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무실점 역투' 넥센 브리검, 나이트의 향기가 난다

고척=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05.18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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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검.





드디어 넥센도 외인 덕을 보는 것일까. 넥센의 새 외국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29)이 KBO리그 데뷔전에서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비록 불펜진의 방화로 승리는 따내지 못했지만 향후 가능성을 보여준 역투였다. 마치 과거 넥센에서 땅볼 유도형 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브랜든 나이트(42) 현 넥센 퓨처스리그 투수 코치를 보는 듯했다.


넥센 히어로즈는 18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한화 이글스와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 경기에서 9회 무사 만루에서 터진 이택근의 끝내기 만루포를 앞세워 8-6 대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넥센은 한화와의 주중 3연전을 2승1패로 마감, 위닝시리즈에 성공했다. 넥센은 올 시즌 4번째 20승 고지(1무19패)를 밟으며 4위 자리를 지켰다. 반면 한화는 18승 22패로 5할 승률에 4승이 모자라게 됐다. 넥센은 올 시즌 한화와의 상대 전적에서 5승 1패로 우위를 점했다.

이날 넥센 선발 투수는 오설리반을 대신해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 브리검이었다. 브리검은 5이닝 동안 2피안타 4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총 투구수는 81개였다.


경기에 앞서 장정석 감독은 브리검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장 감독은 "아직 브리검의 투구를 직접 본 적은 없다. 대신 영상으로만 봤다"면서도 "선발 등판 일자를 미리 알려줬기 때문에 본인이 거기에 맞춰 컨디션 조절을 잘 해왔을 것"이라면서 신뢰를 보냈다.

상대 수장인 김성근 감독 역시 브리검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브리검의 몸값이 얼마인가"라고 되물은 뒤 '45만달러'라는 답에 "그런 가격으로 어떻게 저런 외인을 영입했는가"라면서 호기심을 드러냈다. 이어 "영상을 봤는데 잘 던지더라. 오늘 (우리가) 고전하지 않나 싶다. 쉽지 않을 것이다. 좋은 투수"라면서 높게 평가했다.

브리검은 2006년 전체 6라운드(178순위)로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 2015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그 해 12경기에 나와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8.64를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9시즌 통산 성적은 210경기(152경기 선발)에 나와 45승 58패 평균자책점 4.27. 지난해에는 일본 라쿠텐 이글스에서 11경기(4경기 선발등판)에 등판해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5.24를 기록했다.

이날 브리검은 총 81개의 공을 던졌다. 속구 32개, 투심 30개(140~147km), 슬라이더 13개(133~136km), 커브 5개(122~127km), 포크볼 1개(137km)를 섞어 던졌다. 속구 평균 구속은 145km였으며, 최저 구속은 144km, 최고 구속은 149km까지 나왔다.

특히 땅볼 유도 능력이 빛났다. 과거 싱커를 뿌리며 땅볼 유도 머신이었던 나이트를 떠올리게 한 피칭이었다. 단 제구 면에서는 다소 약점을 드러냈다. 스트라이크를 40개 던진 반면, 볼을 41개나 던진 것이다. 커브 5구 중 4개가 볼, 슬라이더 13구 중 9개가 볼일 정도로 변화구 제구에 약점을 보였다. 그는 17일 인터뷰에서 "패스트볼과 싱커, 슬라이더, 커브, 그리고 스플리터를 던질 줄 안다"고 말한 바 있다.

승리는 따냈지만 숙제는 역시 제구였다. 특히 1회부터 4회까지 매번 선두타자에게 출루를 허용했다. 1회에는 선두타자 정근우에게 초구 볼을 던진 뒤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김경언을 2루 땅볼, 송광민과 김태균을 모두 3루 땅볼로 각각 유도하며 이닝을 마쳤다. 2회에도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했다. 로사리오에게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안타를 내준 것. 그러나 장민석을 2루 땅볼, 양성우를 좌익수 뜬공, 하주석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쳤다.

3회 역시 선두타자 차일목에게 볼넷을 내줬다. 그러나 2루 도루를 저지한 이후 정근우와 김경언을 모두 2루 땅볼로 아웃시켰다. 이어 4회에도 선두타자 송광민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김태균을 중견수 뜬공, 로사리오를 삼진, 장민석을 포수 파울 플라이 아웃으로 잡아냈다.

5회 이날 처음으로 선두타자를 잡아냈다. 선두타자 양성우를 2루 땅볼 아웃시킨 뒤 하주석을 3루수 직선타로 잡아냈다. 이어 차일목에게 내야 안타, 정근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1,2루 위기에 몰렸으나 김경언을 투수 앞 땅볼 아웃시키며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브리검이 호투한 가운데, 밴헤켄까지 선발진에 합류할 경우, 넥센은 더욱 막강한 선발진을 구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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