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리팀 LG 트윈스도 부산의 변덕스러운 하늘 때문에 마냥 웃지 못했다.
LG는 2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총 2만 2212명 입장)에서 롯데에 8-3으로 7회 강우콜드 게임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4위 LG는 64승 1무 51패로 3위 KIA 타이거즈(62승 2무 50패)와 승차를 유지했다, 4연패에 빠진 7위 롯데는 50승 2무 61패를 마크했다.
결과만 보면 완승이었다. 선발 카를로스 카라스코가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시즌 4번째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와 시즌 3승(1패)에 성공했다.
타선도 장단 11안타와 7볼넷을 묶어 8점을 뽑았다. 송찬의가 4타수 3안타 2타점, 오스틴이 5타수 2안타 2타점, 박해민이 3타수 1안타 2볼넷 2타점, 구본혁이 4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문제는 경기 막판이었다. 전날(28일)부터 부산 하늘은 심상치 않았다. 당초 많지 않은 비가 예고됐지만, 사직동에는 기습적인 소나기가 반복됐다. 이날 역시 경기 중 한두 차례 빗방울이 떨어졌고, LG의 7회초 공격이 끝난 뒤부터 비가 거세지기 시작했다.
카라스코가 89구를 던지고 내려간 LG는 8-3으로 앞선 7회말 필승조 우강훈을 투입했다. 포수도 이주헌에서 박동원으로 교체했다. 우강훈은 손성빈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한태양을 2루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이후 빗줄기가 굵어졌고 오후 8시 44분께 경기가 중단됐다.
비가 멈춘 뒤 오후 9시 5분께부터 그라운드 정비가 시작됐고 약 30분 뒤 경기가 재개됐다. 51분을 기다린 LG는 우강훈 대신 또 다른 필승조 존 케네디를 마운드에 올렸다.
그런데 재개하자마자 다시 하늘이 심술을 부렸다. 케네디가 황성빈을 2구 만에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낼 때부터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케네디가 악조건에서도 나승엽을 3구 삼진으로 잡았지만, 빅터 레이예스에게 초구를 던진 직후 다시 경기가 중단됐다. 케네디가 던진 공은 고작 6개였다.
사직야구장 그라운드 키퍼들은 다시 비가 그치자 내야에 흙을 새로 깔며 경기 재개를 준비했다. 하지만 정비가 마무리될 무렵인 오후 10시 5분께 다시 폭우가 쏟아졌다. 결국 오후 10시 17분 심판진은 더 이상 경기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LG의 강우콜드 승리를 선언했다.

LG 입장에서는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잡기 위해 필승조 두 명을 쓴 셈이 됐다. 우강훈은 공 13개로 ⅓이닝 1볼넷 무실점, 케네디는 공 6개로 ⅓이닝 1몸에 맞는 공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둘 모두 홀드는 챙기지 못했다.
롯데 역시 손해가 작지 않았다. 선발 김진욱이 4⅓이닝 7실점으로 조기에 내려간 뒤 김한결, 이영재, 현도훈, 정현수, 이진하까지 불펜 5명을 투입했다. 비로 이틀 연속 경기가 취소돼 불펜에 충분한 휴식이 주어졌지만, 하루 만에 많은 투수를 소모했다.
경기 후 승장 염경엽 LG 감독은 "박해민의 선제 타점과 오스틴의 타점으로 전체적인 경기 흐름을 우리쪽으로 가져올 수 있었다. 추가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송찬의가 2타점 적시타, 문보경이 1타점 적시타로 빅이닝을 만들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날 경기장을 찾은 2만 2212명의 양 팀팬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남겼다. 염 감독은 "카라스코가 선발로서 자기 역할을 잘 해줬고, 오락가락하는 날씨에도 집중력을 발휘한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다"라며 "특히 비가 오는 가운데도 끝까지 남아서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고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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