가 좋아서 생각하고 있었다"며 "시즌 끝나고 시켜보려고 했는데 본인이 먼저 얘기했다"고 전했다.

당시 손호영은 "좌익수로 많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중견수가 더 편하더라. 잘해서 그런 건 아니고, 잘 보이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외야수 적응을 위해 대회 다음날 곧바로 마무리훈련 출국길에 올랐다.
2주가 지난 가운데, 최근 취재진과 만난 손호영은 "말 그대로 연습이고 준비과정"이라는 전제를 달면서도 "아직까지는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스스로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제대로 된 건 스프링캠프를 가봐야 한다"고 얘기했다. 그는 외야수로 많이 나오면서, 틈틈히 내야 수비훈련까지도 하고 있다.
내야수로만 십수년을 뛰었던 손호영은 방법이 다른 외야 수비에 혼란도 겪었다. 그는 "내야수다 보니 다 앞으로만 가려고 했다. 같은 땅볼이라도 다르더라"라고 전했다. 송구에서도 그는 "내야에서 외야를 볼 때는 '왜 저걸 못 던지지' 생각했는데, 정확히 던지기가 함들더라"라고 털어놓았다.
그래도 손호영과 마찬가지로 내야수에서 외야로 나갔던 유재신 코치의 존재는 큰 도움이 된다. 그는 "유재신 코치님이 공감도 많이 해주시면서 세세하게 알려주셨다. 스타트하는 방법이나 외야 공 잡는 법도 말해주셨다"며 "코치님 덕분에 더 빨리 적응 중이다"라고 밝혔다.

주위에서는 호평일색이다. 김태형 감독은 "생각보다 잘 따라다니더라"라고 했고, 윤동희는 "운동신경이 있어서 그런지 빠르게 적응하더라. 호영이 형이 워낙 열정있게 하는 스타일이라 우리도 파이팅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손호영을 지도 중인 유재신 코치는 "처음 치고 좋다. 내가 처음 했을 때보다는 잘하더라"라고 했다. 유 코치는 "나도 선수 때 많이 헤맸는데, 호영이도 똑같더라"고 말하며 "처음 나가보는 거니까 타구나 펑고나 일단 많이 받으면 몸이 적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본기만 계속 강조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평가는 좋지만, 결국 실전에 나가야 제대로 된 평가가 나온다. 손호영 본인도 "지금은 말 그대로 연습이다. 그래서 예측도 되고 하는데, 경기에 나가면 바로는 안 될 거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전에서 바로 적응하기 위해 손호영은 미리미리 많은 훈련을 받고 있다. 그는 "피곤하고 힘들다"며 "날씨가 너무 좋아서 운동을 안할 수가 없다. 시설도 너무 좋아서 도망갈 곳이 없다"며 했다. 그만큼 고된 훈련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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