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C서울이 2016년 이후 10년 만에 K리그1 정상에 서며 구단 통산 7번째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우승 퍼즐은 이름값 높은 스타들이 팀을 떠난 뒤 완성됐다. 김기동(55) 감독 특유의 전방 압박과 기동력을 앞세운 '기동 타격대'의 승리다.
서울은 지난 24일 강원FC와 1-1로 비기며 파이널 라운드 잔여 5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자력으로 K리그1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화려한 스쿼드를 자랑하던 과거와 달리 올 시즌엔 서울의 전력 누수가 있었다. 지난해 팀의 구심점이던 기성용이 포항 스틸러스로 이적하자 성난 팬들이 구단 버스를 막아세우고 거세게 항의하는 이른바 '버막(버스 막기)' 사태가 벌어질 만큼 극심한 진통을 겪었다. 여기에 올 시즌을 앞두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제시 린가드마저 팀을 떠났다. 시즌 도중에는 공격의 핵심 송민규마저 포르투갈의 CD 나시오날로 향했다.
하지만 팀을 대표하던 스타들의 부재는 위기가 아닌 전환점이 됐다. 김기동 감독은 특정 선수 개인기에 의존하는 축구가 아닌 조직력 극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최전방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고, 공을 탈취하면 빠르게 전방으로 나아가는 기동력 중심의 전술을 다져갔다.

전술적 톱니바퀴가 완벽히 맞물려 돌아가자 개개인의 기량도 만개했다. 최전방 클리말라는 성실한 전방 압박과 함께 16골을 터트리며 해결사로 거듭났다. 중원은 활동량이 뛰어난 정승원(8골 7도움)과 바베츠가 장악하며 기성용과 린가드의 빈자리를 완벽히 지웠다.
골문과 수비 라인의 안정감도 최고조에 달했다. 32라운드까지 선방률 1위(73.6%)를 기록한 구성윤과 베테랑 김진수, 외인 센터백 야잔과 로스가 버틴 수비진은 리그 최소 실점(26실점)을 기록하며 우승의 든든한 밑거름이 됐다. 특히 후반 '특급 조커'로 쏠쏠한 활약을 펼친 문선민을 비롯해, 특정 선수의 컨디션에 휘둘리지 않고 벤치 멤버까지 제 몫을 해내는 단단한 스쿼드 뎁스도 큰 무기로 작용했다.
스타의 이름표를 뗀 서울은 끈끈한 '기동 타격대'로 거듭나며 10년 묵은 우승 한을 풀었다. 이제 날개를 단 김기동호는 K리그 연속 우승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무대 정복이라는 더 높은 곳을 향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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