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수 개인 타이틀이 '토종 천하'가 될 조짐이다.
종반으로 향하는 2026 KBO리그에서는 국내 투수들의 대약진이 눈에 띈다. 총 6개 부문의 투수 개인 타이틀 1위를 국내 선수들이 모두 차지하고 있다.
승리 부문에선 임찬규(34·LG 트윈스)와 최민석(20·두산 베어스)이 13승으로 공동 선두를 달리고, 평균자책점과 탈삼진은 곽빈(27·두산)이 가장 앞서 있다. 승률 역시 최민석이 1위이고, 세이브는 김재윤(36·삼성 라이온즈), 홀드는 우강훈(24·LG)이 레이스를 이끈다.
KBO리그 6개 투수 타이틀을 외국인 선수 한 명 없이 국내 선수들이 독식한 것은 15년 전인 2011년이 마지막이다. 그해 윤석민(당시 KIA)이 승리,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 4관왕에 오르고 세이브는 오승환(당시 삼성), 홀드는 정우람(당시 SK 와이번스)이 수상했다.

이후에는 외국인 투수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트리플 크라운'이라 불리는 승리, 평균자책점, 탈삼진 부문은 외국인들의 무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4년 동안 승리는 12시즌(공동 1위 포함), 평균자책점은 11시즌, 탈삼진은 11시즌에서 외국인 투수들이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올 시즌엔 양상이 크게 다르다. 무엇보다 두산 '토종 원투펀치' 곽빈과 최민석의 성장이 돋보인다. 곽빈은 올 시즌 직구 최고 구속을 160km까지 끌어올리며 완숙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프로 2년차 최민석은 절묘한 제구력과 투심 패스트볼, 커터의 위력을 앞세워 상대 타자를 요리한다.
그에 반해 외국인은 과거 니퍼트(당시 두산), 페디(당시 NC 다이노스), 폰세(당시 한화 이글스)처럼 리그를 지배하는 투수들이 사라졌다. 이는 갈수록 수준급 외국인 투수를 구하기 어렵다는 각 구단의 고충과 함께 국내 타자들의 기량이 그만큼 성장했다는 점 등이 이유로 꼽힌다.

올 시즌 타자 타이틀에선 오스틴(LG)이 타점과 장타율, 레이예스(롯데 자이언츠)가 안타 부문에서 1위를 달리는 등 외국인들이 여전히 위력을 떨치고 있다.
투수 타이틀 경쟁의 변수는 이달 하순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하계아시안게임이다. 대표팀에 뽑힌 곽빈과 최민석이 2주간 팀을 떠나 3경기 정도 선발 등판을 거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곽빈은 탈삼진에서 2위 로드리게스(롯데)에게 15개 차로 앞서 있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처지다.
이들 국내 투수 중 곽빈을 제외하고는 모두 생애 첫 타이틀 도전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곽빈은 2024년 원태인(삼성)과 함께 다승(15승) 공동 1위에 오른 것이 유일한 수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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