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투수' 양현종(38·KIA 타이거즈) 등이 걸어간 KBO 리그 역사의 길을 최원태(29·삼성 라이온즈)가 묵묵히 뒤따르고 있다. 10시즌 연속 세 자릿수 이닝을 돌파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꾸준함의 상징으로 우뚝 섰다.
최원태는 26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몸에맞는공 6탈삼진 2실점 역투를 펼쳤다. 이날 최원태의 투구 수는 무려 110구로 지난 4월 14일 대전 한화전(105구)을 넘어선 이번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 수를 기록했다.
이날 마운드 위에서는 KBO 리그 역사에 남을 의미 있는 대기록도 함께 완성됐다. 최원태는 4회말 2사 상황까지 침착하게 처리하며 시즌 100이닝을 채웠고, KBO 역대 9번째 '10시즌 연속 100이닝'이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철저한 자기 관리와 꾸준한 기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코 닿을 수 없는 대기록이다.
KBO 리그 역사에서 10시즌 이상 연속 세 자릿수 이닝을 달성한 투수는 손에 꼽힌다. 역대 최다 기록인 양현종과 송진우(이상 13시즌)를 비롯해 장원준(11시즌), 그리고 정삼흠, 이강철, 조계현, 정민철, 류현진(이상 10시즌)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적인 에이스들만이 밟아본 고지다. 최원태는 2017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100이닝 이상을 책임지며 이 쟁쟁한 레전드 대열에 당당히 9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경기 후 최원태는 대기록 달성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그는 "운이 많이 따랐던 경기였다. 타자들이 1회부터 점수를 많이 뽑아줬음에도 점수 차에 신경 쓰지 않고 평소와 똑같이 플레이하려고 했다"며 "(김)성윤이가 수비를 잘해준 덕분에 6회까지 마운드를 지킬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배터리 호흡을 맞춘 베테랑 포수 박세혁의 헌신적인 리드에도 깊은 감사를 표했다. 최원태는 "마지막 체인지업이 잘 들어간 점이 가장 만족스러운데, (박)세혁이 형이 리드를 워낙 잘해준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투구 수가 100구를 훌쩍 넘긴 6회 위기 상황에 대해서는 "위기 상황도 있었지만 무실점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많은 생각 없이 앞만 보고 던졌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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