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ERA 2위' 넥센, 상위권 싸움의 핵심 열쇠

잠실=국재환 기자 / 입력 : 2016.07.0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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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세이브로 세이브 부문 단독 선두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 마무리 김세현(오른쪽). /사진=뉴스1





한현희(23)도 손승락(34, 롯데 자이언츠)도 없이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넥센 히어로즈의 불펜은 예상을 뒤엎고 평균자책점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어쩌면 핵심 전력으로 평가받았던 선수들이 있을 때보다 더 강력해 보인다. 단순히 공격력을 앞세운 팀으로 평가받았지만, 넥센은 보란 듯이 불펜의 힘을 앞세운 '지키는 야구'까지 선보이고 있다.


6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넥센 불펜의 힘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이날 넥센은 5이닝 4실점을 기록한 선발투수 라이언 피어밴드에 이어 6회부터 불펜 투수들을 마운드에 올렸다. 0-4로 뒤진 상황에서 계속해서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해야 했고, 경기 중반부터 불펜진이 강력한 두산 타선과 맞대결을 펼쳐야했던 만큼 이대로 경기는 두산 쪽으로 넘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넥센은 보기 좋게 예상을 뒤집어엎었다. 넥센은 6회부터 김택형, 이보근, 김상수, 김세현에게 1이닝씩을 맡기며 두산 타선의 발목을 잡았다. 그리고 차근차근 점수를 뽑아낸 끝에 6-5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불펜진이 상대 타선을 봉쇄하지 못했다면 이러한 결과를 얻을 수 없었겠지만, 그동안 넥센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받은 불펜은 차분히 위기를 넘긴 끝에 역전승을 위한 디딤돌을 차근차근 쌓아 올렸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2013년, 넥센은 불펜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하며 이 부문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2014년 불펜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5.27(리그 5위)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지난해에는 4.90으로 이 부문 리그 6위에 머물렀다. 물론 조상우, 손승락이라는 필승조를 바탕으로 최소 블론세이브 부문(2014년 12개-2위, 2015년 11개-공동 3위)에서는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렸으나 동점, 혹은 근소하게 뒤진 추격 상황에서는 허약한 불펜진으로 인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여러 차례 상대 팀에게 내주고 말았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넥센은 불펜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4.52로 이 부문 1위에 오른 NC 다이노스(4.15)에 이어 두 번째로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시즌에 돌입할 때만 해도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컸다. 선발 전환을 선언한 조상우, 한현희가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했고, 뒷문을 책임진 손승락마저 FA로 롯데 유니폼을 갈아입었기 때문이었다. 염경엽 감독도 박병호, 유한준이 떠난 타선과 공격력 문제는 빠른 발과 작전, 그리고 수비로 어느 정도 상쇄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선발진뿐만 아니라 불펜진은 느낌표보다는 물음표로 도배가 됐었다.

이에 염경엽 감독은 볼넷을 최대한으로 줄일 것을 투수진에게 주문했고, 이를 바탕으로 넥센 불펜은 여기저기 보수가 필요한 벽이 아닌 수준급의 방벽으로 탈바꿈했다. 이를 바탕으로 넥센은 하위권에 위치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꾸준히 3위 자리를 유지하며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더욱 높여가고 있다.

여전히 빠른 발과 공격력은 넥센의 최대 강점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러나 넥센이 지금까지 잘 버텨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경기 중후반 접전 상황에서도 충분히 싸울 수 있는 발판, 그리고 버팀목 역할을 해내고 있는 불펜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최다 블론세이브 부문에서 10개로 LG 트윈스와 공동 2위에 올라 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그럼에도 넥센은 경기 중후반을 버텨낼 수 있는 불펜을 갖춤에 따라 시즌 전 예상을 뒤엎는 것과 더불어, 지난 두 시즌보다 더 높은 곳을 내다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해가고 있다.

안정감을 더해가고 있는 넥센 불펜의 활약은 어디까지 이어지게 될까. 이와 함께 넥센이 시즌 막판까지도 상위권 싸움을 이어나가게 될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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